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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임창재 메가피알 사장
[사람들]임창재 메가피알 사장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5.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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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세월의 무게가 앤티크의 매력이죠”

오래된 나무에서는 따뜻함이 배어나온다.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세월의 무게다.
그 무게가 짙은 색깔의 존재감을 만든다.
구석에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공간 전체가 훨씬 넉넉하고 따뜻해진다.
착각이겠지만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마저 든다.
그게 바로 앤티크의 매력이다.

앤티크(antique)란 단어는 ‘오래된’ 또는 ‘낡은’, 명사로는 ‘골동품’이나 ‘고미술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냥 중고 제품이라기보다는 세월이 흐를수록 깊이를 더하는 따뜻함이 살아 있어야 한다.
흔히 100년 이상은 돼야 앤티크로 친다.
가격이야 천차만별이지만 150년 된 빅토리아 시대 서랍장 하나만 1천만원을 훌쩍 넘는다.

마케팅 전문회사 메가피알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2005 앤틱 페어’를 개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앤티크 전시회다.
올해는 15개 업체가 참여한다.
전시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데코레이션 강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함께 개최된다.

“5년 전만 해도 앤티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을 때죠. 처음에는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일부 부유층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들, 주로 40대 이상에서 관심을 가졌는데 지금은 신혼부부들도 많이 찾습니다.
카페나 호텔 같은 데서도 앤티크를 들여놓는 경우가 많고요.”
쌍용건설 홍보팀 출신의 임창재 사장은 재직 시절 모델하우스 인테리어를 기획하다가 앤티크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가구와 소품 하나하나가 공간을 확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다.
특히 모델하우스를 찾은 주부들이 앤티크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걸 보고 일찌감치 그 시장성을 간파했다.
요즘은 이태원이나 신사동, 분당 등을 중심으로 앤티크 전문점이 15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앤티크 선호가 확산되면서 요즘은 리프로덕션, 이른바 앤티크풍 제품들도 많이 나오는데 이들 제품은 앤틱의 매력을 본떠 만든 하나의 스타일일 뿐 100년 이상 세월의 무게가 녹아든 앤티크와는 그 존재감이 확실히 다르다.
천천히 낡고 닳은 느낌, 정성들여 닦고 가꾼 느낌까지 흉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앤티크가 사치품이나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 반대한다.

“앤티크는 희귀하고 값비싼 골동품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래된 물건이지만 내가 쓰다가 내 자식과 손주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또 그만큼 정이 가는 따뜻한 물건을 말하는 겁니다.
화장대나 서랍장, 의자 같은 가구일 수도 있고 거울이나, 액자, 그릇, 카페트 같은 것일 수도 있고. 오래된 타자기나 축음기, 램프, 나침반 같은 장식용 소품들일 수도 있고 말이죠.”
요즘은 투자 대상으로 앤티크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가격이 안정적인 데다 쓸 만큼 쓰고 되팔 때 차익까지 남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당연히 앞으로도 오래 두고 쓸 수 있을 만큼 보존상태가 좋아야 한다.
물론 일반인들은 그 상태나 가치를 알아보기 쉽지 않다.
요즘은 이른바 에스닉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영국이나 프랑스 앤티크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모로코 등 아시아 앤티크도 관심의 대상이다.

앤티크를 수집하려면 공부도 해야 하고 안목도 충분히 길러야 한다.
이번 행사에는 앤티크 전문딜러를 비롯해 전문 칼럼니스트 등의 다양한 강좌가 함께 준비돼 있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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