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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나스닥 버블 붕괴 5년 상흔 버블이 버블 낳는 악순환 불러
[특별기고]나스닥 버블 붕괴 5년 상흔 버블이 버블 낳는 악순환 불러
  • 장보형와이즈인포넷수석연구원
  • 승인 2005.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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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벽두인2000년1월.‘신경제’의대표주자AOL과전통적미디어기업타임워너는전격적으로합병계획을발표했다.
이사건은신경제의찬란한승리를알리는상징으로받아들여졌다.
하지만이들두기업의합병결정은동시에닷컴거품의시작을알리는전주곡이었다.
합병계획이알려진지2개월이지난3월중순,거침없이솟구치던나스닥시장은일거에무너져내리기시작했다.
나스닥버블의붕괴가시작된것이다.
나스닥버블붕괴5년의흔적을찬찬히되돌아본이글은세계금융시장에관한새로운이야기를몰고올것으로보인다.
<편집자주>


나스닥버블이붕괴된지5년이흐른지금도그상흔은채해소되지않고있다.
한때5000선을넘나들던나스닥지수는2002년10월엔1114포인트까지무려80%급락했다.
이후나스닥은다시반등하며지난해엔큰폭의랠리를연출하기도했지만,현재고점에비해여전히60%나낮은실정이다.


여기서그치지않는다.
이런상흔에도불구하고이제새로운버블징후들이다시금창궐하면서불안감을자극하고있다.
미국을중심으로주택·채권·가계부채버블은물론,달러화나유가,나아가최근에는다시증시에대해서도버블진단이확산되고있는것이다.
물론한국도사정은크게다르지않다.
다른게있다면달러화약세가원화강세로대체됐다는정도뿐이다.



새로운버블을이해하기위한3가지쟁점

지금의버블문제를이해하기위해선다음의3가지문제에유의할필요가있다.
우선,금융자산의고유한버블속성.버블은자산가격이내재가치와유리되는현상을말한다.
그러나사실자산가치는갖가지밸류에이션(valuation)이론이시사하는바처럼펀더멘털에만기반하지않는다.
오히려자산가치는펀더멘털외에도각종노이즈(noise)와버블요인(bubbleterm)을내포한다.
이렇게보면,버블은‘정도’의문제가된다.


하지만지금이런일반적인측면외에보다주목을끄는문제가있다.
바로1990년대초대형버블붕괴의후유증,즉이른바‘금융중력의법칙’에따라금융시장전반에저수익률세상이일반화되고있다는점이다.
그러나이런저수익률행보는다양한자산별로,또시기별로각종편차와변동성을수반하게마련이다.
다시말해저수익률의관철방식은불균등하다는얘기다.
게다가버블붕괴에따른상흔은동시에‘새로운버블’에대한기대에도취약할수밖에없다.
따라서저수익률세상에서도다양한버블이교차하고있다.


마지막으로글로벌유동성버블문제도빼놓을수없다.
최근엔헤지펀드등투기세력들의재부상이다시관심을끌고있다.
이런움직임은무엇보다세계적인초저금리정책에밑바탕을둔것이다.
이로인해전세계에막대한유동성이넘쳐나고있지만,실물경제로선순환되기보다는‘캐리트레이드’(carrytrade)와같은투기세력의준동을매개로자산에만집중되면서각종버블을드러내고있는것.이런자산버블의‘피드백’으로실물경제는지난버블붕괴의후유증을딛고힘겹게연명하고있다.
미국모건스탠리증권의수석이코노미스트스티븐로치는이를‘자산경제’(asseteconomy)라는말로집약한다.


버블분석과관련해,최근이른바‘비선형적피드백순환’(non-linearfeedbackkoop)이론이주목을받고있다.
복잡계이론에뿌리를둔이접근법은다음2가지테마를축으로한다.
우선하나는‘극단적인사건들’이조직의정상적인생존전략을압도한다는점.다시말해시스템의진화자체가바로이들극단적인사건들에의해강력히통제된다는점.둘째는복잡계가스스로를극단적사건의확률이높아지는임계상태로조직하는경향을지닌다는점.결국‘파국적폭포’(catastrophiccascade)에돌입,대규모‘산사태’(avalanche)가초래된다.


