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에디터스메모]저축은행의 부활 찬가
[에디터스메모]저축은행의 부활 찬가
  • 편집장 최우성
  • 승인 2005.12.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주 <Economy21>은 커버스토리로 저축은행의 변화를 짚어봤다.
최근 저축은행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주식시장에선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고공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M&A 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대표적인 부실 금융기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것에 견주면 실로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부활 찬가가 드높은 것은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예전에 비해 개선된 데 힘입은 바 크다.
IMF 사태와 카드 사태의 여파 속에 직격탄을 맞았던 저축은행 가운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신사업 개발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한 경우가 많다.
이 저축은행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은 단지 시장의 대표주로 떠올랐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저축은행에 대한 재평가는 현재 한국경제에서 금융 부문이 놓인 현실에 대한 평가와 한데 맞물려 있다.
저축은행이야말로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른 탓이다.
특히 IMF 사태 이후 비슷한 과정을 경험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선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게을리한 채,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인 영업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저축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해 보인다.
대부분의 시중 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국민경제라는 거시적 시각을 잃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소매금융 분야까지 시중 은행이 장악함으로써 서민금융기관의 생존 기반 자체가 위협받는 일도 다른 나라 경험에 견주면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저축은행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일은 아직 시기상조인 게 분명하다.
저축은행의 앞날엔 여전히 여러 암초가 놓여 있다는 사실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경기 회복 속도나 금리의 향방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추가 하락 여부 등 2005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마무리하고 있는 저축은행에겐 험난한 고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설령 M&A를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성장 경로와 같은 커다란 밑그림이 불투명하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사례에 견줘 현재 거론되는 몇몇 대안에 대해선 좀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저축은행은 분명 변화의 과정에 서 있다.
금융권의 미운 오리새끼 신세에서 벗어나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축은행의 부활이 단지 저축은행만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는 건 나라 경제 전체적인 시각에서 저축은행이 담당해야 할 몫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부활을 한국경제가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소중한 계기로 삼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