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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투자은행 시대가 열린다6]“금융도 산업...보상시스템부터 제대로 갖춰야”
[기획연재/투자은행 시대가 열린다6]“금융도 산업...보상시스템부터 제대로 갖춰야”
  • 최중혁 뉴스핌 기자
  • 승인 2006.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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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21 사진 사회 요즘 공청회를 통해 자본시장통합법(이하 통합법)에 대한 의견수렴이 한창인데요, 개인적으로 어떤 평가들을 듣고 계신지. 최상목 법의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잡았다는 반응입니다. 생각보다 과감하게 한다는 평가도 있고…. 하지만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다 보니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호바트 엡스타인 저도 이번 법의 방향이 좋고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사에서나 공청회에서나 잘 논의되지 않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바로 휴먼 리소스(인적자원 관리) 부분입니다. 한국도 훌륭한 증권회사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에 대한 과감한 보상체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의 열쇠는 ‘인적자원 사회 보상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호바트 엡스타인 각 회사에다 월급을 어떻게 주라고 얘기할 수는 없고 …(웃음) 글로벌 투자은행들을 보면 보상체계에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회사의 수익이 좋을 때는 인적자원 비용이 전체 재무제표에서 35~40%를 차지하고 수익이 떨어질 때는 50%까지 올라갑니다. 금융회사의 수익구조는 제조업체와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지요. 한국 증권사들은 어떻습니까? 감히 추측을 해보면 이렇게까지는 못하고 있을 겁니다. 또 하나는 89~92년 사이 다른 미국 증권회사의 아시아 주식 총괄을 담당했는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손익분기점(break-even)이 목적이었으며 30~40%의 커미션이 성과급으로 지원된 바 있습니다. 한국과는 보상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가 다른 거죠. △정유신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한겨레 윤운식
정유신한국 증권사들의 보상체계는 아직 글로벌 투자은행에 비하면 격차가 꽤 있지만 그래도 4~5년 전과 비교하면 인력에 대한 비용이 많이 높아져서 부문에 따라서는 수익의 20~30%까지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이 아직까지 대부분 평균 70% 이상 브로커리지 수익에서 나오고 IB 같은 부문의 경우 수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상체계가 갖춰져 있다 해도 그 부문에 종사하는 인력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따라서 한국이 이번에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투자은행, IB부문을 적극 육성하려는 시점에서 유능한 인재에 대한 보다 과감한 보상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은 의미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 보상체계 선도적으로 도입해야 호바트 엡스타인 늘 궁금했던 건데요. 한국 증권사들은 왜 브로커리지 위주로 영업을 했습니까. 한국 시장이 작다고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나 다른 많은 부문에서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는데요. 왜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정유신우선 그동안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수익모델을 남다르게 차별화 해보겠다는 전략적 마인드와 실천의지가 약했던 것이 한 요인이 아닐까 합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의 시장점유율 경쟁은 매일 실시간 단위로 점검할 정도로 처절했지만 다른 부문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는 노력과 경쟁은 본부나 부서 단위에서 이뤄진 정도고 회사 전체의 비전이나 전략적 집중은 약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다음으로 단기 성과주의 중심의 사고도 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바로바로 수익이 실현되는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영업방식을 선호했고 그러다보니 IB부문도 수수료 수입 중심이고 일정기간 투자해서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는 북 운용(Principal Investment)은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기업공개 시장도 회임기간이 3~4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단기 성과주의에는 잘 맞지 않는 것이었지요. 또 하나는 그 동안 수없이 나왔던 얘기지만 자본력이 작다는 것이고 하나 더 첨가한다면 오너십(ownership)이 약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최고경영자가 고용된 사장인 경우가 많아 정책과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펴기 어려웠고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신보성 간단히 말해 IB를 하려면 매우 힘들지 않습니까. 씨를 뿌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국내 증권사들로서는 브로커리지라는 손쉬운 수익원을 놔두고 굳이 그렇게 어려운 IB를 할 인센티브가 없었던 거죠. 호바트 엡스타인 한국시장이 작다지만 사실은 그와 다릅니다.
