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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유길상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초대석] 유길상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5.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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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실업시대,고용보험갈길멀다”

“노는사람들에게돈을준다고?”5공시절,유럽을순방중이던전두환당시대통령은실업자의생계지원을도모하는고용보험(실업보험)에대해이런식의반응을보였다.
한낮에공원을거닐고있는젊은실업자들이몹시못마땅해보였던것이다.
막연히선진국병으로부정적인식을갖고있던고용보험은이렇게대통령의눈으로직접확인되면서,금기시해야할대상으로낙인찍히고말았다.


1990년대들어와서본격적으로고용보험의도입이준비되던시절에도상황은크게달라지지않았다.
실업률이2%초반대로완전고용상태인데,고용보험을왜도입하려하느냐는비판은기업들은물론이고,정부내부에서도여전히흘러나왔다.
초기제도설계에서부터깊숙이관여해온유길상(52)한국노동연구원부원장은“이런인식은93년12월에관련법이제정된이후에도예산집행이제대로이루어지지않았던가장큰원인으로작용했다”고말한다.
가장기본이되어야하는고용보험전산망조차제대로갖춰지지못했던것도이때문이라는것이다.


우여곡절끝에95년7월1일부터시행된고용보험이얼마전만10년을맞았다.
외환위기직후들이닥친고실업시대를거치면서고용보험의필요성은더이상구구한설명을달필요가없어졌다.
‘고용없는성장’의시대를맞으면서,고용보험은이미단순한실업자의생계지원책을뛰어넘어보다적극적인노동시장정책으로거듭날것을주문받고있기때문이다.
유길상부원장을만나고용보험의성과와과제에대해들어봤다.



-제도가도입되기까지어려움이많았을것같다.
당시분위기가어땠나.
=사실고용보험의도입은실업률이오를때마다거론돼왔다.
70년대초반에도1차오일쇼크직후실업률이오르니까‘실업보험제도의도입방안’이란노동청의대외비문서가나왔다.
그런데‘대외비’문서라는것에서보여지듯,고용보험은함부로이야기를꺼내는것조차힘들정도로금기시돼왔다.
유휴인력을어떻게잘활용할것인가가최고의관심사였던시절이었으니,어쩔수없었던측면이있다.
‘실업보험’이‘고용보험’으로명칭을바꾼것도이런부정적인식을떨쳐버리기위해서였다.



-어떻게설득했나.
=외환위기라는변수를예상하지않더라도2000년이되면실업률이4%까지올라갈것이라고예측했다.
고도성장을계속하는데는한계가있었고,그에따라당연히실업률도올라갈것이었기때문이다.
앞으로는‘실업’이가장무서운시대가닥칠거라고말하고다녔다.
91년,강봉균당시경제기획원차관보가처음에혼을내면서다른과제나연구하라고하셨던게기억에남는다.
2시간정도설명을차근차근들으시더니그자리에서핵심사업으로추진하자고하더라.무엇보다노동시장정책이한단계업그레이드되는것이라는측면에서공감대가넓어졌다.
자원도부실한나라에서인적자원에신경쓸수밖에없지않는가.마침노동계에서도87년6월이후노동운동이활성화되면서,이문제에관심을갖기시작하던참이었다.



-만10년이됐다.
그동안고용보험이쌓아올린성과는무엇인가.
=외환위기를큰무리없이넘기지않았나.완벽하진않지만,고실업시대에대처할수있는사회안전망이갖춰진것이다.
철밥통으로불릴만큼안정적일자리였던금융권이실업급여의최대수혜업종이될줄누가알았겠는가.금융권은제도도입초기에노사가함께‘반대’목소리를내던대표적인업종이었다.



-실업급여수급자가급속도로늘긴했지만,선진국에비하면수혜층이한참적다.
어떻게보나.
=맞다.
전체실업자가운데실업급여의혜택을받는사람들이21.4%에그친다.
많게는70%까지받는나라도있으니선진국과차이가크다.
이유는수급요건이훨씬까다롭기때문이다.
물론지금은초기에비하면많이완화됐지만,처음에고용보험에대한저항을줄이면서제도를안착시키기위해선불가피한선택이었다.
이과정에선오히려선진국의관계자들이코치를해주더라.고의적인반복수급자를차단하는것이그들의가장큰고민거리였다.
기본적으로복지정책은한번결정해놓으면후퇴하기는정말어렵지않나.표를의식하는정치권에서쉽게관련법을바꾸지못하기때문이다.
그래도IMF를거치면서요건완화의속도가빨라진거다.
원래1인이상전사업장에적용하는것은2005년에나계획했던일인데,98년으로앞당겨지지않았나.


-임금대체효과도떨어지는데.
=정부가처음에너무몸을사려서그런거다.
여전히구직급여의상한액이93년도임금수준인하루3만5천원에맞춰져있다.
98년에구직급여의임금대체율이97년50%에서지난해에는28%까지떨어진것도이때문이다.
실직근로자의생활안정을보장하기엔턱없이낮다.
기본적으로임금인상추이에따라변동이되는시스템을만들어야한다.
이부분은노동부도시행령개정을준비중이다.



