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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포털서비스 '내 맘대로' 주무르자
[정보통신]포털서비스 '내 맘대로' 주무르자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5.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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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등 API공개...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중심 이동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네이버가 공개 API로 외연확장에 나섰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NHN 본사. ⓒ박미향 기자 진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웹 2.0이라는 화두를 바야흐로 실감할 정도다. 고급 사용자들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최신 트렌드인 만큼 상식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눈부신 변화, 여기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픈 API는 그 변화를 여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머리글자를 따 모은 말이다. 이를테면 프로그래밍 규약이라고 할 수 있다. API를 공개한다는 것은 누구나 이 응용 프로그램을 공짜로 가져다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보면 쉽다. 네이버는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검색 API를 전격 공개했다.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살펴보자. 네이버 검색창을 내 홈페이지에 지금까지는 네이버에서 무엇인가를 검색하려면 반드시 네이버에 방문해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해야 했다. 그런데 공개 API를 이용하면 네이버에 가지 않아도 똑같은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의 서비스를 입맛대로 어디든 심어놓고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홈페이지에서 네이버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지식검색이야 네이버에 직접 가서 하는 게 좋겠지만 책 검색이나 쇼핑몰 검색, 국어나 영어, 일어사전 검색 등은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이를테면 당신의 홈페이지에 책과 관련된 글을 올릴 때 API를 써서 책 제목만 입력하면 책 표지 이미지와 설명이 뜨도록 할 수 있다. 클릭하면 책 구매 정보로 가도록 할 수도 있다. 네이버의 방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마음껏 가져다가 입맛대로 고쳐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신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가 네이버의 서비스라는 걸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네이버는 그래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얼핏 보면 네이버에 방문할 사용자들을 뺏기는 셈이지만 생각을 조금 달리하면 수많은 개인 홈페이지들이 네이버와 연동되는 것이고 결국 네이버의 외연이 무궁무진하게 넓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네이버가 개인 홈페이지들 안으로 스며든다는 이야기다. 이게 공개 API가 노리는 효과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개인 맞춤형 포털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네이버의 지식검색과 다음의 이미지 검색,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구글의 지도 서비스 등을 하나로 묶어서 새로운 웹 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이들이 모두 API를 공개한다는 가정 아래서다. 단순히 서비스들을 묶는 데 그치지 않고 간단히 API를 고쳐서 전혀 다른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일찌감치 공개 API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다양한 활용 사례가 소개돼 있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부동산 중개 사이트를 만들면 매물의 위치를 지도로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물론 구글에는 전혀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상상력을 더 발휘하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웹 사이트에 올릴 때 위치 정보를 입력 받아 지도와 연동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뉴스 검색과 지도 서비스를 결합하면 지도의 특정 위치를 클릭할 때 그 지역의 뉴스가 뜨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지도와 날씨 서비스를 결합하면 특정 지역의 날씨를 클릭 한번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UFO 출몰 지역을 표시하는 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서비스를 모아 전혀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매쉬업(혼합, mash-up)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아마존의 제휴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의 공개 API를 가져다 쓰면 당신의 홈페이지에 직접 아마존 지점을 만들 수 있다. 아마존과 인터페이스도 똑같고 결제도 완벽하다. 아마존의 시스템을 당신의 홈페이지에 그대로 빌려오는 것이다. 책뿐만 아니라 살 사람만 있다면 무엇이든 팔 수 있다. 결제가 이뤄지면 아마존은 수수료를 떼고 당신 계좌로 물품 대금을 입금시켜 준다. 내 홈페이지에 아마존 지점을? 물론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면 어느 정도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이 있어야 한다. 간단한 서비스라면 10분 정도밖에 안 걸릴 정도로 쉽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과 엠파스, 야후코리아 등이 검색 서비스 등의 API를 공개했거나 앞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다음은 쇼핑몰 디앤샵의 API를 공개해 앞으로 아마존 제휴 프로그램처럼 키워나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는 그동안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이버의 지식 검색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콘텐츠를 가득 쌓아두고 네이버를 찾아와서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바깥으로 링크도 잘 안 됐고 외부 검색도 차단됐다. 그런데 결국 네이버가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다 담아낼 수는 없는 일이고 아쉬움과 싫증을 느낀 사용자들이 네이버를 하나둘씩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개 API 열풍이 분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게 이른바 플랫폼으로서의 웹이라는 웹 2.0의 기본 개념이다. 콘텐츠를 미끼로 페이지뷰와 광고 노출에서 수익모델을 찾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콘텐츠 보다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더 가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미 사용자들을 네이버라는 좁은 울타리에 가둬둘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도 된다. 공개 API는 웹의 경계가 무너지는 변화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눈이 밝은 사람이라면 여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네이버 신규서비스 '블링크'어떤 것인가 블로그+링크...웹과 사용자들의 집단 지성 네이버는 최근 블링크라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았다. 공개 API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서비스다. 블링크는 블로그와 링크의 합성어인데 간단히 설명하면 자기가 쓴 블로그의 글을 다양한 주제 아래 링크시키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아이팟에 관한 글을 쓴 다음 아이팟이라는 주제의 블링크에 링크를 걸 수 있다. 이 블링크에 접속하면 수많은 다른 사용자들가 쓴 아이팟에 관한 글을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주제어를 태그 클라우드로 표현한 것도 주목된다. 태그 클라우드는 우리 말로 하면 주제어 구름 정도의 의미인데, 비중이 클수록, 링크가 더 많이 걸릴수록 더 크고 굵은 글씨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이런 주제어는 첫 화면에서 눈에 더 잘 띄게 된다. 주제어가 방만하게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좋아해’와 ‘갈래’ ‘살래’ ‘할래’ 등의 4가지 카테고리를 둔 것도 흥미롭다. 이를테면 ‘좋아해’에는 음악이나 드라마, 연예인과 관련된 글이 모이고 ‘갈래’에는 여행 정보 또는 음식점 정보 ‘살래’에는 제품 정보 ‘할래’에는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사진, 집 꾸미기, 다이어트 등의 정보가 모이는 방식이다. 자칫 복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관심을 끌어낸다. 블링크는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기 바라는 소통 본능 또는 과시욕을 자극한다. 동시에 다른 사용자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사고 싶어하는지, 어디에 가고 싶어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블링크 페이지를 만들고 링크를 보내는 것이 모두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블링크는 플랫폼으로서의 웹과 사용자들의 집단 지성이라는 웹 2.0의 원칙에 충실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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