글로벌 IB들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성공한 뒤 아시아로 진출하려는 계획이 충분히 매력적이에요. 제가 보기에 지금은 없어진 예전의 페러그린 같은 아시아 지역 중심의 증권회사 모델을 잘 연구해서 벤치마킹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보성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한겨레 윤운식
신보성 한국 증권사들은 글로벌 IB한테 시장을 내주는 걸 당연시 하고 있다고 지적된 바 있습니다.
당연시해서는 안 되지요. 이걸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전 지적됐던 보상체계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철학의 미흡함 같습니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국내 증권사는 택시회사와 비슷해요. ‘사납금만 채우면 나머지 부분은 터치 안 하겠다’ 이런 철학이다 보니 장기적 사고를 할 이유가 없어요. 단기간의 실적이 최고지요. IB의 기본은 크기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평판입니다.
시장에서 평판을 얻는 것은 단기적 시각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증권회사들이 철학을 좀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업무 특화에 앞서 철학의 특화가 우선돼야 할 것 같아요. 시장 내주는 것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안 돼 최상목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게 2년 전 증권제도과에 와 보니까 은행에 비해 자본시장의 발전이 뒤처져 있다는 일종의 패배의식이 팽배해 있었어요. 비즈니스나 제도 모두에서. 때마침 증권시장이 활황이 되니까 투자자들은 변하는데 산업 플레이어들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어요. 시장만 좀 좋으면 브로커리지에 매달리는 습성이 있었고…. 사실 이번 통합법을 통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규제를 푸는 것 외에는요. 그런데 통합법에 대한 논의를 가만히 지켜보면 수세적 논의가 많은 것 같아요. 은행, 증권, 보험 각 업종별로 회사 사정에 따라 규제를 천천히 풀라든지 개별적인 혜택을 달라든지 요구합니다.
통합법을 기회로 아까 지적했던 인적자원 쇄신이나 적극적인 인프라 개선에 나서겠다는 모습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국내외 증권사들한테 물어봤어요. 통합법이 시행되면 뭐가 바뀔까요 하니 “크게 바뀔 것 같기는 한데 구체적인 모습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와요. 법을 회사에 유리하게 바꾸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지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주가지수는 1천400을 돌파했고 제조업지수도 2천300에 이르지만 금융업 지수는 580에 불과합니다.
금융업 수준이 한 단계 올라야 제조 분야의 혁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통합법에 대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부분은 법 시행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에요. 금융 빅뱅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역설적으로 제발 그런 빅뱅이 좀 벌어졌으면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정유신 변화가 일어나려면 이번 통합법이 본래 취지를 끝까지 살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 번의 공청회를 거쳐 미비한 점들의 보완과 컨센서스를 도모함은 좋지만 자칫 각 회사의 이해만 따지다 보면 취지와 많이 다른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특히 통합법의 주 이슈의 하나인 겸영의 경우 은행, 보험과 증권, 증권과 자산운용사, 증권사 내에서도 대형, 중소형에 따라 이해관계가 각기 달라 자칫 이해를 절충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되면 기대하고 있는 빅뱅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통합법의 또 다른 이슈는 네거티브 법체계의 적용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어느 금융기관도 특별히 반대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금융시장의 변화는 네거티브 체계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감독원의 감독규정과의 조율, 조정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거티브 체계 적용으로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내도 감독규정과의 조율이 이뤄져 있지 않으면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최상목 금융이라는 게 정보와 사람이 핵심입니다.
