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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설렘에 잠 못 드는‘시티’
[글로벌]설렘에 잠 못 드는‘시티’
  • 구시영/ 객원기자
  • 승인 2005.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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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열풍으로 연말 보너스 큰 기대…고가 제품 소비도 덩달아 늘어 런던 금융 중심지 ‘시티’(City of London)가 설레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시티에서 연수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윌리엄 왕자는 HSBC 본점에서 11월 초부터 3주 동안 일할 예정이다.
연수 기간 동안 그는 자선기금 모금과 운영에 관한 기법을 집중적으로 배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윌리엄 왕자보다도 시티를 더 들뜨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4년 만에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 보너스 덕택. 오랜 세월 동안 유럽대륙의 금융 중심지 노릇을 맡아온 시티 사람들은 놀라운 실적을 거둬들인 올해 연말, 황금기였던 2000년에 못지않은 연말 보너스를 두둑하게 챙길 수 있을 것이라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올 한 해 동안 유럽 시장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건수는 200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현재를 기준으로 올해 이뤄진 계약 규모는 모두 1700억달러. 이뿐이 아니다.
신주 발행 규모 역시 1300억달러를 기록해 1050억달러에 그친 미국 시장을 뛰어넘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한 기업들이 속출한 건 당연한 일. M&A 업무를 담당한 투자은행들은 커다란 이익을 거머쥐었다.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가 주어지는 건 자연스런 결과다.
아직 연말이 찾아오진 않았지만, 곳곳에서 이런 기대감은 현실로 나타나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보너스를 61% 늘리기로 이미 약속한 상태다.
금융시장 활황 분위기를 타고 시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4347명에 불과했던 금융업 종사자는 올해 7월 5922명, 8월엔 6489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의 숫자도 그만큼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이와 함께, 한편에선 금융업 종사자들의 ‘통 큰’ 소비행태도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 9월 한 뱅커는 한꺼번에 2만6천만파운드(약 5천만원)어치의 샴페인을 구입했는가 하면, 한 펀드매니저는 어느 클럽에서 그날 저녁 그 클럽에 온 모든 손님들을 대신해 계산을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날 이 펀드매니저가 치른 술값은 모두 3만6천파운드(약 7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시장 활황 여파는 부동산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호화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 밖에 BMW, 포르셰, 재규어 등 고급차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는 중이다.
시티에 너무 많은 페라리가 돌아다니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한 자동차 딜러의 말은 시티의 요즘 분위기를 잘 드러내주고 있는 셈이다.
구시영/ 객원기자 hpgo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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