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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감상+α설 연휴 강추! 미술관 기행
예술작품 감상+α설 연휴 강추! 미술관 기행
  • 이미경 자유기고가
  • 승인 2005.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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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풍성,가족나들이로적합한5곳

이번설연휴는여름휴가못지않게넉넉하다.
연휴전주말부터연휴뒤주말까지9일동안휴가를갖는기업들이꽤많단다.
눈총받을각오를하고연월차를활용해일주일정도쉬는것도가능한상황이다.
집에만있기엔어쩐지아까운연휴,가족들과함께가까운미술관에들러보면어떨까.주변경관이수려하거나볼거리가많아‘미술관’그이상의즐거움을누릴수있는곳5군데를골라보았다.



쌈짓길 ‘저잣거리를 건물 안으로’ 인사동 이색 공간 명절 기분도 내고 미술품도 감상하려면 인사동으로 가자.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인사동 한복판에 얼마 전 특이한 건물이 하나 들어섰다.
건물 이름이 ‘쌈짓길’이라니 그것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왁자지껄한 저잣거리를 건물 안에 옮겨놓은 이색 공간이란다.
지붕 없는 4층 건물 한가운데 마당이 있고, 주변에 설치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첫걸음길, 두오름길, 세오름길, 네오름길을 차례로 오르면서 문화행사를 관람하고 전시도 보고, 작은 공예품을 기념으로 챙긴 뒤 조금 아쉬우면 막걸리도 한잔할 수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쌈짓길에서 준비한 특별 이벤트도 있다.
‘쌈짓길 바램목’은 올 한 해 자신의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기회. 고운 한지에 소원을 적고, 실과 나뭇잎을 묶어 소원나무에 걸어두는 이 행사는 아랫길(지하)에서 열린다.
4층 갤러리 숨에서는 ‘흙의 시나위- 천개의 컵’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15명의 도예가들이 제작한 ‘상상 속의 컵’ 1천여개를 천장의 봉에 매달아 전시한다.
갤러리 쌈지에서는 현대 미디어의 모순을 넘어서 진정한 ‘소통’을 꿈꾸는 작가 문형민의 ‘글자 지우기’전을 볼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된 끔찍한 기사와 선정적인 광고들 중에서 핵심적인 글자를 지워 밝고 예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문형민의 작업은, 보는 이에게 유쾌함과 생기발랄함을 전염시킨다(02-732-0088). 과천 현대미술관 넓은 녹지와 호수, 야외전시 즐기며 산책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라면 동물원 옆 미술관을 찾는 것도 좋겠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넓은 녹지와 호수, 야외전시 조각들을 둘러보며 여유 있게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날씨가 쌀쌀해 산책하는 게 쉽지 않다면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보자.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백남준이 총 1003개의 텔레비전 수상기를 쌓아올려 만든 비디오탑 <다다익선>이 미술관 로비에서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강점은 국내외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 원형전시실에서는 20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 국제미술의 흐름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제3전시실에는 지난 반세기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꿰뚫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제4전시실에서는 김환기로부터 시작되는 국내 추상미술의 세계가, 제6전시실에서는 한국 현대공예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펼쳐진다.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의 오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 전시 ‘중국 미술의 오늘’전을 추천한다.
중국미술전람회 입상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는 류우따웨이의 <설선>, 리나이웨이의 <청음>, 량평의 <비오는 밤> 등 최근 중국 미술계를 주도하는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141점이 전시된다(한복 입은 관람객은 상설전시 무료 관람, 중국 미술의 오늘전 관람료는 19살 이상 2천원, 18살 이하 1천원, 초등학생 미만 무료, 02-2188-6130). 예술의전당 ‘교과서 속 그림 모아모아’ <서양미술 4백년>전 눈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양미술 400년 전, 푸생에서 마티스까지’전은 서양미술사를 이끌었던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들라크루아, 모네, 르누아르, 고갱, 마티스를 한꺼번에 만나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조금 비싼 관람료와 북적이는 전시장을 감수할 수 있을 듯하다.
