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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용의 베스트FP를 찾아서]원종훈 국민은행 세무사
[김일용의 베스트FP를 찾아서]원종훈 국민은행 세무사
  • 김일용
  • 승인 2006.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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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세무설계는 재무 컨설팅의 블루오션 시장” “부동산 투자에 대해 이제는 막연한 기대감을 버려야 합니다.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법안이 통과됐고, 거의 원안대로 세부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 원종훈 세무사는 최근 들어 고객들은 부동산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세제 강화에 따라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접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부쩍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은행에서 판매했던 후순위 채권의 경우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선택에 따른 절세효과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단다.
8·31 부동산 대책이 예전처럼 ‘강남 아줌마의 승리’로 흐지부지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 원 세무사는 과거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 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상승은 재건축, 재개발에 따른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에 따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현실로 다가오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겁니다.
” 그의 단언은 이어진다.
원 세무사는 “앞으로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금융슈퍼마켓이나, 펀드 마켓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렇게 되면 FP(재무설계사)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고, 자연스럽게 여기에 세금설계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무설계에서 세금문제의 중요성을 좀 더 강조하는 얘기다.
절세 해법 찾는 노력은 소득과 관계 없는 일 금융기관 소속 세무사와 개인사업을 하는 세무사는 주 업무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개인 세무사의 경우 대개 사업자 중심으로 장부 기장이나 결산이 주된 업무인데 비해, 은행에 속한 세무사들은 주로 종합과세, 부동산, 상속, 증여에 대한 업무를 주로 맡는 편이다.
이 가운데서도 상속, 증여만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는 극소수다.
대개 세무사의 경우 사업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지만, 상속 및 증여 상담은 건수 위주의 수입이 발생하는데다 상담 건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세무사들이 상속, 증여 상담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탓이다.
그래서 간혹 상속·증여 등 세무 상담이 들어오게 되면 전문 세무사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원 세무사는 수입만을 비교한다면 예전에 세무사 사무실을 계속 운영할 때가 낫다고 털어놓는다.
거래처만 충분히 확보하면 세무사가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행에서 ‘월급쟁이’생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세금설계 서비스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세무 전문가의 역할은 이미 발생한 사건을 처리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이런 세무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오고 있는데, 재무설계에 기초한 세금설계가 그것입니다.
세금설계는 고객이 세금을 내야 하는 ‘납세의 의무’가 성립되기 전에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고객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업무입니다.
” 고객에게 사전에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재무 컨설팅 가운데서도 이른바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얘기다.
세금문제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부자들에게만 필요한 일은 아니라는 게 원 세무사의 생각이다.
물론 그 역시 현재는 금융자산이 많은 고객들에게 절세 대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세금설계는 소득과 관계 없이 누구나 필요한 부분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세금을 줄인다는 건 개인의 가처분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하잖아요.” 중산층의 경우엔 무엇보다 종자돈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종자돈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인의 소비습관을 잘 다듬는 것은 물론이고, 절세 혜택이 있는 상품과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적절히 고려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는 일이 더없이 중요해진다.
세무사인 그가 재무설계에 특히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문제가 된 소득공제에 대해서도 그는 한마디 했다.
“소득공제가 없어지고 있는데 이는 재무설계 과정에서 무기를 뺏기는 격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비과세나 세금 감면이 사라질 것을 대비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개별 사업장에 세무조사를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러한 세무조사나 세금감면 축소 현상은 나라의 세수가 부족할 때 생기는 현상이죠.” 이어 얘기는 자연스레 재무설계사의 역할 쪽으로 옮겨갔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재무설계 수수료가 자리 잡기 힘든 게 사실이다.
특히 원 세무사는 ‘무료상담 문화’가 뿌리깊은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세무설계를 하려 해도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무료 상담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문적인 세금설계 프로그램 제공되어야 원 세무사는 재무설계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사소한 정보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고객은 자신의 주택을 보상받아 매각할 경우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를 확인하러왔다가 ‘고가주택’으로 판정돼 양도세를 크게 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을 알게 됐다.
단순히 세금납부액을 계산하러 왔다가 세금 부담을 3억 가량 덜 수도 있었던 것이다.
원 세무사는 고객이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로 남을 수 있는 밑거름은 ‘전문성’인 것 같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고객들이 금융기관 직원들이 친절한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원이 친절하다는 이유로 해당 회사의 고객이 되지는 않죠.” 고객에게 잘 하겠다는 마음가짐은 기본이고, ‘전문자격’과 같은 적절한 무기와 ‘해당 분야의 오랜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재무설계로 신뢰를 얻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원 세무사는 깊이 느끼고 있단다.
“부자 고객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잘 주어지지도 않죠. 고객이 자기 시간 5분을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프리젠테이션에선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건 물론이고 고객의 감춰져 있는 니드를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한 거죠. 당연한 것 같지만 말을 잘하는 것보다 귀를 잘 기울이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 그의 얘기는 이어졌다.
“등이 가렵다고 하는데 다리를 긁게 되면 시원하기는커녕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그와 똑같은 겁니다.
재무설계를 하는 전문가는 고객이 가려워하는 곳을 정확히 파악해 시원하게 긁어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는 양질의 세금설계를 위해선 더 많은 전문인력이 나와야 하고, 재무설계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처한 상황별로 다양한 절세 프로그램을 점검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세금설계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장경험이 부족한 세무사나 전문자격 없이 세무업무 경력만 갖춘 사람들이 세금설계를 하는 것에 대해 그가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으로 재무설계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문적인 재무설계 시장은 은행권과 비은행권으로 양분될 것이라는 게 원 세무사의 생각이다.
그는 국민은행의 ‘Gold & Wise’란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은행 PB서비스의 대명사로 만들고 싶다면서, 국민은행의 PB 서비스가 최우수 PB 브랜드로 되도록 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퇴직연금시장에 대한 강조도 빼놓지 않았다.
재무설계 전문가인 원 세무사가 전한 마지막 이야기는 이렇다.
“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금융상품으로 하는 ‘세테크’는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른 것이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하는 상황을 직시하고, 결국 유능한 PB나 FP를 선택하는 일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일용/ FPnet 금융컨설팅팀 과장 xoll@fp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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