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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일본경제의 고공행진 지속 가능한가
[글로벌]일본경제의 고공행진 지속 가능한가
  • 이홍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승인 2006.04.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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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 등 과제 산적…체질개선까지는 시간 걸릴 듯 2006년 들어 일본경제는 고유가 파동에도 불구하고 수출경기 호조와 GDP(국내총생산)의 80%를 점하는 설비투자·개인소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일본경제 역사상 2번째로 긴 경기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선순환 경기회복 기조가 정착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고용 및 소득 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며, 기업은 3년 연속 왕성한 투자의욕과 고수익 창출의 실적을 보이는 등 일본경제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은 당초 예상과 달리 그동안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실시해오던 양적금융완화정책을 조기 해제했으며, 제로금리정책의 변화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르면 금년 하반기에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는 곧 그동안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디플레이션 탈피 시기가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마침내 10년 장기불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디플레이션 탈피 가능성 높아 실제 일본기업의 설비투자는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비제조업의 투자 증대가 본격화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기업이 과거 3대 과잉(채무, 고용, 설비)에서 벗어나 안정된 수익구조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리고 일본기업의 수익 향상과 설비투자 확대는 임금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개인소비 회복과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등 디플레이션 탈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과거와 달리 경기호황 속에서도 엔화약세를 유지하면서 수출 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기현상마저 일본경제의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어 경기회복의 3대 엔진(개인소비, 설비투자, 수출)이 풀가동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06년 일본경제에 대해 지속적인 임금 및 소비자물가 상승 등에 힘입어 디플레이션 탈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GDP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상향조정했으며, 일본 내 민간연구기관과 일본정부 역시 2005년 3%대 성장률에 이어 2006년에도 2%대 후반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과연 일본경제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경기상승세를 가속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답변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회복세 강하지만 아직은 시기 일러 물론 일본경제가 지난 10여 년간 경험했던 두 차례의 회복기와 전혀 다른 형태로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내고는 있으나, 이것이 반드시 과거 일본경제가 향유했던 안정적이고 고성장의 발판을 구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대비한 제반 의료복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며, 공공부문의 개혁 지연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파장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제로금리 인상 시기와 이에 따른 경기운영을 놓고 심화되고 있는 정부와 일본은행 간의 불협화음과 이로 인한 시장의 불투명성 고조, 가속화하고 있는 소비세율 인상 논쟁, 인플레이션 압력 가시화 등은 보다 견고하고 강한 체질로 변신한 일본경제에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일본경제는 장기불황의 부(負)의 유산을 청산하고 디플레이션 탈피를 통해 새로운 회복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적인 경기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홍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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