-앞으로실업급여수혜층이더확대가되나.특히자발적실업자의적용여부는큰관심거리다.

=개인적으로는반대다.
자발적실업자에게실업급여를주는것은사회보험의원리에맞지않다.
일부러자동차사고를내고보험료를받으려는것과같지않나.고의성에대해선엄격한잣대를들이대는게좋다.
게다가자발적실업자를포함시키면,보험재정도상당히취약해진다.
현재실업급여지출액보다40~88%가추가돼야하기때문이다.
이를다수의선량한근로자가받아들일수있겠는가.오히려취약계층에대한적용률을높이는쪽으로고민이모아져야한다.



-그렇다면실업급여의어떤기능이강화돼야한다는것인가.
=영세사업장이나임시,일용근로자에대한고용보험적용을내실화해야한다.
법적으로전면확대를시행하고있는것과는별개의과제가남아있다.
파트타이머들도철저하게고용시간에대한기록이남겨지는선진국과상황이많이다르다.
임금관련자료가구비돼있지않은사업장이엄청나게많기때문이다.
또무급휴직자도실업급여를받아야한다는생각이다.
지금은근로계약단계가단절이돼야실업으로인정받는데,사실상근로소득이제로라면실업급여를줄수있어야하지않을까.아울러취약계층에대해선좀더집중적인지원이필요하다.
현재고용보험체계내에선취약계층의수급가능성이훨씬낮게나타나고있다.
미국에선개인재취업계좌(PRA)라고해서,장기실업자가될가능성이높은실업급여수급자에게최대3천달러의개인재취업계좌를제공한다.



-우리도개별연장급여나훈련연장급여가있지않나.
=그렇다.
하지만일선고용안정센터에서그런판정을내리길꺼려한다.
혹시라도감사에서걸릴까봐의식하는것같다.
훈련연장급여제도의수혜를받은사람이지금까지몇십명수준이다.
따라서장기실업자등을판정할별도의기구를만들필요가있다.



-대기업이고용보험의혜택을독식한다는지적도없지않다.
개선책이있나.
=2003년현재사업규모별직업능력개발사업의활용실적을보면1천인이상대기업의훈련참여율은97.7%,50인미만중소기업의훈련참여율은불과2.9%에그친다.
이게현실이다.
훈련시간을내기어렵고역량이부족한중소기업을제대로유인하지못하고있는셈이다.
대기업과중소기업이훈련컨소시엄을이루게하는등다양한지원책이제시돼야할대목이다.



-고용보험기금의규모를어느정도로해야하는가에대해서도논란이많다.
감사원에선8조5천억원에달하는적립금이과다하다는감사결과를발표하기도했는데.
=어려운문제다.
너무많이쌓아놓으면국민경제에부정적영향을미치고,또너무적으면유사시에써먹기가힘들다.
원래선진국에선실업급여의적정적립금규모를보험료수입의2배내외로유지하는것이보통이다.
하지만우리는초기인만큼다소높게유지할필요가있다고판단했고,적절했다고본다.
남북통일에대비하자는측면도없지않았다.
통일이되면북한의노동자들이대거실직상태에빠질가능성이크다.
독일도통일이후에실업보험기금이적자로돌아서지않았나.적립금을이만큼쌓아놓게된데는다각도의고민이담겨있다.



-고용보험제도의변화는기본적으로노동시장의변화에맞춰갈수밖에없을것같다.
앞으로어떻게전망하나.
=향후노동시장의가장큰이슈는양극화와고령화,그리고지속적구조조정으로인한고용불안등이될거다.
대기업은점점인력을줄이는구조로갈거고,중소기업은일자리가지금보다는늘어나더라도양질의것은많지않을거다.
평생한직장에얽매이는시대는끝났다고하더라도,자유롭게노동이동이이루어질수있으려면국가적뒷받침이필수다.
지금보다훨씬정교한고용지원서비스가필요하다.



-재취업지원기능이취약하다는평가가많다.
정교한고용지원서비스란뭔가.
=지금은불특정다수를훈련생으로모집해서교육을시킨뒤,다시불특정기업을대상으로취업을알선하고있다.
개개인의취업목표나능력에따른직업훈련등이배제돼있는셈이다.
이렇게되면직업훈련에서도빈익빈부익부현상이뒤따르게된다.
미국LA의‘원스톱커리어센터’를가봤더니,30~40명의취업지원파트너들이대기하고있더라.이중에는각업종의노사대표는물론이고,은행관계자,탁아협회회원,한국교회대표등도있었다.
직장을구하기위해서필요한모든부분을상담,지원하는셈이다.



-전문인력은어떻게양성하나.
=고용안정센터에가보면20대후반에서30대초반의직원들이상담을받는다.
나이도젊고,전문성도없어서40대가넘어선실직자들이흉금없이상담하기힘들다.
지금은노동교육원에서1~2주교육을시키는정도인데,대학에서부터사회보험학과등을만들어서전문인력양성에나서야한다.
독일에선각센터마다교수요원이3~4명씩자리를잡고있다.
애매모호한사례가있을때같이의논하고처방을내려주는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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