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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메모] 유감! ‘친절한’ 경제기사
[에디터스메모] 유감! ‘친절한’ 경제기사
  • 최우성 편집장
  • 승인 2005.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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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는어렵다.
흔히듣는말이다.
생소한전문용어가자주등장하고여기에딱딱한문제까지더해져어지간한참을성을지니지않고서는읽어내려가기힘들때가많다.
경제관련매체에몸담고있는사람의하나로서도충분히수긍이가는대목이다.


간혹,지면에실린내용이지나치게어렵다는얘기들을듣곤한다.
독자의견으로전해질때도있고,주위사람들로부터이런지적을받기도한다.
다른경쟁매체에견주어상대적으로더어렵게느껴진단다.
말그대로‘한눈에쏙들어오지않는다’는의견을전하는사람들도많은편이다.


이런얘기들을들을때면솔직히그리마음이편한건아니다.
여러모로부족함을솔직히인정하지않을수없다.
우선,지면에실린내용이생동감이좀떨어진다거나지나치게논리적이라는지적에대해선겸허하게받아들인다.
‘글맛’을좀더가다듬으려꾸준히애쓰련다.
풍부한사례를곁들인다거나실제사람의움직임에초점을맞춰이야기를풀어나가려는노력도게을리하지않을참이다.
머지않아선보일지면개편호에선이런노력들이좀더높은평가를받았으면한다.


다만,‘한눈에쏙들어오지않는다’는게곧사안의알맹이를도통짚어내지못한다거나,딱딱한논리와무수한정보속에서방향을잃고허우적거린다는것을뜻하지만은않는다는얘기는한번쯤하고싶다.
실타래처럼복잡하게얽힌사회현상을누군가이해하기쉽도록잘근잘근씹어가지런히정리해주기를바라는마음은누구나갖고있을터이다.
흔히독자들이매체에바라는바이기도하다.
거꾸로매체입장에서보더라도,사안의핵심을간결하고쉬운문체로독자들에게전달하는건핵심경쟁력임에틀림없다.


복잡하기로는두번째가지않을경제현상과관련해서도사정은마찬가지다.
금리,유가,환율,물가,주가,실업,산업생산,부동산등다양한분야의정보들이날마다쏟아진다.
이런정보들을가지런히정리해누구나이해함직한쉬운글,맵씨있는글로풀어내는일은너무도그리운선물이다.
경제매체로서는그자체가무척이나탐나는일이다.


하지만적어도경제라는영역에서만큼은무조건쉽다고,간결하다고곧좋은것만은아니라는게평소생각이다.
굳이이런생각에서여러걸음양보하고픈마음도없다.
어찌보면,경제기사가어려워질수밖에없는건경제라는현상자체가어렵기때문이다.
다양한주체들의복잡한상호작용으로이루어지는경제영역에서지나친단순화란때론왜곡이나편향으로이어지기십상이다.
조금심하게표현하자면,쉽고간결하게풀어놓은‘친절한’기사들가운데는‘이해할수있는것’만토막내적당히얼버무려놓는일이비일비재하다.
이해할수없었던영역은온데간데없이버려질뿐이다.


한번더.경제란무척어려운주제다.
무자르듯단칼에토막낸다고섣불리‘완전정복’될게못된다.
‘당분간’지면에선독자들이여전히딱딱함을느낄지모르겠다.
편한자세로‘손에잡히는’경제정보를원하는독자들에겐조금미안한노릇이지만말이다.
이바라는건독자와더불어차근차근,저어려운경제란놈을완전정복해나가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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