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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칼럼]준비된 팀장이 돼라
[커리어칼럼]준비된 팀장이 돼라
  • 진국영
  • 승인 2005.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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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얻은S의사무실을찾아가던날,S가앉아있는자리는안내를받고말고할게없었다.
문을열자마자그가있었다.
사무실의최말석,문간방에서컴퓨터화면을들여다보던S는아마도멋쩍게웃었던것같다.


대학을마치고이제막회사에들어간사원들열의아홉은대체로실망의단계를거친다.
그도그럴것이학교다닐때는최고학년으로서시니어대우를받았는데,갑자기하루아침에조직의주니어로급전직하해버렸기때문이다.
갈고닦은지식을멋들어지게보여주리라포부는컸겠지만,맡겨지는일이란대개는단순하고심지어허접하다.


그런사원들이인고의세월을거쳐차근차근승진을하고,드디어팀장이되는것은그래서분명한사건이다.
사원이나대리,과장과같은직급만있던명함에드디어팀장이라는직함이새겨지고,사람들은‘님’자를붙여팀장님이라고부른다.
술도사고밥도산다.
그러나팀장이단지월급오르고,지위가오르는것이아님을깨닫는사람은그리많지않고,더구나이를미리준비하는사람들은많지않다.


팀장으로서준비되지않은사람이,그의미도사실은앞으로알아가야하는사람이덜컥팀장부터되는것은우리의뿌리깊은연공서열식조직문화와맞닿아있다.
권위주의적피라미드식조직대신개방적팀제가회사조직의주류로자리잡은지이미십수년이흘렀지만,사실은이름만팀이지‘과’나‘부’와다름없는경우가많은것이다.
다소과장된얘기일수도있겠지만국내기업의사원이나대리급명함에서외국계기업의그것에서보이는직함–스태프,어시스턴트매니저,매니저–이보이지않는것이바로그증거다.
그들이스태프로서,어시스턴트로서차근차근권한과책임의폭을넓히는훈련을하고있다면,우리의사원과대리는여전히과장입술을쳐다보고있거나,사실은이름만팀장인예전부장의지시를기다리고있다.


준비되지않은이가팀장이되는것은조직으로서도불행이고,부하직원들에게도그렇지만,역시가장피해를보는것은바로팀장자신이다.
자리가사람을만든다는얘기도있지만,자질이갖춰지지않은상태에서책임을맡는것은축복이라기보다는재앙에가깝다.


팀장은성과주의조직을구성하는최일선의책임자다.
전선으로말하면소대장이라고할수있다.
당연히팀장의지휘력과그에기반한팀원들의업무역량,업무의성공여부는조직의지속적관심대상이된다.
전쟁의승패는큰틀에서의작전에서결정되는경우도있지만,개별단위에서의전투력우위가보장되지않으면작전의범위는크게제한받기때문이다.
쳐다보는사람이많고,기대하는시선이많아지는것은성공하였을때는히딩크처럼모든영광을차지할수있지만,그렇지않았을때는쓸쓸히떠나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


문제는본프레레가그랬듯이팀장이란자기혼자잘한다고해서수행할수있는일이아니라는것이다.
팀장이란일잘한다고시키는것이아니라,‘일을잘하는것으로보아팀의리더로서도잘기능할수있을것’이라는기대의표현이기때문이다.
팀원들이뭘할지모르고허둥대거나,알긴알지만마냥다른곳에정신이팔려있다면팀장의과중한업무와자기희생은그만빛이바랜다.
‘이제까지하던대로맡은일만열심히하면반드시결실이있을것’으로생각하고스스로용기를북돋는것은좋지만,정말그것뿐이라고믿어버리는것은매우곤란하다.


준비된대통령이필요하듯준비된팀장도필요하다.
팀장이라면구성원들이믿고따라올수있는합리적인비전을제시해야하며,이를공허한구호가아닌실제실현가능한목표로잘게나눌줄도알아야하고,이를효과적으로달성할수있도록자원을배분할수있어야하고,구성원과의원활한커뮤니케이션을통해어려움을달랠줄도알아야한다.


그럴준비가없었다면잠시자리를사양하는것이차라리나을것인데,무지하면사실은사양도못하는법이니그게오히려현명할수도있는것이다.
물론더좋은것은미리준비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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