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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용의 베스트FP를 찾아서]재무설계는 고객과의 믿음을 먹고 자라는 나무
[김일용의 베스트FP를 찾아서]재무설계는 고객과의 믿음을 먹고 자라는 나무
  • 김일용
  • 승인 2006.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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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응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PB팀장 “돈에도 철학이 있듯이 자산관리에도 명확한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FP(재무설계사)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김인응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PB팀장(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은 선문답하듯 철학 얘기부터 꺼냈다.
어느 분야건 ‘도사’의 경지에 오르면 ‘철학’부터 이야기한다더니 김 팀장이 딱 그랬다.
그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전문가는 특히 철학이 명확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가 우리은행 최초의 PB였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부터 PB로 활동한 그는 다양한 경험으로 2002년에는 개인금융분야의 신지식인에 올랐으며 지난해 상반기 평가에서는 ‘최우수 PB’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우리은행 PB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지점을 맡아 본격적인 재무설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 팀장은 현재 200여 명에 이르는 고객들의 자산 수백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신뢰 얻을 때 가장 큰 보람 이제 은행의 PB서비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전엔 PB서비스가 VIP마케팅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단기 투자 중심의 재테크에서 머물렀다면, 지금은 체계적인 재무설계를 통해 장기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의 투자목적과 기대수익률, 자금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른바 ‘포트폴리오 영업’을 하고 있다”며 “꾸준한 사후관리를 하다 보니 이제 고객들의 만족도도 몰라보게 높아졌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요구수준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단다.
김 팀장은 “과거에는 단순한 자금운용에만 머물렀지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상담요청이 들어온다”며 “종합적인 금융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사업승계 대책이라든지 증여 및 상속문제 등에 대한 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가 발달할수록 고객의 요구는 더 빨리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김 팀장의 스케줄은 밤낮이나 주말이 늘 꽉 짜여 있다.
그는 “PB업무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저녁과 주말 스케줄을 항상 고객이 정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나머지 시간에는 고객이 요청한 자산운용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고객과 부동산 투자를 위한 현장답사를 동행하는 등 24시간 365일 고객과 함께 하고 있단다.
그는 “고객의 개인 업무와 경조사는 기본이고 밤낮없이 고객의 요구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 아무리 ‘철인’이라도 이 정도면 지칠 법도 할 텐데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까? 김 팀장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때 가장 보람 있다”며 “신뢰를 얻은 고객으로부터 주위의 친인척을 소개받았을 때 불끈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또 고객이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거나 다양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고객이 만족해 할 때 뿌듯한 ‘황홀경’에 빠지게 된단다.
김 팀장은 은행 PB업계의 맏형답게 ‘고객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상담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PB로서의 개인 실적도, 은행의 수익도 아닌 바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은행에 소속된 입장에서 고객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는 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대부분은 자신의 회사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고객의 이익과 상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김 팀장은 매우 단호했다.
“아무리 다른 금융기관의 상품이라도 고객이 원하거나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이라고 생각될 경우 금융회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 “타 회사 상품이라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해 드린다”고 그는 말했다.
단순한 상품판매전문가에서 벗어나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관리자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분명한 믿음이다.
그렇다면 그가 다니는 은행에서는 그의 이런 생각을 싫어하지 않을까? 김 팀장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회사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에겐 5~10쪽 분량의 간결한 제안서 제 적지 않은 FP들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고객들의 투자지식이 날로 높아지면서 우선 의심부터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첫 만남을 위해 고객에 대한 치밀한 사전준비가 중요하다”며 “고객 주변의 인물 등을 통해 고객의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나름의 노하우를 들려줬다.
그 역시 고객의 신뢰를 얻어 고객과 종합적인 재무설계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짧게는 3개월에서부터 길게는 무려 1년이 넘는 경우도 많다.
고객이 시험하는 기간이 길수록 신뢰의 깊이도 커진다는 게 김 팀장의 믿음이다.
일단 신뢰를 얻으면 재무설계 제안은 어떻게 할까? 김 팀장은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특징이 있는 포트폴리오를 2~3가지 준비한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하거나 몇몇 부분을 재조합해서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때 고객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죠. 좋은 제안서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에요.” 김 팀장의 경우 5~10쪽 정도의 간결하고 명료한 제안서를 고객에게 제공한단다.
물론 세부적인 항목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각종 데이터를 첨부하기도 한다.
PB 1세대이다 보니 김 팀장은 후배 재무설계사들로부터 많은 상담요청을 받곤 한다.
그는 그럴 때마다 ‘전문지식과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단다.
김 팀장은 “전문지식만큼 중요한 것은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숨겨진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먼저 제안하는 상담기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어깨너머로 대충하지 말고 깊이 있는 공부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의 꿈은 국내 최고의 재무설계 전문가다.
그는 “고객이 잘되는 게 내 자신이 잘되는 길”이라며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일용/ FPnet 금융컨설팅팀 과장 xoll@fp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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