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9동고시촌상권분석

신림동하면빼놓을수없는것이고시원이다.
신림동고시촌은흔히신림9동고시촌이라고이어서부른다.
그냥신림고시촌이라하면도림천을마주한신림2동지역까지포함하는경우도있는데여기에서는9동에한정하는것으로하자.

어느지역의입지가좋고,적합한업종은무엇이라는식의분석은고시촌에는어울리지않는다.
고시생들은특성상학원,독서실등일정한지역안에서움직이는데다,유동인구가많다고해서소비로직결되는것은아니기때문이다.
이지역의상급지로는‘녹두거리’를들수있다.
주요한운송수단인마을버스노선을따라상원서적에서신림9동파출소까지의대로변과정류장에서이어지는큰골목길이상급지라할수있다.
하지만급지의구별보다는고시촌이라는특수한지역을이해하는데초점을맞추도록하자.

이곳은전철역이닿지않기때문에신림역이나서울대전철역을통해진입할수밖에없는데고시촌을찾아가기란생각만큼쉽지않다.
상권분석의요소중역세권이차지하는비중이높아지는현실에서역세권이아니란것은큰단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신림9동이주요상권으로다뤄지는것은엄청난상주인구를배경으로한다는점과개인소비지향적인풍토에서시사점이많기때문이다.


신림9동전체가고시촌…점차기업화돼

신림9동상권은인근에있는서울대학교이전을배경으로형성되기시작했다.
289번버스종점정류장부근에서지금은간신히재래시장의흔적을볼수있는골목길을녹두거리라고부른다.


초기고시원은가정집이나하숙집의모습과별반차이가없었다.
차츰고시촌이알려지고사법고시모집정원이늘어나면서신림동으로고시생들이몰려들었고,점차기업형고시원이모습을보이게됐다.


신림동고시촌은원래방1개가0.7평안팎의닭장같은곳이라구부리고잠을청해야함에도불구하고늘어나는수요를감당하지못해초호황을누렸다.
하지만신림9동전체가고시촌화되면서좀더넓고쾌적한환경을추구하는고시생들의요구에밀려이런고시원들은사라졌다.


고시촌상권에서녹두거리는빼놓을수없는지역이다.
버스정류장에인접해있다는지리적여건외에도대외적지명도가높기때문이다.
녹두거리가번성했던가장큰이유는고시촌의성장때문이겠지만부차적으로김영삼정권때시행됐던‘자정이후술집영업금지’대책을꼽을수있다.
고시촌주변의가장큰상권을꼽으라면단연신림4거리다.
주요상권은집중적인단속의대상이될수밖에없었고,자정이후에단속을무릅쓰고영업을감행하는업소는극소수였다.
술을마실수없게되자자정무렵이면신림4거리에서단속이약한고시촌으로향하는차량들로북새통을이루었다고한다.


그러나신림9동전체골목길을따라고시원,독서실,학원등건물의신축이이뤄지면서상권의중심도초기녹두거리위주에서고시촌으로넘어오는변화를겪게된다.
아무래도기존건물보다는신축건물이면적도넓고최신시설로꾸며져있어영업에유리하다.
고시생입장에서는인근에충분한시설이갖춰진이상굳이번거롭게녹두거리까지나갈필요가없어졌기때문이다.


현재의고시촌모습이갖춰지는데는여러요인이있었겠지만사법시험등각종고시제도의변화를빼놓을수없다.
지난해고시촌최대의관심사는로스쿨의도입여부였다.
1990년대중반로스쿨도입관련논란이사법시험정원확대로결론이나면서고시의대중화가이뤄졌다.
그이전까지만해도고시를준비하는사람들은예외적인몇몇이란통념이강했지만사시모집정원이대폭늘어나면서누구나한번쯤도전해볼만하다는인식의전환이이뤄진것.여기에IMF외환위기를맞으며대량의해고자와극심한취직난으로청년실업자들이너도나도고시준비에뛰어들면서고시촌은호황을구가하게된다.


단지외형상의확장뿐만아니라고시문화도변화를겪는다는점에주목할필요가있다.
예전처럼혼자공부하기보다학원위주로시험을준비하는분위기가확산되다보니가장빠른정보와최고의강사진으로무장한신림동과경쟁할만한상대가없어전국의고시촌이신림동으로통폐합되는양상을띠게된것이다.
여기에잘발달된고시관련업종은사법고시뿐만아니라기타수험준비생들도신림동으로모여들게만들었다.


