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19 (목)
[트랜드]감성 터치하면 지갑이 열린다
[트랜드]감성 터치하면 지갑이 열린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06.05.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품격중심’의 기업문화 마케팅 활기... 금융.건설 등 전 분야서 확산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품질중심’에서 ‘품격중심’으로 바뀌면서 기업의 마케팅 방법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제품의 기능이나 파격적인 가격 등을 강조하며 구매력을 돋우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지나 환타지, 느낌 등을 중시하고 문화 프리미엄을 부가하여 소비자를 유혹하는 문화 마케팅이 대세를 차지하는 분위기다.
기업문화 마케팅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면서 기업의 서비스나 문화상품에 대한 후원 및 투자, 구매를 촉진시키는 효과적인 마케팅 ‘윈윈’전략으로 지난 2004년부터 활발하게 증가해왔다.
국내 마케팅업계에서는 이런 문화 마케팅이 2000년 초 ‘발아기’를 거쳐 2006년 현재는 ‘형성기’에 접어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고급 아파트 ‘래미안’의 특별함에 끌린다 지난 5월2일 오전 11시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고급아파트 삼성 ‘래미안’이 여성들을 위해 준비한 <래미안 women's concert>가 열렸다.
주부들의 비어있는 시간인 오전시간을 활용해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선보인 것. 삼성건설은 이 공연을 시작으로 충무아트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올 한해 여성들을 위해 매달 다양한 공연을 선본일 예정이다.
공연장에서 만난 주부 이윤정 씨는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래미안에 살다보니 이렇게 재미있는 공연도 보게 되네요. 마치 우리 아파트가 공연장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다른 아파트에 사는 친구에게 자랑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삼성건설 마케팅팀 조희경 차장은 “일반적으로 문화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은 VIP고객을 위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금융사나 보험사, 백화점업계가 대부분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래미안’이 최초일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조 차장은 “최근에는 브랜드 아파트 시장 형성으로 인한 경쟁과 함께 건설뿐 아니라 자사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하는 문화 마케팅의 열풍에 다양한 업계에서 앞다투어 뛰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래미안에 거주하면 생활이 윤택해진다”는 점에 기획의 초점을 맞췄다는 그녀는 “주부들의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 발맞춘 적극적인 방식의 장기적 플랜으로 등장한 것이 ‘래미안 워먼 콘서트’입니다.
이제 여성들의 시간의 가치가 바뀌고 있으며 시장도 그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다양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오전 문화 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품격 은행에 걸맞는 고품격 고객
△하나은행은 투자금융회사 시절부터 꾸준하게 문화행사 지원 등 스폰서십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1971년 투자금융회사 시절부터 고품격의 문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하나은행의 문화 마케팅 사례도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은 1991년 은행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꾸준하게 문화행사 지원등 스폰서십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돈을 다루는 기업으로서 사회 전체를 위해 돈을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문화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스폰서십을 통해 소속 직원들은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고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다”는 윤병철 전 하나은행 회장의 발언처럼 하나은행은 문화를 통해 ‘고품격 은행, 고품격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하나은행은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예산의 일정 금액을 미술작품 구입비로 책정하여 우수한 화가의 작품이나 장차 화단의 인정을 받을만한 신진화가의 작품을 수시로 구입하는 한편 매년 구입한 미술작품을 본점이나 영업점에서 전시하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은 문화예술공연의 협찬 수준을 넘어서 문화예술단체 정기후원, 클래식 아카데미, 미술 아카데미 같은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과 여성 글마을 잔치, 달력공모 어린이 포스터 대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갈 저수지에 위치한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펼쳐지는 ‘하나빌 숨속 음악회’는 각 분야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예술적 교양을 지닌 엄선된 고객들이 함께 대화하고 호흡하는 하나은행만의 노블리스 트렌드로서 일회성 공연이 아닌 하나빌 음악회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은행 홍보팀 박대영 차장은 “문화 공연이나 행사를 통한 문화 마케팅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은행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는 순수한 의미의 ‘메세나’ 기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메세나와 기업문화 마케팅이 혼재된 상태지만 기업이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투자는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 선물하라 삼성건설의 ‘래미안 콘서트’처럼 신규 고객을 위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손짓이 아니라 이미 입주해 살고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마케팅을 기획한 것은 입주 고객에게 심정적인 로열티를 제공함으로써 ‘래미안’의 품격을 올려 브랜드나 기업의 고급 이미지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빌 숲속 음악회’도 특정 타깃 층의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로 ‘역시 하나은행이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행사는 은행의 주요 고객인 PB고객에게 ‘특별함’을 제공함으로서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이미지 제고와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마케팅 툴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 환경, 문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지금 문화 마케팅은 기업들이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이제 정보화 시대는 지났고 앞으로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해주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트 시대가 온다”고 단언했던 롤프 예센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장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감성을 터치해주면 고객의 지갑이 열린다”는 마케팅 업계의 이야기가 새삼 되새겨진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