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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새 주인은 누가?
외환은행 새 주인은 누가?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5.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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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대 하나은행 한판 승부…론스타 탈출 여부도 관심 2006년 금융권 최대의 화두는 매물로 나온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이냐다.
인수전은 이미 2005년 말부터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김종렬 하나은행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그동안 언급을 꺼렸던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황영기 우리은행장까지 나서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낫겠다”고 훈수를 뒀다.
여기저기서 입질을 해대면서 외환은행의 주가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
매물로 나올 외환은행의 지분 79.1%는 시가로 무려 6조7천억원 규모다.
유력한 후보였던 HSBC가 최근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현재로서는 국민은행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 뒤를 하나은행이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민은행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자산규모가 270조원으로 2위인 신한금융지주의 160조원과도 크게 격차를 벌리게 된다.
특히 외환은행의 카드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카드 자산규모가 10조7천억원으로 1위 삼성카드 13조6천억원에 바싹 다가서게 된다.
강 행장이 인수의사를 밝힌 뒤 국민은행의 주가가 가파르게 뛰어오른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증권 유재승 연구원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4조6천억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부정적이다.
시너지 효과도 일부 있겠지만 영업망의 중복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방법. 이 경우 금융감독원의 자회사 출자제한 때문에 최고 3조8천억원밖에 출자할 수 없다.
하나은행처럼 외국계 자본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아예 주식을 100% 사들여 합병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도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금조달도 만만치 않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으로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기도 부담스럽고 내버려두자니 다른 은행에게 넘어가 타격을 받게 될 일도 걱정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강 행장이 인수 의사도 없으면서 가격을 올려 하나은행 등에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햇다.
한편 하나은행도 절대 뒤쳐질 수 없다는 기세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단숨에 국내 2위가 된다.
지점 수는 3위, 카드 자산규모는 4위가 된다.
유 연구원은 하나은행의 경우도 시너지 효과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한 하나은행의 경우 국민은행과 달리 자회사 출자제한을 받지 않는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국민은행보다 더 자유로운 셈이다.
그런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은행 인수를 반대하고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능력이 없어 외국계 자본을 더 끌어들이거나 외상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외환은행은 외상매각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는 우량은행”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또 “외환은행은 당기순이익과 자산건전성, 수익성 등 모든 지표에서 하나은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이나 독자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여력은 없는 상태다.
어떤 경우든 외국계 자본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론스타가 과연 외환은행 탈출 작전에 성공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이미 탈세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데다 최근 2003년 매각 당시 문건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불법 매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정권 차원의 비리사건으로 보고 정치 쟁점화할 계획이다.
최경환 의원 등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무효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국정조사에 특검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론스타는 최근 국세청을 사과 방문하고 세금 납부를 약속하는 등 부쩍 여론에 신경 쓰는 모습인데 5조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챙겨서 빠져 나가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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