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연재인터뷰]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재인터뷰]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5.11.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수의 심층대담/10년 후 한국의 1등 기업 CEO를 만나다 ③ 지난 대담 ① 구학서 신세계 사장 ② 신헌철 SK 사장 김광수 조선업은 2003년부터 선박 수주량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선업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배를 만드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유조선도 있고, 초대형 운반선, 컨테이너선 그리고 대우조선이 자랑하는 LNG선, 방위산업과 관련한 특수선, 해상구조물 등 종류가 아주 복잡하다.
조선업이 어떤 산업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면 좋겠다.
정성립 한마디로 하면 조선업은 철을 가공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옛날에는 배가 주로 목선이었지만, 요즘은 전부 철로 돼 있다.
조선소에서는 철을 구매해 물에 뜰 수 있는 각종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 구조물의 크기가 아주 크다.
예를 들면, 주력 종목 중 하나인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초대형 유조선)는 30만톤이 넘는다.
쉽게 감이 안 올 텐데, 부산 인구를 500만명이라고 잡고 1인당 체중을 60kg으로 계산했을 때 부산 인구 전체의 무게가 그 정도 된다.
넓이로 따지면 축구장 4개가 들어간다.
이처럼 규모가 큰 구조물을 만드는 일이라 다른 산업과는 특성이 많이 다르다.
우선 옥외 작업의 비율이 높고 자동화도 어렵다.
자동화를 하려면 자동차산업이나 전자산업에서처럼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놓고 이동시키면서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박은 이게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조선소의 시설도 엄청나게 규모가 커야 한다.
이건 초기에 많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없이는 대형 조선업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 기술이다.
초기 투자비는 많이 들고 자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선박 건조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리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런 점에서 조선업은 기술집약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IT 기술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조선소 운영에 접목되고 있다.
▲ 박미향 기자
김광수 말씀하신 대로 조선업은 노동집약 산업과 자본집약 산업, 기술집약 산업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 같다.
자동화가 어려운 데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적이고, IT기술과 접목된 관리 프로세스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정성립 다른 상품의 경우 미국, 유럽, 중국 등으로 지역적인 시장 구분이 있고, 어느 정도는 각각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박시장에는 그런 구분이 없다.
하나의 세계 단일 시장이 있을 뿐이다.
모든 바다가 서로 연결돼 있고, 그 바다를 오가는 것이 바로 선박이기 때문이다.
선박을 사는 바이어의 숫자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특히 우리 같은 대형 조선소에 발주할 만한 능력을 가진 해운선사는 세계적으로 모두 합쳐도 100개 정도 될까 말까하다.
이처럼 단일 시장에 고객수도 한정돼 있어 상당히 진입이 어려운 곳이 또 선박시장이다.
이 시장에는 유행이라는 게 없다.
선사들은 배를 구매해서, 그걸로 다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를 보기 좋게 만든다고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과 성능이 모든 걸 결정한다.
김광수 조선업의 업황은 세계 경제의 변화와 함께 움직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가 호황이면 해상 물동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선박 수요 역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나. 정성립 전통적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률과 세계 해운시장의 물동량은 거의 비례해서 올라갔다.
성장률이 올라가면 물동량도 따라서 같이 증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현상이 깨진 느낌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에 비해 물동량이 훨씬 현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아웃소싱과 중국의 에너지 수요 등 2가지다.
1990년대만 해도 아웃소싱은 역내에서 이루어지는 게 대부분이었다.
유럽의 경우 유럽 내에서 거의 해결이 됐고, 육로를 통해 제품을 수송됐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하면서 중대한 구조 변화를 겪었다.
많은 원자재가 중국으로 가고, 거기서 가공돼 다시 수출되고 있다.
원거리 아웃소싱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 에너지 수요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중국은 자체 내에서 원유를 자급자족해왔다.
그러나 고도성장이 계속되면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되니까 지금은 막대한 양의 원유를 수입해 쓰고 있다.
그동안은 없었던 엄청난 물동량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경제의 등장이 컨테이너시장과 탱커(유조선)시장의 유례없는 활황을 가져왔다.
중국처럼 거대한 나라가 연평균 8~9% 성장을 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이 지금처럼 8~9%의 성장을 하는 한 물동량도 계속 증가하겠지만, 이런 상태가 무한정 갈 수는 없다.
언젠가는 중국 특수도 끝이 날 것이다.
김광수 중국 특수와 관련해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90년대 말까지도 세계 조선시장은 공급 능력이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공급 과잉 상태였다.
그래서 일본 조선업체들 같은 경우 장기간에 걸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이후 중국 특수가 갑자기 생기면서 최근에는 수급의 측면에서는 조금 타이트하게 바뀐 면이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이 일시에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기 시작하면, 그게 완공되는 시점에는 심각한 공급 과잉의 문제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박미향 기자
정성립 90년대는 공급 과잉이었던 게 분명하다.
