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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그다음]네이버에서 ‘끼리릭’을 쳐봤더니
[보도그다음]네이버에서 ‘끼리릭’을 쳐봤더니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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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잔뜩 비판했더니 KAIST 류중희 교수가 그랬다.
“네이버에서 ‘끼리릭’을 쳐봐라.” 그래서 과연 ‘끼리릭’을 쳐봤더니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질문과 답변들이 나왔다.
이를 테면 “새로 산 차에서 ‘끼리릭’ 소리가 나요”하는 질문과 그 답변들. 구글이 이런 기상천외한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아닐지도 모른다.
네이버 지식검색은 이를테면 한국적 웹 2.0일 수도 있다.
팀 오라일리가 말했던 플랫폼으로서의 웹, 그리고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집단 지성. 이 두 가지 조건을 네이버는 만족시킨다.
다만 네이버의 문제는 지난 기사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정보가 쌓이면 쌓일수록 변별력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네이버 지식검색은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럴지도 모른다.
반면 구글이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맥락은 좀 다르지만 칼럼니스트 김중태 씨의 이야기였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나 어디에나 ‘펌질’밖에 없는데 어떻게 정보의 우열을 가린단 말인가.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검색 사이트 첫눈은 아예 ‘스노우 랭크’라는, 더 많이 ‘펌질’될수록 더 유용한 정보라는 알고리즘을 활용하기도 한다.
웹 2.0의 대표적인 기능으로 거론되는 태그는 어떨까. 요즘은 태그를 쓰는 블로그가 많아졌지만 수백 개씩 길게 늘어서 있는 태그를 보면 과연 이게 웹 2.0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태그와 키워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특별할 것도 없는데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이렇게 귀찮은 태그를 쓰려고 할까. 이해라도 할까. 첫눈의 남세동 팀장 같은 사람은 아예 대중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한다.
집단지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결국 ‘알바생’들에게 수작업을 시켜 검색순위를 조정하는 네이버가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머지않아 기계로 태그를 뽑아내는 기술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웹 2.0이라는 말을 한마디도 쓰지 않고 웹 2.0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과연 기계가 그걸 읽어낼 수 있을까. 류중희 교수가 대표로 있는 올라웍스라는 회사는 아예 사진에서 태그를 자동으로 뽑아내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서 뭘 했는지 사진만 보고 기계가 읽어내 분류한다는 이야기다.
기술의 진화가 과연 상상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기대가 넘쳐나기는 ‘아작스’니 ‘애이잭스’니 마음대로 부르는 AJAX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플래시나 자바 스크립트가 잔뜩 들어간 사이트를 비웃던 사람들이 이제는 너도나도 사용자 편의성을 부르짖고 설령 서버의 부하를 늘리더라도 사용자들에게 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안달이다.
따지고 보면 AJAX도 딱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고 늘 써오던 것인데 말이다.
아예 운영체제가 통째로 웹으로 옮겨갈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기사가 나간 뒤 마침 웹 2.0 논쟁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이번주에 열릴 웹 2.0 컨퍼런스는 예약이 폭주하고 결국 정원을 초과해 같은 행사를 한번 더 열기로 했다고 한다.
거의 1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이 복잡한 주제의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만큼 정보기술 업계의 문제의식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3월에는 해외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한 더 큰 행사가 열린다.
주목할 것은 웹 2.0이 갑작스럽게 생겨난 변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제까지 1.0이었다가 오늘부터 2.0이 되는 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무엇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유형화하기도 어렵다.
핵심은 발상의 전환 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윤석찬 팀장이 이야기하듯이 웹의 기본정신으로의 회귀다.
기회는 널려 있는 것 같지만 그걸 붙잡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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