이메커니즘을버블의형성과붕괴로살펴볼수있다.
대형산사태는조그만산사태들의연쇄로구성되며,따라서역설적이게도조그만산사태의원인이대형산사태의원인이된다.
또이런대형교란의빈도는힘의법칙에의한작은교란의발생과연관된다.
이는결국금융시장이나경제가주기적으로극단적인쇼크들에취약해질수밖에없음을시사한다.
이런시각에서미국의금융통신MSNMoney의짐주박시장담당편집장이최근버블징후에대한진단을시도해관심을끌고있다.


일단주박편집장은금융시장버블을“돈의눈사태”로설명한다.
버블에는크게3가지규칙이있다.
우선,눈사태의‘속도’는눈이쌓이는속도와기하급수적인비례관계를맺는다.
금융시장에서는돈이유입되는속도가문제다.
돈의유입속도가더디다면,매수자와매도자는시간을두고서로의가격결정기대를조정할기회를누린다.
하지만그속도가너무빠르면,이런상호조정기회가무산되고연이은가격상승의피드백순환이발생한다.
사실지금은미연준의초저금리정책에다아시아중앙은행들의시장개입으로글로벌유동성이기승을부리고있다.


둘째,‘접착력(stickiness)과매끄러운정도(slipperiness)’를보자.특히해빙기를맞게되면눈사태의빈도가느는것은물론파괴력도한층커진다.
사실최근미연준을필두로한긴축움직임이이런해빙기의시작을시사한다.
또주박편집장은자산별로이런접착력과매끄러운정도가차별적이라는데주목한다.
가령주택자산의경우접착력이강하다.
반면파생상품은유동성이대단히높고빠르다.


마지막으로,눈더미가가파른‘경사도’를이룰수록눈사태로이어질가능성이나속도,파괴력역시커진다.
금융시장에서경사도는‘레버리지’(leverage)에다름아니다.
레버리지가클수록버블붕괴의여지와강도는커진다.


사실이런맥락에서버블잠재력이가장큰영역은파생상품시장과헤지펀드산업이다.
물론98년LTCM부도위기때처럼미연준이나설수있지만,연쇄적인위기에는무력할수밖에없다.
헤지펀드나파생상품모두은행권에서많은자금을차입하므로,이들의붕괴는대형금융사고를수반하며은행시스템전반에도심각한충격이된다.
반면가계부채나주택부문,또채권시장의경우접착력이크다는점에서버블붕괴가능성은크지않다.
달러화의경우에도이런눈사태를억제할완충력이있다.
즉달러화가치안정에이해관계를가진세계중앙은행들이상존하는것이다.
유가역시OPEC이나전략비축유(SPR)가완충장치인셈이다.



새로운버블과자산경제의위험

하지만정작시장에서는가계부채나금리,재정적자,달러화,유가등에만우려를집중하고있다.
이는“새로운버블이과거와유사할것이라는막연한기대와이런측면들이보다가시적이라는이유”때문이다.
이에대해주박편집장은“과거의버블에서배운교훈은상당수투자자들이잠재적버블붕괴의원천을잘못이해하고왜곡된우려를제기하고있는점”이라고지적한다.
사실주요리스크를간과하고부차적인문제에만집중할경우더큰화를불러올수있다는것은상식이다.


주요요인과부차요인간의이런구별도중요하지만,동시에이들리스크들이상호결부된것이라는점을간과해선안된다.
따라서개별적으로평가할때의논리와집합적으로평가할때의논리는별개의것이다.
무엇보다이런버블징후들을추동하고있는동력을이해할필요가있다.
사실복잡계이론에서는버블의원인이‘불가지론’적이다.
반면일반적으로는투기나버블형성의계기를이른바‘전위’(displacement)에서찾는다.
이를지난90년대버블의경험에대입하면,바로‘신경제’패러다임을들수있다.


한편새로운버블과관련해서는아시아의‘달러화리사이클링’(dollarrecycling)을축으로한‘새로운브레튼우즈체제’패러다임이관심을끈다.
그러나여기서진정한쟁점은유동성버블이다.
이는자산과경제의융합을의미하는‘자산경제’라는테마로구체화된다.
즉버블붕괴의후유증을치유하기위해새로운버블이뒤를잇고있다.
또그린스펀과미연준,나아가통화정책에대한과도한신뢰도문제다.
사실이런‘지도자’에대한집착은통상버블로귀결되는군중심리의전형적인예다.
그린스펀은“미국의경제대통령”만이아니며,한국도여기서자유롭지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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