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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지상강좌18]평양 육로수송 꿈 이루어질까
[남북경협지상강좌18]평양 육로수송 꿈 이루어질까
  • 김보근/한겨레통일문화재단
  • 승인 2005.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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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이에이,대북수송사업…비용과시간한계,중국포함3개국합작사구성키로

2005년에는평양까지육로가훤히뚫릴수는없을까?대북수송전문업체인엔이에이로지스틱www.neal.co.kr의조경기(47)사장의올해소망이다.


하지만이소망이조사장혼자만의것은아니다.
남북경협이나대북지원사업을하는모든이들이조사장과똑같은소망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
경협이든지원이든평양에물건을한번보내본사람들이라면,대부분이그까다로운절차에머리를절로흔들게된다.


컨테이너비용,유럽에보내는것과맞먹어

우선비용이만만치않다.
현재평양에경협과지원물품을보내는주된경로는인천~남포의뱃길이며매주한차례수요일날인천에서남포로배가운항되는데,20피트짜리컨테이너한대의운송가격이800달러(약90만원)에이른다.
여기에수속료나보관료,통관료등각종비용을합하면컨테이너하나의수송값은거의150만~160만원으로뛴다.
무역관계자들은이정도비용이면부산에서유럽에보내는컨테이너비용(1150달러)과맞먹는다고푸념한다.


물론이렇게수송비가높은것은남북한의정기항로에실리는화물이들쭉날쭉한탓이크다.
남북간의정기화물선을운항하는곳에서는컨테이너비용을높임으로써적자를면하고수익성을높이고자하는것이다.
하지만이런높은물류비용이남북경협의경쟁력을갉아먹는것또한사실이다.


조사장은어느누구보다이런현실을가깝게접하고가슴아파한다.
엔이에이(NEA)는대북지원단체들의북송물품들을컨테이너에싣고보관하고통관하는일들을대행하는사업을주업무로하고있다.
따라서조사장은다른누구보다높은수송비의문제를피부로접하게되는것이다.
“대북지원단체들의수송비도대부분국민들이모아준성금에서나옵니다.
따라서수송비가너무높으면성금을내준국민들에게미안한일아닙니까.”

그러나현행선반수송항로의문제점은여기서그치지않는다.
높은비용보다도더큰문제점은수송의지연이다.
“지난해4월말터진용천폭발사건때도남포로보낸컨테이너들의용천현지도착이지연돼많은이들을안타깝게했습니다.


이런현상을낳는가장큰이유는물론북한의낡은수송체계다.
북한은현재철도수송에의지하는비율이매우높고,트럭등을이용한도로운송비율이상당히낮다.
이는석유부족이낳은결과인데,이처럼편중된수송시스템이배로운반된화물의내부분배를지연시키는주요요인이된다는것이다.
예를들어컨테이너를실은배가남포항에들어갔다고하자.그럼우선컨테이너를배에서내려야하고,배에서내린컨테이너를부두에쌓은다음다시이를큰트레일러에옮겨싣고목적지로향해야물품의분배가마무리된다.
하지만이모든과정은하역설비와수송트럭의능력이떨어지는북한으로서는버거운과제다.
실제로남포에내린컨테이너들이항구를빠져나오는데길게는보름정도시간이걸리는것으로알려져있다.


조사장의‘평양육로수송’의꿈은바로이런북한의현실에서싹이텄다.
컨테이너를실은대형트레일러들이휴전선을넘어개성을지나바로평양까지간다면‘비용’과‘시간’이라는두마리토끼를모두잡을수있다는것이다.
조사장은또여기서한발더나아가중국단둥과평양,개성에물류창고를짓겠다는청사진을가지고있다.
만일조사장이구상한대로평양까지육로수송이가능해지고단둥,평양,개성에물류기지가생긴다면남북경협의경쟁력은단번에크게높아질것이분명하다.


조사장은자신이꿈이이루어질때면“남북한모두반도에태어난것이얼마나큰축복인지깨닫게될것”이라고말한다.
조사장은한반도의지리적여건이싱가포르·홍콩등과비교가안될정도로장점이많다고지적한다.
만일부산에서서울을거쳐개성~평양~신의주를바로통과할수있다면일본의물건을비롯해많은물품들이‘한반도라는다리’를거쳐대륙으로값싸게운송될수있다는것이다.
한반도는바로이런수송의핵심에서있게되는것이다.


