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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기자의 영업왕 열전]김장 청호나이스 처장
[장승규기자의 영업왕 열전]김장 청호나이스 처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6.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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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 기자의 영업왕 열전 ⑪/ 그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청호나이스 김장(52) 처장은 회사 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영업맨이지만 차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걷는다.
대신 그러는 동안 끊임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핸드폰 안에 저장된 181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눌러보면서 그 사람과 관련된 것들을 연상해본다.
그가 관리하는 판매직원이라면 뭔가 고민은 없는지, 고객이라면 언제쯤 다시 방문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계획을 세운다.
어느 때부턴가 갖게된 그만의 독특한 습관이다.
그는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도 좀처럼 지우지 않는다.
용량이 꽊차 자동삭제될 때까지 그대로 둔다.
틈나는 대로 보면서 뭔가 해줄 말을 준비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다.
광고기획사 사장에서 정수기 영업맨 변신 김 처장은 이런 부지런함으로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지난해 또 한번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김 처장이 이끄는 팀이 올린 매출은 90억원. 지난 1999년 광고기획사 사장에서 정수기 영업사원으로 변신한 지 6년만에 거둔 결실이다.
“사장까지 했던 사람이 영업한다고 하면 다들 놀라지요.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아요. 영업은 땀 흘리며 노력한 만큼 정직한 댓가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벽돌 한 장을 나르면 벽돌 한 장 값을 정확히 벌 수 있지요.” 김 처장은 IMF 사태 이후 겪은 아픈 경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스스로 “홍수에 떠내려가는 썩은 고목”이란 생각이 들 만큼 실의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그는 1977년 홍보영상물을 제작하는 작은 광고기획사를 창업해 한때는 직원을 40여명 정도 둘 만큼 사업이 번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IMF 사태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거래 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면서 직원들 월급도 못 줄 만큼 심각한 경영난이 찾아왔다.
“적자는 계속 쌓이고 그렇다고 폐업도 못하는 처지였지요. 집에서는 무능한 가장, 회사에서는 무능한 사장, 아무리 몸부림쳐도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어요.” 직원들 보기 미안해 출근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복권 당첨이라는 헛된 꿈에 메달려보기도 했다.
“그러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건 없다는 거죠. 노력한 만큼 댓가를 얻을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회사를 계속 운영하며 퇴근 후 정수기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 가서 볼펜 한 자루 팔아본 적이 없던” 그에게 영업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전까지 홍보영상물 만들면서 일주일씩 집에 못 들어간 적은 있지만 영업은 처음이었지요. 막막하더군요. 그때 아내가 정말 영업을 할 작정이면 자기한테 먼저 팔아보라고 했어요. 어차피 할거라면 제대로 해보라는 거였죠. 아이들까지 다 불러 놓고 교육받은 대로 ‘FM’대로 그대로 했지요.” 회사에서 배운 대로 ‘물 실험’을 해보이자 반응은 뜨거웠다.
될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김 처장은 처음 2달 만에 7천만원어치의 정수기를 팔았다.
이후 회사를 후배에게 넘겨주고 본격적으로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정수기 영업은 주로 ‘연고 판매’ 위주로 이루어진다.
혈연, 학연, 지연 등을 최대한 활용해 가까운 곳에서부터 점차 대상을 넓혀가는 것이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것은 쉬운 점도 있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초기의 창피함과 거절당했을 때의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게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다.
김 처장은 “처음에 자신감을 얻으려면 우선 가까운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저절로 자신감이 생기고, 나중에는 누구한테든 물건을 팔 수 있게 된다”고 했다.
- 영업 비결은 뭔가? “가장 중요한 건 적극성과 자심감이지요. 그래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영업은 결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봐요.” 정수기 영업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가격’이다.
