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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삶] 망망대해 시장에서 틈새 개척하는 법
[책과삶] 망망대해 시장에서 틈새 개척하는 법
  • 백우진/<포브스코리아>기자
  • 승인 2005.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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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전략

김위찬ㆍ르네마보안지음
강혜구옮김
교보문고펴냄
1만7천원

블루오션은아직열리지않은기회의시장을가리킨다.
기존시장인레드오션과대조적이다.
여러업체들이유혈이낭자한경쟁을벌이는레드오션은성장성과수익성이낮다.
블루오션은경쟁이없는새시장이기때문에개척자에게상당기간고성장과고수익을안겨준다.


여기까지들었을때가장먼저떠오른블루오션으로가는길은신제품발명이나기술혁신이었다.
신제품을발명하거나기술을혁신하면이전에없던가치를남보다앞서서독점적으로제공하거나이전과같은가치를훨씬낮은비용으로제공하면서큰이익을낼수있다.


그런데저자들은신제품발명이나기술혁신에는관심이없다고말한다.
그들은“블루오션창출에서승자와패자를구별짓는것은최첨단기술도아니고가장빠른시장진입도아니다”고주장한다.
“가끔이2가지가해당되는경우도있지만그렇지않을때가더많다”고한발을빼긴하지만.

그렇다면저자들이말하는블루오션창출이란무엇인가.예를들어보자.오스트레일리아의와인생산업체카셀라와인즈는미국성인의대다수가와인에별흥미를느끼지못한다는사실을알게됐다.
와인의고급이미지를미국소비자들은부담스러워했다.
향기를구별하는복잡한시음또한와인이까다로운술이라는인식을심어줬다.
그런데도고급와인제조업체들은경쟁자들보다뛰어나다는것을증명하기위해전문용어를사용하면서산지의명성과전통,와인의숙성연도와복합적인맛등을놓고경쟁했다.
반면저가와인은별저렴한가격을앞세워이렇다할특색없는와인을팔았다.


카셀라와인즈는고급과저가로나뉜시장의어느한쪽에뛰어드는대신‘누구나쉽게마시는재미있는와인’이라는새로운시장을연다.
카셀라와인즈의옐로테일은맛이부드러워맥주나칵테일처럼마시기쉽고향이뛰어나다.
와인업계는“옐로테일의달콤한과일향이전통적인와인양조기술에어긋나며와인의질을현저히떨어뜨린다”고비난했다.
그러나많은소비자들은옐로테일을좋아했다.



발상을바꾸면새시장이보인다


옐로테일은와인숙성기간을단축했다.
또한화이트와인‘샤르도네’와레드와인‘쉬라즈’2종류만공급해선택범위를획기적으로줄였다.
그전까지미국와인소매점의판매원과소비자는난해한전문용어가쓰여진수많은와인속에서골머리를싸매야했다.
상품정보를충분히파악하지못한판매원은어느브랜드를추천해야할지주저했다.
소비자는넓은선택범위에난감해하며구매의욕을잃었다.
옐로테일은라벨도튀었다.
전문용어를쓰는대신검은바탕에밝고선명한오렌지색과노란색캥거루를그린파격적인라벨이었다.


2001년7월출시된옐로테일와인은병당6.99달러로기존저가제품보다비싼데도날개돋친듯팔려나갔다.
옐로테일은미국과오스트레일리아와인업계역사상가장빠르게성장해출시2년만에미국에서프랑스와이탈리아와인을제치고최다수입와인이됐다.
2003년8월에는미국시장에서캘리포니아산브랜드를앞지르고750㎖짜리레드와인중에서가장많이팔렸다.


다른사례들도옐로테일처럼발상의전환또는차별화라는범주로묶인다.
캐나다서커스회사시르크뒤솔레이유는동물묘기등을없애고연극요소를넣어완전히색다른공연을만들어냈다.
넷제츠는전용기를콘도처럼1년에일정기간이용하는새로운서비스를개발했다.
텍사스에본사를둔여성전용헬스클럽커브스는일반헬스클럽과비디오ㆍ서적등가정용운동프로그램의장점을따옴으로써큰호응을받았다.
덴마크제약업체노보노르디스크는인슐린을의사들에게공급하는데머물지않고환자들이직접간편하게놓는인슐린주사를개발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기내식등을생략하는대신친절한서비스와속도,운항편수등을내세웠다.
일본이발소체인퀵뷰티하우스는이발에만집중함으로써고객의시간과돈을절약해줬다.



자동차등주요산업은분석안해


이들성공스토리가주는재미를따라가다보면뭔가허전한느낌이든다.
그렇다.
세계시장을주름잡는업체들이거론되지않았다.
빠진게더있다.
저자들은틈새시장이나기존시장의연장을주로다뤘고자동차,전자,반도체,철강,조선등시장이거대한산업의사례는분석대상에넣지않았다.


왜이렇게됐나.답은앞에서전한저자들의말에있다.
기술혁신을통한블루오션창출을제외했기때문이다.
기술력을언급하지않기로한다면플래시메모리라는고속성장하는새로운시장을주름잡는삼성전자를다루지못한다.
품질로발판을다진현대자동차의급성장도분석대상에포함되지않는다.
블루오션으로의항해는그렇다면‘중원’의패권을놓고건곤일척의승부를벌이기보다는좁은틈새시장을파고드는것으로비유할수있지않을까.물론그렇다고해서블루오션전략을폄하할생각은없다.
주어진여건과환경을고려할때틈새시장을개척하고기존시장을연장하는일이중요할경우가있기때문이다.


국책연구소에서일하는한지인은블루오션과관련해이렇게되물었다.
“블루오션좋은지누가모르나?문제는해도가없어블루오션이어디에있는지를모른다는점이고,설령안다고해도항해기술이없어서가지못한다는것아닌가?”저자들도“아쉽게도블루오션은해도에잘나타나있지않다”며이런지적을일부인정한다.
그러나“그간블루오션을주제로한학술적토론은있었지만그것을창출하는방법을가르쳐주는실용적지침서는거의없었다”며이책이어디에있을지모르는블루오션으로가는길잡이가되리라고자부한다.


저자들은블루오션으로가려면우선‘전략캔버스’를그리라고조언한다.
가격과함께여러경쟁요소를열거한뒤기존업체들이어떤요소에중점을두고있는지를표시한다.
그리고나서‘기존업체들이간과한경쟁요소로새로추가할게있을지’,또는‘경쟁요소들가운데몇가지에집중하고나머지는생략하면어떨지’궁리한다.
이런궁리에는‘제거·감소·증가·창조’라는과정이도움이된다.
예컨대옐로테일은와인전문용어와숙성연도를제거하고맛의복합성과와인의종류는줄였다.
대신소매상의참여는늘리고대중친숙성을창조했다.


이어이같은기본적인접근을돕는보조수단을몇가지든다.
먼저대안산업을관찰하라고조언한다.
기존업체와같은목적을소비자들이원하는다른방식으로충족해줄방안이없는지생각해보라는얘기다.
넷제츠에서얻은방법론이다.
둘째한산업이2개의시장으로나뉘어있다면각시장의장점을결합해보라.여성전용헬스클럽커브스의경우다.
구매자와사용자가다르다면사용자에게직접파는길을찾아보라.노보노르디스크가그렇게했다.
소비자에게제공되는효용중감성적인요소를제거하면어떨지검토하라.퀵뷰티하우스는감성적인요소를없애고서비스의초점을기능에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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