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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웹에이전시, 있다! 없다!”
[e비지니스] “웹에이전시, 있다! 없다!”
  • 김상범
  • 승인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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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e비즈 ‘토털 코디네이터’ 자처…기술력 판가름나는 내년 상반기 이후 주목
‘올해 적게는 2천억원, 많으면 4천억원 시장. 벤처기업에서 대기업, 외국계 기업까지 시장 각축전 점화. 세계 시장도 99년 162억달러에서 2000년 1290억달러로 연평균 44%의 초고속 성장. 마지막이자 최대의 청바지 산업.’
웹에이전시(Web Agency)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자 인터넷 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웹에이전시 열풍의 단면이다.
닷컴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와중에 구세주를 만난 듯 웹에이전시에 대한 찬사와 기대가 몰아치고 있다.
과연 웹에이전시는 향후 인터넷 비즈니스를 선도할 주도세력으로 부상할 것인가.
춘추전국 웹에이전시 시장 웹에이전시는 e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략 수립부터 웹 사이트 기획, 디자인, 개발, 운영에 이르는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을 말한다.
e비즈니스의 가속화와 함께 그동안 각 분야별로 전문 영역을 구축해오던 기업들이 서비스 영역을 토털 서비스 체제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터넷 확산과 굴뚝기업들의 클릭앤드모르타르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웹에이전시의 부상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닷컴의 침체 속에 세간의 관 심이 ‘청바지’에 쏠리고 있는 것도 웹에이전시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상황만을 놓고 보면 웹에이전시의 부상은 눈부시다.
현재 웹에이전시란 이름 아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홍익인터넷, 클릭, 에프아이디(FID), 클라우드나인 등 웹 디자인으로 커온 업체들이다.
기업들의 홈페이지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점차 컨설팅, 기획, 솔루션 제공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억원대에 불과하던 이들이 모두 올 매출 1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모션, 네트로21 등 솔루션을 중심으로 커온 업체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업체로 출발한 드림원, 컨설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출발한 인터넷컨설팅그룹(ICG)도 유력한 업체로 떠올랐다.
이들은 출신 성분에 상관없이 한결같이 종합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내세우며 시장 선점을 자신한다.
디자인으로 출발했건 솔루션으로 출발했건 컨설팅, 기획, 디자인, 시스템 개발에 이르는 종합 웹에이전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웹에이전시 열풍은 최근 e삼성 계열의 오픈타이드가 전문 웹에이전시를 표방하며 출범한 데 이어 외국 전문업체인 에이전시닷컴, 아시아컨텐츠닷컴, A4웹커넥션 등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면서 본격화했다.
토종 벤처기업들과 대기업, 외국 전문기업 사이에 전운이 감돌면서 웹에이전시 시장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앤더슨,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 전문 경영 컨설팅 업체와 IBM을 필두로 한 정통 IT 기업, 시스템 구축업체, 닷컴기업들마저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나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격전장으로 치닫고 있다.
웹에이전시 아직은 없다? 시장경쟁은 혼전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진정한 웹에이전시를 꼽기는 쉽지 않다.
“아직 웹에이전시란 없다”란 말은 그래서 나온다.
토종 업체들은 대규모 외자유치와 컨설팅 및 개발인력 확충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시장 다지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웹 디자인 업체라는 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컨설팅, 기획, 디자인, 개발에 이르는 종합 e비즈니스 서비스 기업이란 웹에이전시의 정의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수행하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디자인 용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종합 서비스 체제를 갖췄다고 하지만 아직은 업체들만의 구호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이모션 안해승 전략기획실장은 “국내 수요의 대부분은 아직 기업홍보용 홈페이지 구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컨설팅이나 기획은 자신들이 하고 구축만 해달라고 한다”고 전한다.
