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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삶] 핵심인재의 이력서에는 무엇이 있을까
[책과삶] 핵심인재의 이력서에는 무엇이 있을까
  • 김재영/ <머니투데이> 기자
  • 승인 2005.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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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평범한샐러리맨6명특별한성공스토리

그러니까딱5년만이다.
이책을쓴황숙혜씨나독자가들으면무슨뜬금없는소린가하겠지만말이다.
남의서평을쓰면서좀안됐지만,5년전<그들은어떻게억대연봉자가되었을까>라는책을황숙혜씨와함께썼던필자입장에서는감회가새롭고,그래서‘딱5년만’이라는지극히주관적인시간관념을끌어다댔다.


사실그동안,아니5년전보다훨씬이전에도‘성공’(혹은자기계발)을다룬책은수없이많았다.
그럼에도이번책이남다르게느껴지는건저자를익히잘안다는개인적인인연과함께,‘핵심인재’라는최신용어에솔깃했기때문이다.
그러나따지고보면그말은5년전의‘억대연봉자’란말에다름아니다.
성공학책은이처럼얼굴만달리할뿐본질은사실똑같다.


그런데도수없이많은성공학책이만들어지는것은무엇때문일까.싱거운얘기지만,성공학이사람들의관심범주에서여전히큰영역을차지하기때문일게다.
마치너무나똑같은레퍼토리의사랑노래와멜로드라마가여전히판을치는것과같다.
그런데어떤것은사람의관심을끌고,어떤것은그저그렇게사라져버리곤한다.
같은음식이라도어떤양념과어떤레시피를쓰느냐에따라맛이확연히달라지는것과같은이치다.
그렇다면이책역시양념과레시피에따라그저그런성공학책이될것인지아닌지결정될판이다.
허접한양념에다,성의없는레시피를따랐다면잔뜩기대만부풀려놓은,‘TV에소개된식당’이될것이다.



특별한배경·학벌없이핵심인재가되기까지


그럼이책은어떤재료를버무렸나?이책에소개된6명은모두자기분야에서일가를이루고성공의대열에들어선사람들이다.
사상최대,사상최초라는수식어를하나쯤은이름앞에붙인사람들이다.
또하나공통점은몸담고있는각자의회사의성공에기여했음은물론,이로인해핵심인재대접을받고있다는점이다.
무엇보다이들은미국등선진국의빛나는졸업장이없어도얼마든지성공할수있다는것을보여준다.
특별한배경이나학벌이있는것도아니다.
무엇보다재미있는것은이들이성공한사람이라는수식어를어색해하고,때로는언제뒤로밀려날지모른다는위기의식을갖고있다는점이다.
평범한직장인들과별반다를바없는의식구조속에있는셈이다.
따라서핵심인재가보통사람들과동떨어진,뭔가특별한위치에서출발한사람들이아니라는점은의욕을불러일으키고,동질감마저느끼게한다.


‘핵심인재’라는경외감에서동질감을느끼게만드는그들의면모는이렇다.
고졸조리사에서요리명장의반열에오른정영도프레지던트호텔이사,금융권의구조조정작업을완벽하게수행해미스터구조조정으로불리는이성규국민은행부행장,게임업계의신화로자리매김한정영석넥슨개발실장,세계최초CDMA상용화의주역이주식SK텔레콤상무,보장성보험시장을개척해낸조의주푸르덴셜생명상무,그리고팩티브신약개발의주역추연성LG생명과학상무.

그런데그동안성공한사람들의스토리가세일즈영역에집중됐다면이책은철저하게이를배제했다는점에서돋보인다.
영업직이아닌,일반직장인들이성공바이블로삼을만한책이없었기때문에더더욱그렇다.


그래서이들6명이들려주는일과성공스토리도과거이런류의책에서보던것과다르다.
‘눈비안가리고열번이고스무번이고찾아가고객을설득해계약을성사시켰다’거나,‘고객에게상품이아닌마음을팔았다’는식의대인관계에관련된이야기는이책에없다.
대신,자기자신과의고독한싸움,자기일과의지루한대면에서이뤄낸값진성과들이도출되기까지의과정을따라가는즐거움은색다른경험이다.
결국6명이내리는합의는회사에서인정받고성공하는길은“자신이좋아하는것을찾아혼을불사르라”는것이다.



“자신이좋아하는것을찾아혼을불사르라”


이제이책이어떻게맛을냈는지알아보자.핵심인재의이력서라고해서,때마침가을취업시즌을앞둔이즈음,이책에거창한이력서가들었겠거니생각했다면실망할수도있겠다.
‘핵심인재의이력서’에는정작이력서가없기때문이다.
실제로책이나오는과정을출판사에취재해봤더니,그런의견을제시한출판전문가도있었다고한다.
그러나핵심인재의이력서라는문구에집착해정말로6인의이력서를넣었다면어땠을까.당장눈길을끌었겠지만,두고두고맛을음미할기회는없었을지도모른다.
그대신이책에는이력서를대신하고남을법한선물이있으니바로6인과의대담이다.
6인의성공기가각각따로놀지않고한데어울려서로비교되고,합치되는공간을만들어놓은것이다.
그것도책을시작하자마자대담을‘대담하게’배치한것은그동안이런책에서끝부분에마치억지로페이지를채우듯싣던것과는큰차이를보인다.
무엇보다이책을쓴저자가현직기자여서인지탄탄한구성과빠른호흡으로독자를빨아들이는글전개가돋보인다.
예컨대,이런저런성공공식에대해얘기하다가갑자기“자신의연봉협상은어떻게하느냐?”는질문에이르면대담참석자들도,그리고책을읽고있는독자도이심전심긴장하게된다.
내로라하는핵심인재도역시샐러리맨이기때문에연봉협상은피할수없는일.한해한해연봉협상에전전긍긍하는샐러리맨독자라면당연히동질감을느낄법하다.
연봉인상의좋은기회중하나인이직에대한반론도마치고참선배에게듣는좋은충고처럼다정하고현실성있다.
만약신입사원이라면40년후에떳떳하게내세울수있는자서전을미리준비하라는대목에선숙연함을느낄지도모른다.
그러다“가장좋은재테크는부단한자기계발로자신의분야에서최고의실력자가되는것”이라는답변을접할즈음에는,왜저자가이책을썼고,또독자가왜이책을집어들어야했는지에대한해답이풀릴것같다.
‘회사에서인정받고성공하고싶은’샐러리맨이라면여름휴가길에읽을책목록에올려보는것도좋을것이다.
언젠가한번은점심을같이먹고싶었고,그자리에오르고싶었던스타급회사선배의따스한충고와조언이기다리고있기때문이다.


황숙혜지음
리더스북펴냄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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