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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다시 일어선다” 오뚝이 사장들의 성공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선다” 오뚝이 사장들의 성공담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 승인 2005.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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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화두는‘불황’이었다.
불황으로인해자영업자들이무너지는소리가여기저기서이어졌다.
노숙자나교도소수감자들의전직을조사해보았더니자영업자가가장많았다는이야기는창업실패가사업자들을극한상황으로내몰수도있음을단적으로보여주는예다.
하지만숱한실패속에서가장절실한건실패를딛고다시도전할수있는용기와,실패를통해서더큰지혜를배울수있는겸손일것이다.


실패의기준을어디에두느냐는사람마다다르지만소득수준이한기준이될수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조사에따르면전국자영업자의월소득은100만원이하가36%,200만원이하가29%를차지한다.


이는지나친창업붐이외에도정부의동족방뇨식창업지원정책,프랜차이즈시장의한탕주의,쓸만한창업정보를구하기힘든열악한국내창업인프라등이복합된결과다.
하지만창업은인생의모든것을걸고도전하는만큼외부상황만탓할수는없는노릇.부단한발품과경쟁사벤치마킹,어려움을이겨내겠다는의지와열정이있으면실패를성공으로바꿀수있다.


특히외식업종은도전하는사람이가장많지만,역으로실패하는사람이가장많기도하다.
성공하면인생역전이이루어질수있지만만만하게보았다가는낭패를보기십상이다.
외식업창업자가실패하는이유가운데하나는창업을준비하는사람들이맛이나점포입지는중요하게생각하면서도,정작고객의취향이나점포운영에대한기본에는소홀한경우가많기때문이다.


이태성씨-조춘식토속순대&뼈감자탕운영
“토속음식점경기영향덜받아”


외식업에만10년가까이몸담아온이태성(47)씨는지난해6월토속음식전문점‘조춘식토속순대&뼈감자탕’www.jonb.co.kr마포점을오픈했다.
아이템의부침이심한국내에서토속음식은경기를덜타고오래지속할수있다고판단한것.현재30평매장에서이씨가올리는월매출액은2천만원,순수익은500만원정도이고동절기들어계속오르는상황이다.
하지만이런성공점포를일구기까지이씨가지불한대가는만만치않다.


직장에서퇴직한이씨가10년전처음도전한외식업은국수전문점.맛도좋고매출도나쁘지않았지만문제는배달이었다.
배달직원이한두달만에그만두기일쑤였고,사고가나면오토바이수리비에직원병원비까지타격이컸다.
결국이래저래속앓이를하던이씨가직접배달을했으나몸이고된것에비해남는돈은많지않았다.
직원까지줄여가며열심히일했으나순수입은1994년당시100만~150만원이었다.


2년만에가게를접은이씨는배달없이할수있는김밥전문점을차렸다.
즉석에서말아서파는김밥전문점이막생기는단계였고노량진에좋은자리를얻었기때문에처음에는16평매장에서하루1천개의김밥이팔릴정도로장사가잘됐다.
하지만우동전문점이붐을타면서매출이절반이상뚝떨어지기시작했다.
A급입지라월세는비쌌고주방인력이많아인건비부담도컸다.
97년외환위기가닥치면서1천원김밥점의득세도급격히매출이떨어지자이씨는또다시가게를닫아야했다.


외식업이너무힘들어다른업종을찾을까도생각해봤지만그동안쌓아온노하우가아까웠다.
다시도전한것이바로병천순대와뼈감자탕을함께하는토속음식점.불황에외식업을낸다는데대해우려의목소리도있었지만이씨에게는확신이있었다.
배달이없으면서손이많이가지않아소수인력으로운영할수있고,경기에크게영향을받지않는메뉴라고생각했다.


일단이전김밥전문점의조리사를데리고왔다.
조리솜씨가뛰어나고무엇보다김치담그는솜씨가탁월해함께일할것을부탁했다.
뼈감자탕과순대국밥모두밑반찬인김치가중요했기때문이다.
이씨는홀과카운터를맡아인건비를절감했다.