지금은 중국 특수로 인해 일부 선종(船種)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못 쫓아가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지나면 해소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게 언제쯤이 될 것이냐다.
선종마다 좀 다르기는 한데 LNG선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춰지는 걸 10~15년 뒤로 본다.
탱커는 LNG선보다 조금 짧은 시간, 컨테이너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공급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언젠가는 세계 조선업의 대대적인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조선업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은 우리가 절대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일본이 1위, 한국이 2위, 중국이 3위다.
그래서 중국을 우리의 직접적인 위협세력으로 인식하는 데 익숙해 있지만, 조선업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조선시장에서는 한국이 1위, 일본이 2위, 중국이 3위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한국이 40%, 일본이 35%, 중국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엄청난 설비투자를 하며 맹추격을 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제일 먼저 잠식할 시장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 갖고 있는 시장이다.
적어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와야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김광수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웃음) 일본은 자체적으로 해운업이 크게 발달돼 있다.
어느 정도의 자체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수시장이 거의 전문한 상태다.
중국이 곧바로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정성립 우선 2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일본 조선업은 일본이 자랑하는 다른 산업과는 위상이 조금 다르게 상당히 낙후돼 있다.
일본이 만드는 배는 우리나라에 비해 기술적으로 떨어지는 저부가가치 선박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이제는 우리가 거의 만들지 않는 주로 벌크선 같은 것들이다.
바로 중국이 가장 먼저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다.
두 번째로, 물론 일본의 자국 내 해운은 세계 1위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선은 세계 단일 시장이다.
일본 시장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일본 해운회사들도 이 시장에서 똑같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비싼 값을 주고 일본 조선소에서 배를 살 수는 없다.
유럽 선주는 한국에서 100원에 배를 사는데, 일본 선주는 일본 조선소에서 120원에 산다면 도저히 경쟁이 될 수 없다.
일본 해운회사들도 결국은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광수 최근의 선박 수주량 폭증은 중국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선 역사적으로 보면, 70년대 오일쇼크 전후로 조선업은 수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호황을 누렸다.
그 이후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10년 넘게 불황을 겪다가 90년대 후반부터 수주량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선박 수명을 20~25년으로 볼 때 90년대 후반 이후 수주량이 증가한 데는 70년대 건조했던 배들의 교체 수요도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또 하나는 금리 요인이다.
선박을 사는 선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다.
자신들도 배를 구매해 운송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회수 기간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선박을 사면 평균적으로 8년 정도는 지나야 원금 회수가 가능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2년6개월에서 3년이면 투자 회수가 끝난다.
2001년부터 세계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다 보니 투자 회수 기간이 짧아지고, 배를 사는 데 큰 부담이 없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런 2가지 요인에 의한 선박 수요의 증가가 서서히 마무리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데 있다.
정성립 상당히 일리 있는 말씀이다.
금리와 해운 투자는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동안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기 때문에 해운 쪽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은 분명하다.
세계 컨테이너시장의 최대 빅 플레이어인 독일의 KG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투자자들이 은행에 돈을 넣는 대신 해운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고, 그 자금으로 컨테이너선을 사서 운항한다.
만약 금리가 올라가면 이런 식의 펀딩은 어려워진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90년대는 금리가 워낙 높아 선주들이 배를 살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에서 8%의 낮은 금리로 자금지원을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리보(LIBO: 국제금융 거래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간 금리)가 4% 이하라 수출입은행이 할 일이 없다.
걱정되는 부분은 금리가 다시 올라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운 쪽의 자금 동원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조선소들도 업계, 정부와 함께 파이낸싱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배를 잘 만드는 데만 치중했지만, 이제는 파이낸싱 능력에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김광수 철강 등 원자재가격의 폭등이 조선산업의 또 다른 골칫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03년에는 조선업체들이 큰 이익을 냈지만, 2004년에는 이 때문에 대부분 적자였다.
우리 업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선박 수주량도 늘고, 선가(船價)도 놀랐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외화내빈(外華內貧) 아닌가. 정성립 원자재값 폭등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짓고 있는 배들은 대개 2003년에 수주한 물량이다.
2003년에는 강재의 톤당 가격이 350달러 정도밖에 안 됐다.
그런데 막상 배를 지어야 할 때가 되니 강재가격이 톤당 720달러로 배 이상 뛰었다.
우리 같은 경우 1년에 100만톤의 강재를 쓰고 있다.
1년으로 따지면 강재 구입에만 무려 3억5천만달러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
이건 처음 견적할 때 잡았던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기만 했더라면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았을 돈이다.
그런데 지금 견적을 내는 배들은 현재의 강재값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만약 지금 수주한 배를 짓게 되는 2008년경에 강재가격이 500~600달러로 내려간다면, 올해 손해났던 부분을 대부분 만회할 수 있다.
