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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U로 통하는 세상, 신비의 문이 열린다.
[특집1]U로 통하는 세상, 신비의 문이 열린다.
  • 이코노미21
  • 승인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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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혁명의 모든 것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위성 및 지상파 DMB에서 휴대인터넷과 텔레매틱스, 지능형 로봇이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 하루가 멀다하고 신기술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목할 것은, 이러한 열풍이 특정 이슈를 다루는 전문 매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심지어는 대기업 TV 광고에서도 유비쿼터스(Ubiquitous)니 홈네트워크니 하는 개념들이 주요 테마로 등장한다.
이 정도면 가히 유비쿼터스 열풍이라 할 만하다.
얼마 전 방영된 한 아파트의 TV 광고를 보자. 주인공이 거울 앞에 서자 거울이 날씨와 바이오리듬을 재빨리 분석해 그날에 맞는 의상으로 은은한 보라빛이 배어나는 이브닝 드레스를 추천해 주고, 주인공 모델은 행복에 잠긴다.
뒤이어 멘트가 흘러나온다.
“유비쿼터스 세상.” 또 다른 아파트 광고를 살펴보자. 어머니와 함께 외식을 하게 된 주인공 모델, 무척이나 즐거워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머니는 급하게 나오느라 집의 가스불을 잠그는 것을 깜박 잊었다고 한다.
이때 주인공 모델이 하는 말.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있잖아요.” 2002년 7월에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또 어떤가. 주인공인 존 앤더튼이 추적을 피해 지하철 속으로 숨어드는 장면에서 지하철 승객들 중 일부가 보고 있는 신문을 기억하시는가. 신문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며 심지어는 동영상까지 재생되는 장면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백화점을 지나칠 때 백화점 안에 설치된 생체인식기가 주인공을 식별한 뒤 이름을 부르면서 일대일 광고를 내보내는 장면도 있다.
이 영화에서는 이 밖에도 2054년에 구현되는 수많은 미래의 세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들을 광고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2003년 ‘IT839 전략’을 발표하면서 이를 통해 ‘유비쿼터스 코리아’(u코리아)를 실현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내걸었다.
IT839 전략은 8가지 서비스, 3가지 인프라, 9가지 신성장동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현재 정부의 IT 및 기술 개발 정책의 대부분이 IT839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박스기사 참조).

“u코리아 지름길, IT839만 믿는다!”
정부가 2003년 발표한 ‘IT839 전략’은 이른바 ‘u코리아’로 가기 위한 핵심전략이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휴대인터넷(WiBro), DMB,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RFID, W-CDMA, 디지털TV, 인터넷전화 등 8대 서비스 △광대역 통합망(BcN), U센서네트워크(USN), IPv6 등 3대 인프라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홈네트워크, IT SoC, 차세대 PC, 임베디드SW, 디지털 콘텐츠, 텔레매틱스, 지능형 로봇 등 9대 신성장동력이다.
IT839 전략과 관련해 정보통신부는 최근 각 부문별로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휴대인터넷은 KT 등 3개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해 내년 하반기까지 인프라를 구축,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DMB의 경우 지난 5월1일 위성 DMB가 이미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KBS, MBC 등 6개 지상파 DMB사업자 선정도 끝마쳤다.
홈네트워크 서비스는 건설과 가전, 정보통신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올해 홈네트워크 150만가구, 2007년에는 1천만가구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통신 및 자동차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07년까지 텔레매틱스부문에서 세계 5위에 진입할 계획이다.
기계 중심에서 인간 중심 환경으로 회귀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유비쿼터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유비쿼터스 관련 시장은 2010년께 7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 말대로, 우리는 정말로 이처럼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비쿼터스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이에 대답하기 위해선 유비쿼터스의 원래 의미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유비쿼터스’란 한마디로 진정한 의미의 ‘인간 중심의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하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든, 어느 시점이든,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상관없이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글을 쓰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기계 중심의 기존 컴퓨팅 환경에서 작가는 PC 앞에 앉아야 하고 컴퓨터 운영체제나 워드프로세서 사용법,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법 등을 익혀야 한다.
그러나 인간 중심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는 작가가 컴퓨터 키보드 대신 전통 방식인 펜을 다시 든다.
작가가 펜으로 글을 쓰면 펜에 장착된 카메라나 종이 혹은 기타 무선기기들이 작가가 쓴 글을 자동으로 인식해 컴퓨터로 보내고, 컴퓨터는 이를 다시 저장해 자동으로 출력해 주는 것이다.
심지어는 센서가 글을 쓰는 작가의 기분이나 분위기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주변 환경을 작가가 글을 쓰는 최적의 환경으로 변환시켜 주기까지 한다.
이처럼 유비쿼터스란 표면적으로는 어떤 기계도 사용하지 않고 단지 연필과 종이만으로 글을 쓸 수 있었던 ‘원시적인’ 상황과 똑같다.
다만, 우리 생활 곳곳에 수많은 컴퓨터들이 칩으로 연결돼 있어서 우리가 이를 인지하지 않고도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유비쿼터스는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로, ‘전지’, ‘전능’, ‘무소불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1988년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의 마크 와이저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메인프레임과 PC 시대를 넘어선 제3세대 컴퓨팅 혁명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꼽은 것이다.
당시 마크 와이저가 유비쿼터스 컴퓨팅으로 생각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컴퓨터가 여러 곳에 편재돼 있어 이용자가 깨닫지 않고도 원하는 작업을 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자동차나 냉장고, 안경과 시계 등 어떤 기기나 사물에 지능화된 컴퓨터 칩을 집어넣어 인간과 사물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정보기술 환경 또는 패러다임을 뜻하는 것이었다.
