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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재고조정 마무리·무역수지 개선 힘입어
[미국]재고조정 마무리·무역수지 개선 힘입어
  • 홍춘욱/ 조흥투자신탁운용
  • 승인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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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둔화 가능성에도 3%대 중반 성장은 유지할 것 2005년 미국경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FFTR)가 4.25%까지 인상되고, 교역가중 달러가치가 12.13% 절상(12월22일 기준)되는 가운데에서도 2005년 3분기 4.1%(전기비 연율)의 고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2005년 미국경제가 놀라운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시중금리의 안정을 빼놓을 수 없다.
13번에 걸친 정책금리의 인상 속에서도 미국의 10년 만기 재무성증권 수익률은 4%대 초반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 부동산 시장은 20세기 최대의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부동산 가격(중간 값 기준)은 35.9% 상승했고, 지난 1년간의 가격 상승률은 무려 16.4%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민간소비 부양으로 직접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고 가계의 저축률이 0%까지 떨어지는 등 미국경제의 건전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에 하나 외부 충격에 의해 금리가 급상승할 경우, 지난 1990년대에 일본이 겪었던 것과 같은 복합불황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잠재적인 위험을 차단하려는 정책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로 FRB의 정책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있음에도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과 부동산 임대료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근원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도국의 적극적인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2005년 달러가치가 12% 이상 상승하며 수입물가의 개선을 가져온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공장 가동률이 80%선에 그쳐, 90년 말 IT 버블에 늘어난 생산설비가 여전히 완전히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물가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근원물가의 안정과 함께 시장금리를 지탱한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실질정책 금리가 역사적인 평균(1.5%포인트)을 크게 상회(2005년 12월 현재 2.1%포인트)하면서 2006년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컨센서스대로 1분기까지 1∼2차례의 정책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실질정책 금리는 2.5%포인트를 상회해 상당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물가와 성장 전망이 모두 ‘하락’에 맞춰지는 만큼, 시장 금리의 상승 이유가 없다는 것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인 셈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처럼, 2006년 미국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까? 이 질문에 대해 ‘둔화되긴 하지만, 그 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요인 때문이다.
먼저 실질정책 금리의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출이 둔화되고 부동산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점차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은 경제성장률의 하향세를 저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005년 2분기와 3분기 기업재고의 감소 규모는 각각 42억 달러와 197억 달러(연율 기준)를 기록해 성장률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과거 기업재고의 감소세가 1년 이상 이어진 경우가 드물었던 데다, 최근 발표된 전산업 재고/매출 비율이 역사상 최저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기업재고의 추가적인 감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기업재고뿐만 아니라 무역수지 역시 2006년 성장률 둔화를 저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미국의 무역수지는 688억9천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06년에는 소비재 수입의 둔화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제유가마저 10월을 고비로 점차 하향 안정되고 있어서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책금리의 인상이 2006년 1분기로 마무리될 경우, 다시 달러 약세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무역수지의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설비 투자의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M&A와 보수적인 투자의 영향으로 기업 보유 현금은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업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는 점은 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특히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달러 약세도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이다.
물론 아직 제조업의 공장가동률이 80%선에 그쳐 투자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투자 증가세의 탄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IT 등 일부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압력이 계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2005년의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06년 미국경제는 실질 정책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둔화의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재고·무역수지·투자 부문의 개선에 힘입어 3%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춘욱/ 조흥투자신탁운용 투자전략팀장 cwhong@chb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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