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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삶]세계화의 그림자 한국으로 드리우다
[책과삶]세계화의 그림자 한국으로 드리우다
  • 백우진<포브스코리아>기자
  • 승인 2005.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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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메리카를찾아서
홍은택지음,창비펴냄,1만3천원

미국텍사스인들은쇠심줄보다질기다.
고환암을이기고뚜르드프랑스사이클대회를6연패한랜스암스트롱은텍사스출신이다.
그가우승한파리에는성조기대신텍사스주의깃발이휘날렸다.


남북전쟁때텍사스는남부동맹군에가담했다.
텍사스사람들은남북전쟁이끝나고도계속싸웠다.
마지막전투인텍사스주팔미토목장전투는이미남부군총사령관리장군이항복한지한달뒤에일어났다.
이전투에서텍사스가이겼고,이들은“남부동맹만세!”를외친뒤자진해산했다.


“대체로막막한사막또는평원인이척박한땅에뿌리를내리고살려면웬만큼강해서는안된다”고저자는풀이한다.
텍사스인들은또간섭받기를싫어한다.
저자가텍사스에서만난오리건주출신캠핑장주인은“이렇게자기‘나라’에애착이강하면서동시에간섭을싫어하는사람들은처음본다”고말한다.


미국보수주의의본산,텍사스의‘터프함’

‘터프한’텍사스가바로미국보수주의의본산이다.
지금백악관의주인도텍사스주미들랜드와휴스턴에서자랐다.
텍사스의터프함은사형집행에서드러난다.
미국대법원이1964년에사형집행을금지했다가76년에다시허용한뒤미국에서모두918명이처형됐다.
텍사스에서는323명이‘형장의이슬’로사라졌다.
텍사스주의사형집행건수는미국전체의35%를차지하는것이다.
뿐만아니다.
85년이후미국에서처형된18살이하청소년22명가운데59%인13명이텍사스에서사형대에눕혀졌다.


텍사스만터프해지는것이아니다.
미국전역이수감할수있는범죄의범위를넓히고,같은범죄라도더무거운형량을매기고있다.
예컨대범죄를3번저지르면죄질에관계없이종신형또는25년형이상을선고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백화점에서153달러어치비디오테이프를훔친사람이‘삼진아웃’에걸려징역50년형을선고받은사건이대법원까지올라갔다.
대법원은삼진아웃제가합헌이라고판결했다.


2004년6월,재소자와관련한새로운기록을발표하는자리.존애시크로포트법무장관은“재소자인구가계속늘어나는동안범죄율이30년중최저치를기록한것은우연이아니다”라면서“폭력범과누범자들이좀더강도높은형량을선고받고감옥에있는동안,법을지키는미국인들은전례없는안전을누리고있다”고말했다.


미국에서는요즘210만명이감옥에서산다.
인구10만명당715명꼴이다.
72년에는100명수준이었다.
10만명당수감자수는미국이갖고있는세계기록중하나다.
영국내무부가2002년기준으로조사한결과로는미국이686명으로단연1등이었다.
조사대상203개국중4분의3이150명이안됐다.


비정부단체인형법연구소는“공화당성향의주일수록더많이가두고더많이투표권을빼앗은것으로나타났다”고발표했다.
미국에는중죄를지으면아예투표권을박탈하는주가많다.
2000년대선재검표파동이인플로리다주의경우전과때문에82만7207명이투표권을행사하지못했다.
부시가재검표하지않은상태에서불과537표차이로고어를누르고대통령이됐음을생각하면엄청난표다.


책제목보다훨씬우울한풍경이다.
‘블루아메리카’를보는저자의시선은여기서멈추지않는다.
한신문사의워싱턴특파원과노조위원장을거쳐현재미주리대학저널리즘스쿨석사과정에다니고있는저자가지난해가을에둘러본미국은이렇게요약된다.
“콜라와햄버거를마구팔아국민의체형이집단적으로왜곡되고,다국적대기업이소농과가족농을농토에서몰아내고,노조가무력화되고,임금이깎이고,저임금시간제노동자들이대거양산되고,중산층이줄어든다.


문제를바로잡으려는움직임은없을까.있다면왜반영되지않을까.저자는미국의선거는돈의악순환에빠져있다고분석한다.
선거가돈에좌우되기때문에유권자는관심이없고,그렇기때문에후보들은더욱선거자금을모으는데열심이며,돈을가져다주는사람들의말에따른다는것이다.
“미국중간선거의경우투표율이30%대다.
2000년대통령선거의투표율도49.3%에불과했다.
EU회원국의평균투표율은83%다.


잔치를벌인다음에는빚을갚아야한다.
부시대통령은2000년당선되기까지‘파이어니어’라고불리던246명의자금모집책에의존했다.
이들중40%에해당하는104명이정치적임명직자리를챙겼다.
가장만만하면서도인기있는자리는대사직이다.
23명이대사로나갔다.
엽관제가따로없다.


2004년재선운동에는더많은모집책이몰려들었다.
부시는이번에는파이어니어위에‘레인저’라는자리를신설해20만달러이상을모금하면레인저자격을줬다.
2000년의2배인511명이모집책으로임명돼발벗고나서니,선거자금이2004년8월말까지3억3834만달러나걷혔다.


미국에서가장오래된잡지인<하퍼스>의편집장루이스래펌은미국을나라가아니라호텔에비유했다.
<호텔아메리카>라는책에서다.
호텔에서는돈을많이낼수록대우가좋아진다.
그리고국민은나라의주인이아니라잠시머물다가는투숙객이다.


“미국은미래의한국”반면교사로삼아야

“관점이없으면아무것도볼수없다.
하지만관점이있으면다른것을못볼수도있다.
그런한계를인식하고이책을썼다.
”저자가책머리말에쓴끝문장이다.
저자가우리를위해서유지한관점,혹은관심은한국이미국사회처럼될수있다는것이다.
그는“미국은어떻게보면큰규모에서미래의한국”이라고주장한다.
이런관점을공유하지않을수있다.
그러나이책은반면교사하기위해들여다볼사례로는충분히가치가있는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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