엄청난상주인구에놀라면서도막상고시촌에서창업을망설이는가장큰이유는구매력이약하다는인식이강하기때문이다.
아무래도지갑이얇은고시생들을상대로고단가전략을취하기는어렵겠지만예전의고시생이아니란점도고려해볼필요는있다.
고시생은단기간에고시를통과하려는결심이강한만큼비용이다소들더라도먹을거리와잠자리에는돈을아끼지않기때문이다.
즉,기존의고시원보다는원룸형고시원을선호하고,무조건값싼식당보다는영양섭취를충분히할수있는식당이인기를끌고있다.
이점에착안해삼겹살한점을먹더라도제대로된집을찾을것이란예측으로주변고깃집보다1천~2천원높은가격을책정한‘마포소금구이집’은고시촌의명소중한곳이되었다.
너무높은가격을책정하는것은무리이겠지만주변과비교해반드시낮은가격으로접근해야성공할수있을것이란편견을가질필요는없다.
돈을내기에아깝지않다는생각이들도록품질관리와서비스에충실한자세가중요하다.


고시촌주변의대표업종은비디오방,만화방,PC방등이다.
특히PC방은신림동에서최초로나왔다는설이있을정도로이곳에선각종‘방’이성행한다.
전국최저가격이라는이야기를듣기도하지만회전율에서는단연으뜸이기에과다공급이란비판을받으면서도유력한입지조건중한곳으로꼽히고있다.


여럿이어울려놀아야재미도배가되지만,고시촌비디오방의특징은유달리1인실이많다는점이다.
고시생들의특성상남들과어울리기보다혼자쉬는법에익숙해져있기때문.따라서혼자서할수있는아이템이유리하다고할수있다.
토크바라는신종아이템이등장한것도신림동의생리와무관하지않다.


신종아이템을선택할때는,스트레스를많이받는고시생들의특성상쉬는시간만큼은단순한것을선호한다는점을고려하는게좋다.
한비디오방주인은“고시생들이명작보다는액션물을많이보고자막을읽는것조차귀찮게여긴다”고말한다.


최고시설·최저가격소문,유동인구흡수

박리다매의전략이고시촌만큼잘맞는곳도드물다.
그래서치열한경쟁속에‘최고시설,최저가격’이라는인식이퍼져,고시촌은고시생만이소비하는공간에서10~20대의연령층까지소비계층의영역을넓혀가고있다.


교통여건을제외한다면고시촌은독신자들의천국이라할정도로낮은물가에시설과시스템이잘갖춰져있다.
고시와는상관없는상당수의직장인들도신림동을떠나지않는이유가바로이것이다.


이밖에고시촌은유달리올빼미족이많아24시간영업을하는데,과도한노동을요구한다는단점이있는반면,그만큼업소회전율이높다는장점을지니고있는지역이다.
엄청난상주인구를배경으로하기때문에평일과휴일의구분이없다는점,오히려주말이면유동인구가크게늘어나주말상권으로서의면모도갖고있다는점은신림동이지닌또하나의장점이다.

창업교실 고시원 업종 전환 ‘업종 전환’ 고시원은 한때 최고의 유망 아이템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고시원수의 급격한 증가와 치열한 시설 경쟁, 부동산 경기의 악영향으로 원룸 등의 임대료가 내려가면서 예전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본래 고시원은 공부를 하는 장소이지만 현실은 월세방 역할을 하며 주택의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원룸과 비교할 경우 무보증금에 같은 공간이라면 훨씬 많은 방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원룸보다 수익을 많이 확보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상가가 들어서기에는 부적합한 건물의 3층 이상에도 입지할 수 있어 IMF 외환위기 시절 역세권에 고시원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런데 고시원은 단기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편이라 항상 화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취사 금지나 실내 금연 같은 관리가 필요하며 시설 또한 불연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지난해 고시원 화재로 수명의 사상자가 생기자 고시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상업 지역은 숙박업으로, 주거 지역은 독서실로 용도를 변경하라는 ‘숙박업 형태의 고시원 관리지침’이 내려졌다. 그동안 고시원은 따로 규정된 업종이 아니어서 소방시설만 갖추면 되고 특별한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일반 근린건물을 사용하는 경우 교육시설인 ‘고시원’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어서 수입에 따른 소득세만 내면 됐다. 더구나 주택을 이용하는 경우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부가세는 물론이려니와 고가주택이 아닌 한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실상 세금 면에서 유리한 업종이었다. 그러나 상업 지역 내에 위치하더라도 숙박업 허가를 받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과 잠을 잘 수 없는 독서실로 변경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영업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란 이유로, 관련 법령은 고시원 관계자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현실에 맞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하고 당초 지침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