대당 가격이 100만원이 훨씬 넘어 쉽게 사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정수기는 필터가 1~2개뿐인 여과기에 불과하지요. 처음에는 어느 정도 정수 효과가 있지만 며칠 지나면 불순물과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짠뜩 끼어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어요. 이런 설명을 하면 대게 구매 필요성을 느끼지만, 문제는 가격인 거죠.” 김 처장은 정수기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제품”이라고 믿는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고, 누구에게든 팔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정수기는 한번 들여 놓으면 온 식구가 1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잘 쓸수 있지요. 비싸다고 하지만 사실 약값 들이고,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그 돈은 다 나가는 거에요.” 물론 단순한 ‘설명’만으로 고객의 구매 결정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난관을 뚫고 제품을 팔려면 나름대로의 치밀함과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
김 처장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스피드. 고객이 구매 결정을 미루도록 놓아두어서는 절대 물건을 팔 수 없다는 것이다.
“한번은 고객 분이 전화를 했어요. 이런 분들은 대개 실제 구입할 의사를 갖고 있기보다는 ‘세계 최초 얼음정수기’라고 하니까 그게 뭔가 알아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죠. 설명 좀 해달라고 그래요. 그래서 찾아 뵙고 설명드리겠다고 하고, 바로 쫓아갔지요.” 찾아가보니 강남 아파트단지의 관리소장이었다.
요모조모 설명을 듣고 나서 구매 의사는 있는 듯 했는데,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이럴 때 그냥 돌아서면 안 되지요. 설명을 들을 때는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환경의 중요성도 느끼지만 며칠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거든요. 지금까지 이 물 먹고 살았는데 굳이 살 필요 있나, 그런 생각을 하게되는 거죠. 결국 그 자리에서 물건을 팔고 나왔지요.” 또한 모든 설명을 고객에 초점을 맞추어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고객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인 셈이다.
제품에 대한 특성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한 직원이 전화기를 잡고 씨름을 하고 있더군요. 보니까 경제여건이나 여러 가지를 봐서 가장 비싼 제품을 살 고객인데 제일 싼 제품 설명을 한참 하고 있어요.” 그는 전화를 넘겨받아 5분 만에 제일 비싼 제품을 팔았다.
두 제품의 차이점을 하나하나 짚어며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러설 때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 물론 공격적인 영업이 항상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물러설 때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김 처장은 “당장 물건을 사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헤어질 때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당장 사지 않는다고 감정을 사게 되면 영업은 그걸로 끝이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금은 못 사지만, 나중에는 얼마든지 살 수도 있지요. 그 사람이 나중에 누구에게 물건을 사느냐는 그때 영업사원이 어떻게 행동했느냐로 결정되는 거죠.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나중에 틀림없이 연락이 오게 되지요.” 김 처장은 그동안 판매를 늘리면서 팀장, 본부장, 국장, 선임국장, 처장의 단계를 착실하게 밟아나갔다.
지금은 140명에 이르는 판매원 관리가 김 처장의 주된 업무. 독립 회사처럼 움직이는 사업처의 사장격이다.
청호나이스에는 이런 사업처가 모두 19개 운영되고 있다.
김 처장은 “새해가 시작되면서 2005년에 1등 했던 일은 다 잊었다”며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했다.
skjang@eocnomy21.co.kr
김 처장의 영업 비밀
김 처장은 뛰어난 달변이다.
인터뷰 내내 적절한 비유와 사례들로 대화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이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항상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이나 낱말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메모했다 그날그날 수첩에 옮겨적는다.
필요할 때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 처장이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광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다가가 “심장을 흔들어 놓는 선정적인 문구”들이 그 안에 다 녹아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광고기획사를 경영하면서 터득한 그만의 노하우다.
그는 뉴스에서도 많은 걸 읽는다.
앞으로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다.
1999년에 정수기 영업에 뛰어든 것도 나름대로는 미래의 변화에 대한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문들이 21세기의 비전으로 꼽은 것이 생명공학, 인체공학, 정보통신 그리고 문화와 환경이었어요. 국가든 기업이든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했죠. 그래서 물과 관련된 정수기 사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그는 심지어 정치인들의 언행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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