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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뚜앙떼리요르] 또 다른 정치경제학을 위하여
[푸뚜앙떼리요르] 또 다른 정치경제학을 위하여
  • 김혜원/한국노동연구원연구위원
  • 승인 2005.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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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politicaleconomy)이란용어는다양한의미를갖는데,우선경제학이탄생하던고전파경제학시대의경제학을지칭한다.
리카도가쓴책의이름이<정치경제학및과세의원리>이고<정치경제학원리>는존스튜어트밀의저작이다.
또한정치경제학은마르크스경제학을의미하기도한다.
1980년대쏟아진많은마르크스경제학관련책들의제목은거의대부분정치경제학이라는이름을사용하였다.
사족을붙이자면아이러니하게마르크스자신의주저인<자본>의부제는‘정치경제학비판’이었다.


최근정치경제학이다시주목받고있다.
다만이때는법학,경제학,정치학의학제간협동연구를통해정치제도와정치적환경이경제에어떻게영향을미치는지를연구하는학문분야를뜻한다.
경제정책과관련해일반적인경제학과정치경제학의차이를설명하자면,경제학은정책을주어진것으로보고이정책이시행될경우경제적영향이나결과를분석하는데초점을맞추는것에비해,정치경제학은왜저정책이배제되고이정책이선택되었는지를분석한다.
구체적으로정책결정과정에참여하는언론,시민단체,행정부내유관부처들,국회의원,이익집단,투표자등다양한게임참여자의행동과동기그리고상호작용이분석대상이된다.


독설과재기발랄한글솜씨로경제관련대중서를여러권쓴유명한경제학자폴크루그만은그의책에서경제학자를교수와정책기획가로구분한바있다.
교수는어려운개념어와수학을동원해장황하게경제현상을설명하고이것도문제고저것도문제라는식의결론에곧잘도달하기때문에대중들이보기엔이해하기어려운존재이다.
이에비해정책기획가는신문이나TV에출연해서대중들이알아듣기쉬운언어로말하며이것이야말로문제를해결하는비법이라고소리높여이야기하는이들이다.
정치가들입장에서교수보다는정책기획가가이용가치가높고정책기획가역시정치가들과손잡는것을주저하지않는다.
이런점에서정치가와함께정책기획가는앞서말한정치경제학의주요분석대상이다.
교수와정책기획가를구별하는크루그만의머릿속에는중립적인관찰자로서의경제학자(교수)와적극적인게임참여자로서의경제학자(정책기획가)의대립이미지가숨어있다.
하지만정치경제학의관점에서본다면경제학자(교수)역시정책형성게임안의참여자이다.
연구과정뿐만아니라연구결과의공표,나아가연구결과의자신과타인의이용까지를고려하면경제학자(교수)역시정치경제학의연구대상이된다.


노후의생활안정을위해시행되는국민연금제도는우리사회의최대현안중하나이다.
구미선진국에서는이미70년대중반이후부터이에대한논란이본격적으로시작됐다.
그런데국민연금제도의경제적,정치적지속가능성은국민연금제도에대한신뢰와밀접한관계를갖는다.
애킨슨지수로유명한경제학자애킨슨에따르면연금액이깎일지모른다는예상이사람들사이에퍼질경우사람들은오늘내는연금보험료(의일부)를순수한세금처럼인식하게된다.
세금은자신의노력에대한실제보상을줄이므로노동의욕을꺾는경제적왜곡효과를낳는다.
세금으로인식된연금보험료가경제에부담을줘서경제가어려워지면미래연금액에대한불안감은증폭된다.
이에사람들은더욱더연금보험료를세금으로인식하게되고자연스럽게국민연금제도자체가흔들리게된다.
이처럼국민연금제도가국민연금제도에대한신뢰와밀접하게관련을맺고있을경우,연금제도에대한경제학자의비판은단순한관찰자의코멘트가아니라연금제도자체의존속여부와관련된정치경제학적게임의일부가된다.
나아가국민의인식이국민연금제도의경제적효과와직결되어있다는점에서일반국민들역시자신이게임의중요참여자임을뚜렷이인식하고행동할필요가있다.


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시대에는정책이모든논의와운동의초점이다.
예를들어부동산문제를둘러싼모든토론은결국부동산정책으로모아지고있는것에서알수있다.
의제형성에서정부부처내정책형성과국회동의과정,정책시행및피드백까지의과정에대한아마추어적이해로는정책과정에대해정통하고노회한프로페셔널집단의농단을막을수없다.
80년대정치경제학학습열풍처럼2000년대또다른정치경제학학습의열풍이머리가자랄대로자라고굳을대로굳은이들에게필요한것은아닌가라는생각이든다.



김혜원한국노동연구원연구위원puttyclay@msn.com
1968년생.대학에서경제학을전공했다.
세상을항상경제(학)적으로해석하는이코노(믹스)홀릭이지만,머릿속한편에선인문학적상상력을늘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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