안 실장은 또 “요구하는 사양은 수억원대 규모지만 실제 비용은 몇천만원을 내놓고 있다”며 아직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시장은 이제 도입기에 와 있는 상황이며 본격적인 웹에이전시 등장은 2001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네트로21 허영 실장도 “너도나도 웹에이전시라고 나서고 하반기 경기가 침체하면서 덤핑경쟁도 불사하는 상황”이라며 “그럴듯한 구축사례를 만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덤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안 그래도 외국에 비해 프로젝트 단가가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출혈경쟁마저 불붙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웹에이전시를 표방한 국내 기업들이 예상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올 매출액은 한결같이 100억원 정도. 그러나 현재 상황이라면 거기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웹에이전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 계열의 업체나 외국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금까지 국내에 진정한 웹에이전시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컨설팅 서비스를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었고 국내 기업들은 디자인 전문업체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컨설팅을 강점으로 한 진정한 웹에이전시 시장은 자신들이 개척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강점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에이전시닷컴을 필두로 한 외국기업은 아직 조직 셋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디자인이나 웹 개발 분야의 전문인력 확보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현실상 낯선 컨설팅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대기업 계열로 역시 컨설팅에 강점을 내세우고 있는 오픈타이드 역시 ‘삼성계열사 물량만을 수주할 것‘, ‘삼성 전체의 인터넷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 아니냐’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토종업체들, “토털이냐 특화냐” 웹에이전시 업체들은 한결같이 지금은 시작일 뿐 진정한 경쟁은 내년 하반기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 구도는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한 토종 벤처기업들,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인 대기업과 외국기업의 3파전 양상을 띨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문제는 과연 그때까지 누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시장의 핵심은 역시 토종 벤처기업들. 이들은 오래 전부터 시장을 닦아왔다는 자부심과 국내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 노하우 등을 앞세워 시장 지키기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한다.
무엇보다 웹에이전시의 성패는 토털 서비스에 있는 만큼 이를 얼마나 어떻게 제공하고 인정받느냐 하는 것이다.
특히 컨설팅과 솔루션, 기업의 기간 시스템을 건드려야 하는 정보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ICG 김상우 사장은 “실질적으로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백엔드를 취급하지 않으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프론트엔드 성격의 웹과 백엔드를 책임지고 있는 IT를 연계해야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클릭 강조천 사장도 “웹에이전시의 핵심은 백엔드 처리가 가능한 테크놀로지 통합 기술력”이라고 강조한다.
FID 김지훈 사장은 “앞으로 전략 컨설팅이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며 이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5개 정도의 대형 웹에이전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주요 토종기업들은 현재 전체 역량을 이러한 토털 서비스 체제 구축과 인력확보에 모으고 있다.
클릭이 ‘아이비트렌드’(iB TREND)란 이름으로 토털 서비스를 브랜드화한 것이나 드림원이 ‘IMCs’라는 토털 서비스 방법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종합 웹에이전시로서 역량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모션은 웹에이전시란 말 대신 ‘e서비스’란 개념을 앞세워 통합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종합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특화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곳도 있다.
클라우드나인은 스스로 디자인 전문업체로 계속 차별화하면서 컨설팅이나 솔루션은 전문 자회사를 통해 제공한다는 ‘네트워크형 종합 서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ICG 역시 컨설팅의 강점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최근 오라클이나 제임스마틴, SAS 등 외국계 기업 출신 IT 전문 컨설턴트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종합 IT 컨설팅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체간 합종연횡 가능성 높아 토종업체들은 또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등 거인들의 등장이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결국은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숨기지는 않는다.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거기에 걸맞은 위상과 규모의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이모션 안승해 실장은 “이미 올 초 이모션을 포함한 주요 토종업체간 합병논의가 있었다”며 “이런저런 이유로 불발로 끝났지만 대기업과 외국 기업에 맞서 토종업체간 합병이나 경쟁력있는 업체가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네트로21 허영 실장은 “외국 기업들의 경우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어떤 형태로든 기존 토종업체들과 연합전략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미 토종업체들과 주요 외국 기업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나인 이상윤 전무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외국 기업에서 러브콜이 온 적이 있지만 지분 51%를 주장하는 바람에 거절했다”고 말한다.
