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오래지속된다!구조주의적전통에젖줄을댄역사학의기본명제일법한이말에담긴메시지는단순하다.
외형적변화속에서도꾸준히이어지는내면의의식이나멘탈리티의연속성에대한강조말이다.
사회경제적변화와는무관하게그속에발딛고살고있는구성원들의(잠재적)의식을오래도록지배하는일종의‘인식틀’을드러냄으로써,오히려‘단절’의구체적계기가얼마나중요한지를일깨워준다고도할수있겠다.
가령이미‘옛날옛적’인듯싶지만,여전히우리사회가‘박정희’라는키워드를둘러싸고진통을겪고있는것도,우리사회에서시간이얼마나오래도록지속하고있는지를보여주는하나의사례가아닐까싶다.

설령한세기,혹은몇십년과같은‘장기’의문제는아닐지라도,이번주은시간의지속성이라는기본명제와어울릴법한문제를붙들었다.
대략세달전쯤인지난256호에서은갓출범한한국투자공사(KIC)이강원사장내정자(당시)에관한기사를실은적이있다.
당시기사에선그가외환은행행장으로재직하고있던시절에벌어진외환은행매각작업과관련해많은의혹의중심에서있다고언급했다.
경영권까지넘겨주면서도액면가에도미치지못하는헐값을받았던데는이런저런사정이놓여있지않았을까하는궁금증이들었던탓이다.

이번주은바로그외환은행매각작업이한창진행되던2년전의순간으로시계바늘을돌려봤다.
매각작업과관련된외환은행이사회녹취록과금감위의회의록등비공개자료에서나타나는당시의‘긴박했던’(!)순간은의외로허점과의문투성이였다.
론스타에대한매각방침을공개적으로밝히기전날열린이사회에서아무런사전정보가주어지지않은것도,외환은행의부실여부를둘러싼감독당국의판단과정도,또한금감위의공식승인이나기훨씬전에이미론스타가실질적경영권을행사한것도섣불리이해가가지않는대목이다.
뒤늦게공개된당시자료들이던져준숙제다.
이번주에소개하는비공개자료의핵심은곧외환은행의부실여부에대한판가름.은행법의예외규정을들먹거릴만큼당시외환은행매각작업이‘부실금융처리등특별한사유’였는지는여전히논란거리다.
아니,이번주은더이상논란이아니라,명백한오류였음을전한다.

이제오는10월말이면드디어론스타의지분매각제한이풀린다.
2년사이약2조원의시세차익을거둘것으로보이는론스타에게시간은여전히꿀맛처럼지속될것이다.
우리에게도시간은지속될것이다.
매각과정에얽힌갖가지의혹이속시원히밝혀지고잘못된과거와책임자가명명백백하게가려지지않는한,우리에겐무지와치욕의시간이지속될것임은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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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