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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둘만의 여행 어디가 좋을까
허니~ 둘만의 여행 어디가 좋을까
  • 김미영/한겨레 문화센터
  • 승인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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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파들이 선호하는 허니문 가이드


쓰나미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동남아쪽의 인기는 식지 않은 듯하다.
가장 무난한 가격과 일정으로 필리핀의 보라카이·엘리도·세부, 싱가포르 빈탄, 인도네시아 발리가 여전히 각광 받고 있다.
서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약진도 돋보인다.
한 웨딩잡지의 지난해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발리는 2004년 가장 인기 있었던 신혼여행지였지만 올해는 조금 주춤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유여행사 허니문팀의 최인균 팀장은 “업체 경쟁, 기후적 변화로 인해 허니문 상품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인터넷의 영향으로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코스를 미리 알고 문의해 오는 탓도 있다”며 “쓰나미의 영향으로 몰디브, 태국 푸껫쪽은 많이 줄었다”고 말한다.
자유여행사의 경우 대양주, 하이티, 중국 해남도, 뉴 칼레도니아쪽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


참 좋은 여행사의 경우 올봄 주력 상품은 필리핀 세부였다.
태국은 쓰나미의 영향으로 수요가 없었고, 오스트레일리아 코란코브나 골드코스트가 반응이 좋았다.
허니문팀 이희원 팀장은 “지난해에 윤달이 끼어서 업계 전반에서는 올해 호조를 기대했다.
다들 5월이 지나 정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런 결과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어떤 형태의 여행을 선호하나

가이드가 붙는 패키지여행보다 휴양지로 떠나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는 올해도 두드러진다.
가이드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관광과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프리랜서 편집디자이너인 박진아(29)씨는 예비 신랑과 상의해 터키 호텔팩 상품을 골랐다.
프리랜서라 격한 일상업무에 시달리지 않는 탓에 한없이 느긋한 동남아를 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 학생 시절 서유럽으로 배낭여행도 다녀온 터라 적당한 휴양과 관광이 가능할 것 같아 터키를 골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희원 팀장은 “예를 들어 여행비를 평균 120만~140만원선으로 계획했을 경우 동남아 리조트로 편하게 가느냐, 유럽으로 배낭 매고 떠나느냐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요즘 추세”라고 말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섬으로 떠나는 여행은 리조트에서 해양스포츠나 스파를 즐기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유럽의 경우는 서구 도시의 웅장한 건축물과 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참 좋은 여행사의 경우 139만원짜리 필리핀 세부 4박5일 상품이, 하나투어에서는 프라하와 빈을 돌아보는 179만원짜리 ‘허니문 배낭여행’을 선보인 바 있다.


인기 있던 여행지는 어떤 곳?

올봄 결혼 시즌에는 새로운 여행 상품으로 개발됐거나 드라마, 영화로 인해 특수를 탄 여행지 없이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여진이 남아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가 ‘기본’을 한 반면,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태국은 관광 수입이 현저히 줄었다.
이에 따라 필리핀의 7천여개의 섬 중 보라카이·세부·엘리도 등이 주목을 받았다.


엘리도의 라겐과 미니락 리조트는 주로 석회암으로 쌓여져 있고, 주변 풍광이 뛰어나 신혼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서비스에 대한 평판도 좋다.
가까이에 있는 이사벨보다는 좀 더 비싸지만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같은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고다.


이름이 낯선 뉴 칼레도니아의 선호도도 점차 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쪽에 자리하며 1853년부터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이 섬은, 산호와 열대어, 깊은 곳까지 투명하게 보이는 파란 바다 때문에 몰디브와 느낌이 비슷하지만, 높은 산이 많아 4륜 구동차를 타고 산에 오르는 내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야생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숲과 한때 풍부하게 채석되었던 노천 니켈광산 같은 볼거리도 많다.
또 헬기를 타고 북쪽의 산호초섬부터 남쪽의 작은 섬 일데팡까지 내려다보면 환상적인 섬의 색깔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직항노선이 없어 일본을 경유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의 문의가 꾸준히 많은 이유다.


서유럽 허니문 상품은 동남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장시간의 이동, 높은 가격, 휴양이 없는 여행 프로그램 등 허니문 상품으로서 약점이 많아 2000년대까지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리조트 허니문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커플들을 위해 일정과 가격을 맞춘 실속형 허니문 상품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서유럽권이 허니문 상품으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개성 넘치는 신세대 커플들의 맞춤여행이 허니문여행의 거품을 걷으면서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올가을 허니문을 준비한다면

봄 결혼 시즌이 끝나고, 여름 휴가철이 되기 전인 5월 말에서 7월 초,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을 위해 싱가포르를 추천한다.
가격과 거리상으로도 유리하고, 관광과 휴양을 즐길 수 있어 신세대 커플에게 안성맞춤이다.
5월에서 7월 말까지 싱가포르 전역에서는 대세일이 열리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쇼핑도 즐기고 색다른 문화체험도 할 수 있다.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민족문화가 복합돼 있어 좋은 볼거리도 제공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동물원과 새 공원, 도시 풍경을 관광하고, 페리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빈탄섬의 리조트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허니문이 아니더라도 인기 있는 여행지다.
빈탄의 반얀트리 리조트의 경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진 고급스런 건물에 스파 테라피 효과가 있는 자쿠지 빌라와 아름다운 개인 수영장을 가진 풀 빌라를 제공하고 있어 웰빙 여행이 가능하다.
7월에는 싱가포르 음식축제가 열려 미각여행도 즐길 수 있다.


신혼여행객들은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비췻빛 바다를 최상의 신혼여행지로 꼽는 듯하다.
사계절이 따뜻한 동남아쪽은 서서히 태국 푸껫·파타야 관광지가 살아나면서 올가을에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쪽의 진주’라고 불리는 푸껫은 발리 이전에 선호도가 높았던 곳으로 청정해안과 백사장, 풍부한 바다음식으로 손님들을 유혹하던 곳이다.
자연재해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지만 올가을 결혼 시즌에 주목해 볼 만하다.
계절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을일 때 여름인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신혼여행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고 싶은 곳이 인기 많은 지역이라면 3개월 전에 미리 서둘러 예약하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새롭게 출발하는 커플들에게 ‘저 푸른 초원위의 그림 같은 집’을 ‘저 파란 바다 위의 리조트’에서 꿈꾸는 신혼여행은 결혼의 달콤한 디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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