외식업에서당장의마진보다는음식의질을생각해야단골고객이는다는것을알고있는이씨는재료는아낌없이썼다.
감자탕에살이많은목뼈를넣고,순대도푸짐하게썰어줬다.
돼지사골을오랫동안끓여진한육수의맛을내는것도비법이다.
또한번온고객은반드시기억해친밀도를높이면서단골로만들려고애썼다.
아이디어를짜내토속음식점에서는이례적으로고객의생일이면샴페인을증정했다.
이런이씨의노력으로마포의직장인들사이에점차입소문이나기시작했고,매출이꾸준히상승곡선을그렸다.
창업비용은점포비에권리금6천만원,보증금5천만원이들었고개설비용은7천만원이들어갔다.


구정옥씨‘62농’운영
“외식업맛못지않게직원관리중요”


맛으로고객을잡는데성공한음식점일지라도체력이부족하거나직원관리가원활하지못하면중심을잃기쉽다.
이점을절감하며일원에서유기농산물점‘62농’일원점을운영하는구정옥(46)씨.그는보리밥집을차렸다실패하고백화점과공판점판매원을거쳐지난해4월다시창업에도전한케이스다.
결혼후7년동안전업주부로지내다남편과함께시작한보리밥집은고객은많았지만이윤이적어남는게없었다.
음식값에비해재료비가많이들었고,무거운쟁반을나르다보니체력적으로도힘에부쳤다.
힘이드는업종이다보니직원들의불만도높았다.
결정적으로아침부터늦은밤까지가게에만매달리던구씨가2번씩이나졸도하는일이벌어지면서점포를정리했다.


가게를정리한뒤로6년동안백화점과공판장에서판매원으로일했지만나이들어남의밑에서일하는것이쉽지않았다.
고용하는사람도,구씨도마음이불편했다.
작게나마내가게를갖고싶었던구씨는공판장내의유기농상품들을보면서다시창업을결심했다.
남편이보리밥집을정리한후시작한사업도실패한뒤라수입이거의없던터였다.


유기농산물점은소자본으로시작할수있고특별히남을고용할필요없이부부가힘을합해할수있는일이었다.
남편의사업실패로여유자금이없었던구씨는창업비용7천만원을대출받았다.


아파트단지내에서동네주민들을대상으로장사를하다보니한정된고객들을대상으로하기위한영업전략이필요했다.
고객의대부분이주부들이라고객-점주의형식적인관계가아니라인간적인신뢰가무엇보다중요했다.
보리밥집을운영할때수입은적으면서도손님이많아제대로된서비스를하지못했다면,지금은고객한사람한사람과눈을맞추기위해노력한다.


포인트제를실시하고저렴하게나온물건이있으면단골에게무료로집어주기도한다.
단골고객을대상으로눈속임을하거나품질이떨어진다면살아남기어렵다는것을알기때문이다.
젊은부부들은자녀를중심으로생활한다는점을파악,아이들에게좋은먹을거리를권하거나건강상담을해주기도했다.
불만고객이있을때에는최대한수용하는방향으로했다.
매장이공판장내에있어특별히구씨가홍보활동을하지않아도단체로세일이나전단지를제작해공동으로홍보하고있다.


구씨부부는나란히가게에출근해매장의물건을정리하고구씨는판매를,남편은배달을담당한다.
8개월째운영하는점포의월매출액은4천만원,이가운데순수입은400만~500만원선이다.
농산품이대부분이라유통기한이매우짧아서마진율은20~25%지만구씨에게는좋은먹을거리를공급한다는자부심이있다.
창업교실
재기에 성공하려면
우스운 이야기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의 선순환을, 실패하는 사람은 실패의 악순환을 계속한다는 말이 있다.
실패요인은 다양하다.
요즘처럼 변화가 극심하고 불황이 깊을 때는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에 의해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혹은 나의 느슨한 자세나 침착하지 못한 성격이 실패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지나치게 각박한 인심이 실패의 요인인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도 실패의 요인을 밖에서 찾는 것은 재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깥은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어떤 경우든 나의 대응능력을 키우고 나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이겨내 성취를 이루는 지름길이다.
재기를 위해서는 먼저 실패요인을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를 분석해야 한다.
나의 어떤 면이 위기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막았는지 알고,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형의 자산인 마음가짐은 재기에 가장 큰 원동력이다.
실패했을 때 본인의 좌절감보다 외부의 시선으로 인해 더욱 괴로워지는 경우도 많다.
근시안으로 실패를 보면 누구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새롭게 극복하고 거둘 미래를 꿈꾸기 때문에 다시 재기에 도전할 수 있다.
실패는 깨지 못한 자신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바로 그 한계를 인식하는 데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힘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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