결국 유비쿼터스 환경은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우리 삶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로 가는 길, 나라마다 달라요
미래의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먼저 미국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면서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컴퓨팅 방식의 현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클리대학의 ‘스마트 먼지’(Smart Dust) 프로젝트, MIT의 ‘옥시젠’ 프로젝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 먼지는 센서와 통신 송·수신기가 갖춰진 미세먼지가 공중을 떠다니며 대기 중 에니저 관리와 제품의 품질·유통관리뿐 아니라 기상 상태와 산불 감시 등 다목적 정보를 제공하는 물질이다.
옥시젠 프로젝트는 컴퓨터가 산소처럼 흔한 물질이 되어 이용자가 특별한 지식 없이도 언어나 시각정보 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환경을 구현하려는 기획이다.
일본은 미국과 조금 다른 양상으로,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노무라총합연구소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사카무라 겐 중심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노무라총합연구소는 일본이 인터넷 시대에 미국이나 기타 국가에 뒤처졌음을 인정하고 옛 정보·가전기기의 부활을 꿈꾸며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내세운다.
자국 IT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운 것이다.
반면 사카무라 겐은 ‘Computing Everywhere’를 내세우며 임베디드 컴퓨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이다.
유럽은 미래기술계획(FET)의 자금 지원 아래 ‘사라지는 컴퓨팅 계획’ 연구사업 착수하는 등 미국과 비슷한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 비해 국가가 주도하는 측면이 강하다.
새 사업 모델 발생, 시장 창출 효과 가져와 유비쿼터스 혁명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전환시킴으로써 이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들을 발생시킬 것이며, 산업 내의 새로운 가치 질서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유비쿼터스로 인한 사업 모델의 진화는 크게 다음의 2가지 방향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단계별 진화에 따른 기회이다.
현재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자동차나 전자기기 등이 지능화되고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이 모바일 등 무선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의류 등 일상 생활용품이 지능화되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이러한 진화는 조만간 입는 컴퓨터의 등장이나 일상 생활환경 속에 컴퓨팅기술이 접목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다.
그 종착점은 환경과 인간, 사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자체의 진화가 새 시장을 형성하는 셈이다.
다음으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산업의 가치 시스템에서의 진화이다.
현재 유비쿼터스 컴퓨팅산업의 가치 시스템은 크게 △기술표준을 제공하는 기술 제공업자 △센서와 같은 단위 부품 제공업자 △단위 기술이 내재화된 제품 및 시스템 사업자 △다양한 시스템들을 통합하는 통합업자 △부가서비스 제공업자 등 5단계로 구성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5가지 가치사슬 영역 중 부품이나 시스템 중심의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확장하다가, 후기로 발전할수록 시스템 통합업자나 부가서비스 제공업자들에 혜택이 옮겨갈 전망이다.
일반 기업이나 정부도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가
유비쿼터스 구현 기술은 크게 △센싱 영역 △프로세싱 영역 △커뮤니케이션 영역 △인터페이스 영역 △보안 영역의 5가지로 나눠진다.
센싱기술은 외부의 정보나 환경을 인지하는 기술로, 현재 무선 주파수 인식(RFID) 기술이 이에 해당하는 핵심기술이 하겠다.
프로세싱기술은 센서를 통해 획득한 정보를 판단하는 기술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위해서는 실시간 정보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기술은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무선기술이나 애드혹(Ad-hoc)기술이 핵심이다.
인터페이스기술은 최종 사용자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술로, 인간 친화적이면서도 지능화된 기술의 구현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안기술은 정보의 도용·왜곡·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로, 생체정보 인식 등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의 5가지 기술 영역 가운데 환경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센싱, 프로세싱, 커뮤티케이션기술이 필요하며,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인터페이스 기술과 보안기술이 추가로 구현돼야 한다.
이들 5가지 기술들이 적절히 구현되는 때가 오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유비쿼터스 세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이를 개략적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정에서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해 주는 홈네트워크 기반의 디지털 홈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u정부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ITS)과 텔레매틱스가 구현하는 u로드 △유비쿼터스 병원과 환자가 연결되는 u헬스케어 △지역과 기기에 상관없이 제공되는 u엔터테인먼트 △디지털 홈과 디지털 오피스가 결합된 u빌딩 △원격학습과 전자도서관이 결합되는 u캠퍼스 △유비쿼터스 물류와 소매가 결합된 u산업 서비스 등이다.
새 권력 등장,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 우려도 한 가지 더 유념해야 할 사실! 유비쿼터스 사업 환경의 진화는 과거 인터넷 환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제시할 것이다.
먼저 생각할 것은 기술 표준화 문제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표준으로 밀어붙여 주도권을 쥐려 몸부림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정보환경은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정보 접근 문제와 이로 인한 기업과 국가, 기업과 개인 간 권력 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사생활 침해 문제도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의도했건 안 했건, 인간의 행위를 낱낱이 기록한다.
주변에 널린 각종 컴퓨터 칩들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의 정신을 해석하고 반응한다.
이는 자칫 인간의 의도와 다른, 잘못된 해석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들 모두가 유비쿼터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 못지않게 지금부터 신경 써 대비해야 할 점들이다.
2040년, 분명히 우리는 지금의 2005년과는 확연히 다른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경험하던 세상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위협과 도전을 제시할 테고, 국가 또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보다 철처한 준비가 지금부터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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