강재값이 올랐다고 선주한테 보상을 못 받는 것처럼, 강재값이 내렸다고 선주에게 돈을 돌려줘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이 제철소를 많이 세워 올해부터 강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돌아섰다.
장기적으로 강재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김광수 조선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원자재가격과 선가를 연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 박미향 기자
정성립 그런 형태가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선주에게 그걸 강력하게 주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선사들도 결국 화주에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선주가 배를 사기 위해 파이낸싱을 하려면 화주에게 COA(장기화물운송계약)를 받아 은행에 내야 한다.
그래야 은행이 믿고 돈을 빌려준다.
선주가 가격 연동을 하고 싶어도 화주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화주들은 확정된 가격을 원하다.
현재 POSCO에서 분기별 가격으로 강재를 사오고 있는데, 이를 2년 정도로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잘 성사가 되면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다.
김광수 이제 구체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문제로 들어가자.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은 어떤 게 있나. 정성립 우선 조선소의 레이아웃이 자주 좋다.
처음부터 100만평이라는 넓은 부지에 터를 잘 잡아놓았다.
다른 업체들은 터를 좁게 잡고 출발해 계속 확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설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또한 워크아웃 과정에서 이미 강력한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회사가 어려웠던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정신적인 자세도 달라졌다.
이제는 독립 기업이기 때문에 그룹회사들처럼 누구한테 도움을 바랄 수도 없다는 걸 잘 느끼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마지막으로 독립적으로 투명하게 경영을 하기 때문에 갖는 강점이 있다.
워크아웃 졸업하고 쭉 흑자를 내왔는데, 투명성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회사의 부가 밖으로 유출되는 일이 벌어질 수가 없다.
수익으로 차곡차곡 쌓인 자금이 고스란히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쓰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쓰는 것과 우리처럼 조선소 자체의 시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본다.
김광수 몇 가지 강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 걸로는 좀 약한 것 같다.
(웃음) 다른 어떤 조선사도 따라올 수 없는 대우조선해양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뭔가. 당장은 부족하더라도 이런 식의 경영전략으로 가면 5년, 10년 뒤에는 분명히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런 것도 좋다.
정성립 선박시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차별화를 주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선박이라는 상품은 새로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모델을 멋있게 만들어낸다고 많이 팔리지 않는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건을 싸고 튼튼하게 만드는 길밖에는 없다.
하지만 미래전략과 관련해서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말씀해 주신 대로 조선시장의 불안요인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기술과 모든 노하우의 허브가 되고, 생산은 생산비가 적게 드는 글로벌 사이트를 통해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루마니아에 갖고 있던 수리 조선소를 신조 조선소로 전환했고, 중국에도 투자를 해 글로벌 소싱 능력을 갖추었다.
또한 오만 정부와 협약을 맺어 오만의 수리 조선소를 위탁경영하기로 했다.
동남아에 한두 군데 정도 전문화된 조선소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뒤 한국 내에서 생산이 어려워지더라도 기술은 우리가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글로벌 조선기업으로 생존하겠다는 것이다.
김광수 물론 인건비라는 측면에서 국가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안정적인 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성립 조선업은 사실상 배를 조립하는 것이다.
그 안에 들어가는 엔진이나 파이프 등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루마니아 조선소만 보더라도 자재의 90%를 한국에서 가져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배는 해외에서 조립을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것들은 한국에서 다 공급해 주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조립까지 한국에서 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독립 기업이 그룹사보다 강한 이유
대우조선해양은 완전한 독립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룹 시절의 추억은 이제 ‘대우’라는 이름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요즘, 대우조선해양은 재벌체제와 독립경영체제가 어떤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독립’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성립 사장은 그룹사와 독립 기업은 회사의 미래전략을 짜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그룹사는 자기 나름대로의 미래전략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룹 차원의 미래전략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룹 차원에서 IT, BT, NT쪽으로 가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그룹 내 중후장대형 계열사는 매각해 가용 자원을 집중하는 식의 전략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만의 시각으로 독자적인 미래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그만큼 투자 효율성이나 장기 생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정 사장은 “그룹사의 경우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언제든 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무조건 여기서 생존해야한다는 절대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며 “그것은 엄청난 차이”라고 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네크워크 구축이라는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발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그룹소속이 다른 경쟁사들은 그렇지 못하다.
약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1950년 서울 출생 1972년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1974년 한국산업은행 입사 1981년 대우조선공업 입사 1989년 대우 오슬로 지사장 1995년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 이사 1997년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관리본부장 상무 1999년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관리본부장 전무 2000년 대우조선공업 지원본부장 2001년 대우조선해양 사장 소개/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 김광수 소장은 2000년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설립해 기업 컨설팅과 정부 정책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컨설팅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정기적으로 경제 보고서를 제공하는 유료회원제 사업도 하고 있으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등 주요 정부부처와 대기업, 금융기관 CEO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