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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 MS가 코렐에 투자한 진짜 이유
[e리포트] MS가 코렐에 투자한 진짜 이유
  • 샤이언 킴(e-랜서)
  • 승인 2000.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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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넷’ 플랫폼 확산, 오피스의 리눅스 포팅 해결…싹 보이는 경쟁업체는 무조건 자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재정난으로 허덕이는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코렐(Corel)에 거액을 투자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MS는 1억3500만달러 상당의 코렐 주식을 한꺼번에 매입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소프트웨어 업계는 물론이고 오픈소스 커뮤니티까지 술렁이기 시작했다.
코렐은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코렐드로(CorelDraw)를 개발한 회사로 그래픽 분야에서 상당한 인지도와 규모를 자랑한다.
MS워드가 시장을 장악하기 전 미국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워드퍼펙트(WordPerfect)를 인수해 MS오피스 제품과 정면승부를 벌이기도 했다.
MS의 코렐 투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리눅스 진영이다.
리눅스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코렐이 MS 투자를 유치한 것은 ‘적과의 동침’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코렐과 MS는 리눅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꽉 다물고 있어 리눅스 사용자들의 가슴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MS의 이번 투자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MS는 이번 투자로 ‘닷넷’(.net) 플랫폼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고, 코렐은 재정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일 뿐이다.
MS의 진정한 속셈은 다른 데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 중에 MS가 코렐의 워드퍼펙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오피스의 리눅스 포팅 문제를 해결하고, 윈도우 기반 오피스 제품군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게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팅 작업을 진행하는 업체 이름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워드퍼펙트 공개, 오픈소스 진영에 ‘손짓’ 이런 상황에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스타오피스6.0의 개발코드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해 오피스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워드퍼펙트와 스타오피스는 리눅스를 포함한 다양한 운영체제(OS)에서 실행이 가능해 크로스플랫폼(Cross-Platform) 애플리케이션 요건을 갖추고 있다.
MS오피스와 워드퍼펙트 그리고 스타오피스가 혼전 속으로 뛰어든 셈이다.
MS는 수년 전 애플과 인프라이즈에도 코렐과 비슷한 투자를 단행한 적이 있다.
묘하게도 모두 MS와 법정 소송이 계류중인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코렐의 경우 MS가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애플은 OS와 개인용컴퓨터 시장에서 MS의 숙적이었다.
둘 사이에 화해나 협력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애플에 투자가 이뤄지면서 관계 개선 실마리가 풀리더니 맥 OS용 오피스2001까지 내놓았다.
MS의 차세대 플랫폼인 닷넷의 런타임 라이브러리 개발에도 인프라이즈 개발자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닷넷 플랫폼의 저변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코렐은 리눅스 시장 진출을 표방하면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전략을 세웠다.
유닉스나 맥 OS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윈도우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작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왔지만, 윈도우용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작업에서는 코렐만한 노하우를 가진 기업이 없다.
코렐은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MS의 닷넷 프레임워크를 리눅스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걸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적대관계에 있는 경쟁업체를 순식간에 동지로 만드는 MS의 마케팅 전략에 많은 전문가들이 ‘경탄’(?)을 금치 못한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최고 강자로 군림하던 넷스케이프를 천덕꾸러기로 내몰고, 경쟁업체가 싹을 보일 때마다 무참히 가지를 쳐왔던 MS의 전력을 생각해보면 코렐에 대한 투자를 ‘삐딱하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리눅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MS의 ‘냉혈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것 같다.
닷넷 플랫폼이 진정 사용자 편이를 위해, 철저하게 사용자 입장에서 개발된 제품이라면 폭넓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윈도우 OS처럼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다면, MS는 또 한번 비난의 표적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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