하지만,조사장의꿈이높은만큼넘어야할봉우리도높은게현실이다.
조사장은그첫번째봉우리로협의해야할주체가너무많다는점을들고있다.
일반적인경협이라면북한의한기관과만협의를끝내면된다.
하지만물류창고건설과육로수송문제는연결돼있는곳이너무많다.
투박하게말하면남한과지원사업이든경협사업이든연관돼있는곳이라면모두‘한마디’할수있는게이물류다.
조사장은현재그가운데서도핵심적인협상상대방과협의중이며또사업의원활화를위해중국과남북한을연결하는‘3개국가의합작회사’를구성중이다.
이를위해조사장은지난해12월29일중국‘중성국제운수유한공사’와에이전트계약을체결하기도했다.
중성국제운수유한공사는중국의대북지원물자를북한에공급하는회사로서올해총2억위안(약35억원)어치의물품을북한에공급할계획을갖고있다.


대부분의대북지원단체와거래

조사장의‘물류한반도’의꿈은1997년부터시작됐다.
당시한물류회사에상무로재직하던조사장이그회사의대북물류사업을맡게된것이다.
조사장은그뒤2000년벨트랜스라는물류업체를꾸려독립했다가,2003년현재의엔이에이를만들었다.
엔이에이는회사이름자체가동북아시아(NorthEastAsia)를표방할정도로한반도물류에관심을가지고있는곳이다.


조사장은현재는거의대부분의남한대북지원단체와거래를하고있다.
이는그만큼조사장이대북지원단체들에게신뢰를심어줬기때문에가능한일이다.
조사장에대한대북지원단체들의신뢰는일부지원단체가중국에서물품을구입하는일까지조사장에게맡기고있는데서도드러난다.
사실초기대북식량지원때중국에서의물건구입잘못으로북한쪽과상당한마찰이빚기도했다.
옥수수의경우만해도대부분은중국에서구입해북한에넣어줬는데,이때돌이섞여있는등많은문제점이드러났기때문이다.
하지만조사장은이런일이발생하지않도록관리에최선을다했고,이에따라현재는대북지원단체의북송컨테이너만한달평균30여개정도운송하고있다.




조사장은이런신뢰가남한대북지원단체뿐아니라북한과계약을체결하는데도긍정적인요소로작용할것으로굳게믿고있다.
성실한사업태도가평양행고속도로의토대가되고있는것이다.


**지난해11월막을내린남북경협지상강좌는새해를맞아232호부터2부연재를시작합니다.
많은관심과성원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물류포럼 결성, 단둥에 물류기지 건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을 아주 바쁘게 보냈다.
‘평양행 육로 수송’에 대한 자신의 꿈을 실현할 든든한 동지들을 모아 ‘남북물류포럼’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남북물류포럼(회장 김영윤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앞으로 남북교역을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연구소, 대북지원단체, 기업 관계자들이 가진 각종 물류정보의 총 집결지를 지향한다.
조 사장은 이 포럼에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남북물류포럼쪽은 이런 집결은 정보의 단순한 덧셈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다름 아닌 엔이에이 조경기 사장의 ‘꿈’이기도 한 ‘한반도를 관통하는 물류 시스템 구축’이다.
조경기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29일 단둥을 방문해서 단둥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 간부를 만나 단둥시에 선진물류기지를 건설하는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조 사장은 “단둥시 관계자들에게 북한의 개방이 본격화하면 단둥은 물류의 중국 입구로서 엄청난 물류기지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에 따라 오는 4월 단둥에서 남북한 물류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반도 물류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북물류포럼은 이와 함께 단둥시쪽에 단둥시를 선진물류기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연구용역을 포럼쪽에 맡겨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 상태다.
조 사장은 2005년은 이런 연구 작업을 벌인 뒤 중성국제운수유한회사와 합작으로 단둥에 물류센터를 건립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 뒤 북한 단체가 포함된 제3자 간 합작형태로 평양에 물류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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