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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경제 전망해 보니
2006년 한국경제 전망해 보니
  • 곽영훈/ 하나증권 이코노미스
  • 승인 2005.1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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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와 수출이 '쌍끌이' 성장 이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해에는 희망을 가져도 좋다.
2002년 이후 4년 만에 내수와 수출 경기가 고르게 성장하고, 경제성장률도 올해 3.9%보다 높은 5% 정도로 무난한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경제성장의 무게중심이 내수보다 외수 쪽에 실리고, GDP성장률은 하반기보다 상반기가 약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중반에 순환적인 소비회복이 마무리되고 나면 구조적인 제약 때문에 소비회복 속도는 완만해질 것이다.
설비투자도 회복이 예상되지만 경기상황이 달라질 정도로 큰 폭은 아니다.
IT경기 회복이 투자수요를 자극하겠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변화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된 세계 IT경기의 회복세와 이로 인한 수출호조는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수출의 역할이 비교적 클 것이다.
한편, 6개월 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가 올해 중반 이후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경기회복이 그만큼 가속화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선행지수의 상승이 실물지표보다는 주가 등 금융지표에 의해 상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회복의 관건은 주가상승의 내수자극 여부이다.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득 양극화나 소비성향의 둔화 등과 같은 구조적 제약 때문에 소비회복이 제한적이거나 설비투자의 회복이 불발에 그친다면 실제 경기회복세가 선행지수를 따라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IT 재고조정 완료, 경기회복 기조 뚜렷해져 새해 경기회복은 IT와 수출이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된 IT경기의 회복은 첫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IT제품의 매출 회복, 둘째, 미국 IT경기를 반영하는 테크펄스(Techpulse) 지수 상승, 셋째, 세계 IT경기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일본 IT장비 수주의 상승 전환 등을 감안할 때 200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IT경기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수요구조의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첫째, 지난해 중반부터 1년 이상 한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IT부문의 재고조정이 충분하게 진행되었고, 둘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소재에 대한 수요가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으며, 셋째, 미국의 경기호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진하던 일본, EU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함으로써 IT제품에 대한 수요확대가 기대된다.
국내경제는 특히 IT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의 저성장은 IT 재고 조정과 수출둔화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소비회복이 시작된 상태였지만 IT 재고를 급속하게 줄이는 과정에서 생산부진과 경기위축이 발생하였다.
반대로 올해 중반 이후에는 IT 재고 조정이 종료됨으로써 경기의 회복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내년에도 IT호황이 이어지면서 수출과 생산이 증가하고, 여기에 어느 정도의 소비회복만 더해지면 견실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내년에도 내수보다는 수출이 국내경기를 선도할 것 같다.
올해 3분기 들어 IT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호조와 중국의 수입증가율 회복 등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내년에도 국내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올해 중반부터 IT경기가 회복되기 시작되면서 세계교역의증가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또한 달러의 약세 전환으로 세계교역의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호조를 선도할 것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보면, 올해 초부터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던 소재수출이 4분기부터 다소 회복되는 추세이고,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 새로운 수출호조품목이 등장함으로써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당분간 20%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IT수출이 급증한 결과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증가 추세에 일시적인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제한적 내수 회복세로 이어갈 듯 소비는 올해 초반부터 꾸준한 회복세를 유지해 왔지만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내년에는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소비회복세는 8월을 정점으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
조만간 소비증가율이 다시 상승하겠지만 실질임금 증가율이 5% 내외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증가율이 이 수준을 상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기대소득의 저하와 소득의 불확실성이 소비부진의 근본 원인이며, 소비자 기대지수도 소비의 중심인 4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이는 퇴직연령의 저하 등에 따른 이 연령대의 기대소득 하락을 반영한다.
또한 소득격차의 확대, 고소득층의 해외소비 급증도 국내의 소비 부진을 초래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계부채의 상존, 교역조건과 실질소득의 악화 등 구조적인 제약이 내년에도 소비회복의 가속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설비투자는 국내경제의 안정성장을 반영해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이후 설비투자는 증가율 자체가 과거보다 크게 하락하였고, 변동성도 축소되었다.
같은 기간 일본경제가 기조적인 설비투자 회복을 통해 10년 이상 지속되었던 장기침체에서 탈출한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의 부진은 첫째, 생산설비의 해외이전 가속화와 이에 따른 국내 설비투자의 상대적인 부진, 둘째, IT부문·수출기업·대기업 등에 편중된 설비투자의 진행, 셋째, 설비투자 주력부문의 신중한 투자 경향 등이 원인이다.
내년에도 세계경제의 호조가 국내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성장률이 올해 수준을 상회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국내경제도 새해 중반에 5%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에는 소폭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는 새해에도 국제유동성이 미국에 유입됨으로써 부동산경기와 소비에 의해 호황을 지속하는 기본 구도를 유지할 것이다.
다만 지속적인 금리인상의 효과와 감세규모의 축소 등에 의해 내년 중반 이후 GDP성장률의 완만한 둔화는 불가피하다.
또한 부동산, 소비, IT로 대표되는 미국 경제의 선도부문들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새해에는 미미하나마 성장률 하락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경제는 일본경제와 매우 유사한 궤적을 실현하고 있다.
올해 중반부터 일본경기가 IT와 수출 회복을 통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국내경기회복의 지속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 유지 올해는 달러와 원화의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었지만 내년에는 달러 약세, 원화 강세로 구분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의 달러 강세는 국제유동성의 미국 집중이라는 금융요인, 원화강세는 경상수지흑자라는 실물요인이 있었다.
내년 들어 달러의 약세전환은 미국과 주요국 간의 금리 차 축소, 일본과 EU의 상대적인 경기호조가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세계경제가 교역을 중심으로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02년 초부터 4년간 지속된 원화강세가 국내경제의 내수비중 축소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새해에는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1천원 전후로 강세를 보임으로써 내수를 활성화시켜 내· 외수의 균형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큰 폭은 아니지만 금리상승이 예상되고, 이는 실물경제의 확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마감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일본이 양적 완화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EU도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정책기조의 변화를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외의 시장금리는 제한된 폭이나마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변동 폭이 미미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국제유동성의 확대에 의해 호황이 유지되는 미국경제와 고정투자 중심으로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두 축이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환경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두 가지 측면에서 상승재료를 꾸준히 제공하게 된다.
미국으로 유입된 국제유동성은 다시 세계시장과 상품시장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로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원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은 소재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IT와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다양한 산업부문에 생산증가와 이윤확대의 기회를 제공한다.
즉 내년에도 미국은 금융측면에서, 중국은 실물경제의 측면에서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영훈/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 economist@hana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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