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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의 시장읽기]경제지표를 보는 상반된 시각
[이영원의 시장읽기]경제지표를 보는 상반된 시각
  • 이코노미21
  • 승인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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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의 처지가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주식 시장은 연일 거듭되는 사상 최고가 행진으로 어느 때보다 여유있고 풍족한 모습인 반면, 채권 시장은 금리 상승이 이어지며 상당수의 채권형 펀드가 손실 가능성에 시달리고 있다.
금리의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데, 채권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주식 시장에는 주가 상승의 근본적인 이유가 되지만, 동시에 금리 상승을 유발해 채권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 가격이 경기 동향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률 역시 채권 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며, 경기와 물가 두 가지 요인의 조합에 의해 금리의 대부분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의 물가 동향은 뚜렷한 움직임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 요인이 채권 가격 하락의(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경기 추이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섰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진행 중이다.
내수와 수출, 두 가지 성장 축이 균형 잡힌 동반성장의 궤도에 들어섰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되지만, 여전히 내수회복의 뚜렷한 증거를 찾기 힘들다는 주장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반된 주장은 특히 주식 시장에서는 경기에 대한 강한 긍정론에, 채권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에 치우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부분이다.
각각의 입장에서 유리한 쪽으로 경기 상황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자. 산업 생산이 지난 2004년 10월에 비해 8.0%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는 9월의 증가율 7.3%를 넘어선 것이고 당초 시장의 일반적인 예측치였던 7.0%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를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수치가 6개월 이상 증가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임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주가 역시 이에 따라 상승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채권 시장은 산업생산 증가가 특정한 산업에 너무 치우쳐 있음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전체 산업생산에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증가율은 1.6%에 그치고, 반도체에 영상음향통신산업까지 제외할 경우 증가율은 0.3%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즉 반도체와 일부 미디어기기를 제외하면 여타 산업의 성장률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종합지수에서도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로 인해 금리가 더욱 오르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물론 정답은 하나일 것이다.
각각의 시장에 맞춰 해석을 다양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진단과 전망 역시 분석가의 주관적인 입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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