실제 올 초 홍익인터넷은 동종 업체인 넷퀘스트를 인수했고, 외국계 기업인 웹커넥션은 국내 기업인 A4를 인수합병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바 있다.
결국 토종업체간, 토종업체와 대기업, 토종업체와 외국 기업, 외국 기업과 대기업간의 합종연횡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부분 기업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토종업체는 거인에 맞서 몸집을 부풀려 규모의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고, 대기업이나 외국 기업은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장차 아시아 시장 공략이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위해 확실한 거점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내년 상반기 이후 가시화될 것이며, 그때까지 누가 내실을 잘 다져 역량을 키워나가느냐가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웹에이전시 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웹에이전시를 지향한다는 업체들이 강조하는 점은 비슷하다.
기존 국내 웹에이전시들이 닦아놓은 것은 진정한 웹에이전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들은 기존 웹에이전시들에게 가장 부족했던 컨설팅 능력을 겸비해 이를 기반으로 전략과 기술, 크리에이티브의 조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토종업체들이 국내 컨설팅 시장의 폐쇄성을 들어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들은 “없는 시장을 새로 만들기 위해 왔다”며 굽힘이 없다.
지난 10월9일 서찬원 사장의 기자간담회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에이전시닷컴은 11월부터 본격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인터넷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에이전시닷컴은 오프라인 대기업들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덧붙여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비롯한 모바일, 인터랙티브 TV로 광범위하게 인터넷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전시닷컴은 기존 국내 웹에이전시 시장을 나누어 가지려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새로운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에이전시닷컴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조민영 사장은 “경영 컨설팅의 경우 단지 종이로 된 보고서를 얻기 위해 수십억, 수백억원의 시장이 만들어진다.
그만한 밸류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하면 웹에이전시로 얻을 수 있는 밸류는 더욱 크다”고 강조한다.
인력확보 문제도 “우리는 항상 30%는 외국 인력에 의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고급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시장을 새로 만들고 아시아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자신감은 아시아콘텐츠닷컴이나 A4웹커넥션 같은 다른 외국계 기업들도 한결같다.
e삼성의 투자로 삼성의 인터넷 사업을 총괄하게 될 거란 관심 속에 출발한 오픈타이드 역시 컨설팅을 강점으로 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여기에 덧붙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겸비한 로컬 기업이라는 강점도 내세우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에 설립된 법인들이 각 지역의 장점을 활용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공동의 프로젝트를 할 경우 일본이 잘하는 것은 일본이 맡고 우리나라가 잘하는 것은 우리가 나누어 맡아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에이전시닷컴은 미국 경험은 있지만 아시아에 대해서는 경험도, 네트워크도 없다.
여기에 국내 로컬라이제이션도 만만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며 경쟁력 우위를 강조한다.
역시 가장 힘든 점은 인력을 구성하는 문제인데, 업계 1인자들과 폭넓게 파트너 관계를 맺어 프로젝트별로 진행해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웹에이전시는 “있다” 웹에이전시의 부상 가능성은 분명 높아 보인다.
단지 ‘아직’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을 뿐이다.
우리보다 앞선 미국의 경우 이미 30여개의 웹에이전시가 나스닥에 상장돼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웹에이전시 시장의 확산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일관된 견해다.
다만 아직은 진정한 웹에이전시 역량을 갖춰거나 실제 그에 걸맞은 구축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제 앉아서 디자인 용역을 접수하는 시기는 지났다.
제안서를 들고 발로 뛰며 시장을 만들어가겠다.
” 홍익인터넷 홍석진 프로젝트매니저는 웹에이전시로 거듭나느냐 마느냐는 스스로의 노력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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