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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삶]그들이 보는 희망 우리가 보는 불안과 절망
[책과삶]그들이 보는 희망 우리가 보는 불안과 절망
  • 이정환 월간<말>기자
  • 승인 2005.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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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대한민국희망보고서

이원재지음/원앤원북스펴냄/1만1천원

이나라에무슨희망이남아있단말인가.비정규직노동자가전체노동자의절반을넘어선가운데비정규직을확대허용하는법안이국회통과를앞두고있다.
돈은넘쳐나지만흐르지않고일자리는갈수록줄어들고사람들은가난해지고있다.
성장하는것처럼보이지만경제전반에걸쳐양극화는더욱심화되고있다.
절망은이미뿌리가깊다.


이런우리들에게미국에서건너온이책은논쟁이될만하다.
<한겨레>와&lt;Economy21&gt;기자출신인이책의저자는현재MIT슬론스쿨MBA과정에있다.
지난해에는월스트리트의거시경제컨설팅회사에서아시아담당애널리스트로일하기도했다.
그가월스트리트와MIT에서찾은대한민국의가능성과희망이이책의큰주제다.



경제역동성,허브역할로서가능성에주목

우리나라경제는여전히역동적으로성장하고있다.
올해국내총생산예상성장률은4.9%,세계적으로이만큼놀라운성장률을이루는나라는많지않다.
적도기니(16%)나아제르바이잔(14%),앙골라(11.9%),알제리(8.2%),중국(8.1%)같은나라정도다.
우리나라는명목국내총생산기준으로세계11위다.
지난30년간실질국내총생산성장률은연평균7.4%,세계4위수준이다.
비슷한경제규모에이만큼빠른속도로성장하는나라는세계를통털어우리나라밖에없다.


수출은여전히늘어나고있다.
수출증가율이지난해31%에서올해는10%대로떨어질걸로예상되지만증가율이줄어드는것일뿐전망은여전히밝다.
10%만해도놀라운증가율이다.
경제의중심이제조업중심에서마케팅중심으로옮겨가고있는것도큰변화다.
원천기술이없어서문제라고들하지만이미삼성이나LG등우리나라대기업들은제조업의대안을찾고있다.


이책의저자는우리나라가세계적기업들이중국이나인도로진출하는허브역할을해야한다고주장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우리나라에서그런가능성을찾고있는데정작우리나라에서는아직도비관과자학만넘쳐난다고개탄한다.
골드만삭스의예측에따르면2035년중국과인도는각각세계1위와3위의경제대국으로성장한다.
작지만개방된나라,강력한소비대국이라는인상을세계에심어주는게이런지리적강점을활용하는전략이될수있다.


이를테면월스트리트의금융자본은우리나라의휴대폰산업에서가능성을본다.
2~3년마다휴대폰을바꾸는나라,50만원이넘는휴대폰을생일선물로주고받는나라,중고등학생들까지휴대폰을들고다니는나라,이른바떼거리근성이고,좋게말하면앞서가는소비유형이다.
우리나라에서시작된카메라폰은세계적인유행이됐다.


비슷한맥락에서한류열풍도주목할필요가있다.
욘사마배용준은서구적인배려의매력과동양적인가족의가치를체화한인물이다.
아시아와서구자본주의가만나는우리나라에서만가능한문화산업의모델이고아시아경제권에서우리나라가갖는문화허브로서의경쟁력라고볼수도있다.
과거미국이그랬던것처럼이제우리나라에서시작한소비유형이아시아와세계로퍼져나간다.


월스트리트의애널리스트들은묻는다.
“당신들은왜스스로의미래에대해이렇게비관적인가.당신들이만든이화려한성적표를왜애써부인하려하는가.”이들은그이유를찾아우리나라에왔다가“대학도못간대통령이당선되면서막돼먹은좌파정부가나라를말아먹고있다”는막말을듣고돌아가야했다.
이책의저자는묻는다.
“손님들앞에서칭찬을듣고자신감을되찾는꼬마아이를생각해보라.우리는왜손님들앞에서스스로를깎아내리는가.”

이책이내놓은해법은자신감이다.
저자의표현에따르면우리나라는‘우울증에빠진올림픽꿈나무’고‘금메달유망주’다.
외국인투자자들이우리나라기업에주목하는걸보라.객관적으로보면우리나라는여전히매력적이고그어느때보다더매력적이다.
내수침체가아니라지나친내수진작의후유증이해소되는과정일뿐이다.
경제의역동성과성장잠재력은여전하다.
여기까지가이책의주장이다.



양극화와성장동력부재간과해선안돼

먼저짚고넘어갈부분은월스트리트의금융자본이우리나라에서찾는희망과우리경제주체들이보는희망은다를수있다는사실이다.
지나친비관이위험한만큼막연하고근거없는낙관도경계해야한다.
문제는양극화와성장동력의부재다.
세계로뻗어나간몇몇대기업들은돈을긁어모으고있지만중소기업은날마다무너지고있다.
소득이줄고있고사람들은일자리를잃을지모른다는불안에떨고있다.


우리들의불안과절망은충분히근거가있다.
IMF외환위기이후신자유주의개혁과구조조정이불러온성장은결국비정규직과중소기업의희생에서비롯했다.
회사를사들여합병하거나사업부문을통폐합또는매각하고노동자들을잘라내면서기업들은이익을늘려왔다.
살아남은회사는몸집을불리고이익이늘어나는만큼주가도올랐다.
과점경쟁의혜택을톡톡히본셈이다.


문제는그런성장이과연어디까지이어질것이냐다.
설비투자는여전히바닥을기고있고,기업들은더이상새로운공장을짓지않는다.
바야흐로제조업의위기시대,새로운성장모델은막연하고요원하다.
투자자들은열광하고있지만그성장의열매는생각보다많지않고오래가지않을수도있다.
우리들의불안과절망은여기서비롯한다.


물론투자자들이열광하는만큼주가는더오를수있고그들에게더많은이익을안겨줄수도있다.
객관적으로우리나라는저평가됐고주가는여전히싸다.
목을매고기다리던것처럼종합주가지수가1000을넘어안착할수도있다.
그러나분명한것은삼성과LG의성장이곧우리나라의성장은아니라는사실이다.
월스트리트의희망은우리나라가아니라우리나라몇몇기업들에국한돼있다.


이책의저자는우리나라가‘리틀아메리카’,‘아시아의따뜻한미국’으로가야한다고주장한다.
선뜻동의하기어렵지만주목할부분은‘따뜻함’이다.
그동안우리나라의성장을이끌어왔던것은산업화에따른균등한소득분배였다.
갑자기잘살게되면서사람들은열광적으로자동차와전자제품을소비했다.
그때그장밋빛전망이이제는사라지고없다.


자신감이소비로이어지고경제에역동성을불러일으키려면과거와같은평등한소득분배가확보돼야한다.
일자리와안정적인미래에대한희망이전제돼야하고사회안전망도확충돼야한다.
성장이냐분배냐논란이많지만결국우리에게는평등주의가성장주의다.
그때비로소자신감도확보될수있다.
그러려면무엇보다도비정규직과계급차별의문제를풀어야한다.
희망보고서는그때야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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