학부모라면 아이들에게 교과서에서 ‘구경’만 한 작품들을 실제로 보여준다는 뿌듯함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장은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서양미술의 흐름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근데 회화의 시조라 불리는 푸생을 통해 엄격한 선을 중시했던 바로크 양식을 감상하고,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을 보면서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면모를 절감한다.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첨예한 대립은 앵그르와 들라쿠르와를 통해, 인상주의 화가들의 고뇌는 모네와 고갱을 통해 드러난다.
서양미술의 20세기를 열어젖힌 피카소를 거쳐 현대미술의 지향을 보여주는 마티스의 <재즈>에 이르면, 400년 서양미술 기행을 단 몇 시간 만에 끝마친 셈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전시가 2배로 재미있고, 학습효과도 만점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시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해 참여 작가들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거나 주최측에서 마련하는 전시 설명회에서 설명을 들은 뒤 관람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시 설명회는 평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 2차례 열린다.
토요일에는 10시30분, 일요일에는 열리지 않는다(18살 이상 1만원, 17살 이하 8천원, 11살 이하 6천원, www.arthistory400.com, 02-2113-3477). 덕수궁미술관 고궁 둘러보고 한국 미술 거장 이응노와 조우 명절에는 고궁을 찾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한복을 차려입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고즈넉한 고궁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본 뒤, 미술관에 들러 한국미술의 거장이 선사하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는지. 덕수궁미술관에서는 지금 ‘고암 이응로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암 이응로가 평생에 걸쳐 펼쳐보인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위작이 워낙 많아 진작을 가려내기 힘든 그의 작품은 대략 1만여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 1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의 변화를 고려해 크게 4개의 시기로 구분된다.
첫 번째 시기는 그가 처음 그림을 시작하던 때부터 일본 유학 직후인 1945년까지로 <동도하안>, <황량> 등 작가로서 이응로의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두 번째 시기는 58년 이응로가 프랑스로 떠나기 전까지, 형태를 단순화시키고 여백을 최대한 살린 <해저>, <생맥> 등의 작품을 그리던 시기다.
프랑스로 건너간 이응로가 선보인 콜라주와 문자추상 작품이 세 번째 시기를, 동베를린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인간의 자유와 평화에 대한 염원에 천착했던, 타계 직전까지의 작품들이 네 번째 시기를 이룬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그의 그림은 미술 초보자들에게 쉽지 않은 텍스트지만, 시대와 인간을 고민했던 예술가의 인생과 작품을 천천히 곱씹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치기 아까운 전시회다(19살 이상 1500원, 25살 이상 2천원, 18살 미만 1천원,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 02-779-5310). 미술관 투어버스 굵직한 대가들 개인 미술관 두루두루 감상 작은 미술관에 들러 호젓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출발하는 ‘미술관 투어버스’에 몸을 실어보자. 가나아트센터에서 마련한 미술관 투어버스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출발해 그린하우스, 환기미술관, 민속박물관, 인사아트센터를 거쳐 다시 가나아트센터로 돌아오는 순환버스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나아트센터 앞에서 매시 35분에 출발한다(매 정류장 버스 시간은 홈페이지 참조). 투어버스로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은 출발지인 가나아트센터 갤러리와 인근에 있는 우종영 미술관, 그린하우스 부근 이응로 미술관, 전송아트홀, 영인박물관, 그리고 환기미술관과 민속박물관, 아트선재센터, 인사아트센터 등이다.
모든 미술관을 순례하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 투어 버스 일정을 참고로 몇 군데 들를 곳을 미리 정하면 더욱 알찬 기행이 될 듯하다.
설 연휴에 어울리는 전시는 가나아트센터의 특별기획전 ‘조화화조’(調和花鳥)전을 꼽을 수 있다.
총 50점의 동서양 화조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밖에도 한국 조각의 아버지 김종영 등 굵직한 대가들의 개인 미술관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투어버스의 매력이다.
북한산, 인왕산 자락과 청와대 부근 개발제한구역이 선사하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는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다.
버스는 설날을 제외하고 연휴 동안 계속 운행된다.
순환버스에서 판매하는 미술관 순환 관람권(1천원)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김종영미술관과 환기미술관의 입장료를 500원 할인받을 수도 있다.
단, 미술관에 따라 설 당일 전시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들러보고 싶은 미술관에 미리 연락해 전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www.ganaartgallery.com,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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