사람 부분은 금융 전문인력을 제대로 양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가 금융 전문대학을 만든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그런 것을 위해 자원을 동원하는 것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시장 플레이어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겠지요.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에 제안할 아이디어는 없나요? 호바트 엡스타인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매우 체계적인 직원 트레이닝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구축해왔습니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큰 차이가 없지만 어떤 트레이닝을 받았는가에 따라 능력 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죠. 아무 변화도 없을까 그게 제일 무섭다 최상목 외국계 IB의 사내 트레이닝은 어떤 시스템인가요? OJT와 유사한 개념인지 사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별도로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호바트 엡스타인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 ⓒ한겨레 윤운식
호바트 엡스타인 파이낸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이론은 대학원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파생상품 등 보다 복잡한 분야에 대해서는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따로 트레이닝 기간을 갖지요. 해당 분야의 경험이 많은 실무자나 외부 교수들을 데려와서 교육을 시킵니다.
하지만 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마쳤다고 해서 사내 배정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만약에 반도체 투자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면 해당 분야 뱅커들과 어떻게든 자주 접촉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관련해서 철학이 매우 중요한데요, 왜 증권사에 오려고 하는가 물어보면 한국 학생들의 경우 “돈을 벌고 싶어서”라는 말을 잘 들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철학과 열정을 가지고 내가 왜 이 자리를 필요로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거죠. 골드만삭스나 한국 증권사나 기술을 가르치는 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내부 트레이닝에서 차이가 납니다.
최상목 우리나라의 교육 프로그램은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목격한 바로는 사내가 아닌 바깥에서 연수를 실시할 경우 한계가 뚜렷했어요. 일반적인 것 말고 실무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르치려면 회사끼리 경쟁관계여서 교육이 어렵고 강사초빙조차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호바트 엡스타인 사실 금융에서 경쟁회사이기 때문에 가르치기 어려운 그런 전문적인 정보는 많이 없습니다.
트레이닝 과정의 준비, 의지, 열정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요. 사실 저희들도 내일 아침 무슨 상품을 개발할지 모릅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직접 고객에게 가서 재무제표를 보고 고객 스스로도 모르는 문제를 지적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거죠. 열 가지면 열 가지, 백 가지면 백 가지 모두 문제점과 해결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교육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맞춤형 교육이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정유신 국내 증권사도 사내 트레이닝 시스템을 나름대로 갖추고는 있습니다만 지금 엡슈타인 대표께서 말씀하신 트레이닝을 위한 조직과 개인 모두의 준비랄지, 의지, 열정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치열한 트레이닝이어야 하는데 다소 형식적인, 경우에 따라서는 직원들 중에는 교육받으러 간다고 하면 일상 업무에서 복잡해진 머리를 식힌다는 식의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 사내 교육시스템이 아직 유기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투자은행 업무가 활성화되려면 리서치, IB, 트레이딩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함이 필수인데 IB 인력들이 리서치에 대한 마인드, 기본적인 valuation 능력을 보유한 경우가 드물고 그러한 교육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 세 부문의 인력교류도 극히 취약합니다.
앞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려면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보성 미래에셋 같은 경우 평가도 분분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벤처가 대박을 터뜨린 겁니다.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벌이나 은행의 도움 없이 조그만 자산운용사가 제대로 특화시켜 대박을 터뜨린 거죠. 시장의 부띠끄 중에서도 전문적으로 잘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허가제냐 등록제냐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이런 분들이 미래에셋처럼 성장하려면 시스템 리스크가 없는 분야의 경우 진입장벽을 확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대형 증권사들은 구조조정을 위해 제발 중소형사들을 몰아내 달라는 입장이었지만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미국에는 수 천 개의 IB가 있습니다.
대형사들이 통합법에 기대어 뭔가를 바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국내시장부터 선점하는 게 중요
△최상목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한겨레 윤운식
최상목 저도 공감합니다.
제도의 몫은 인프라를 만드는 것뿐입니다.
결국 시장 플레이어들의 몫이 중요한 거죠. 금융기관들이 수세적이고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제도를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진입규제를 낮추겠다는 생각입니다.
진입절차는 대부분 인가제를 유지하겠지만 일부 도입되는 등록제는 진짜 등록으로 한 번 해 보겠다는 게 재경부의 생각입니다.
관련해서 태스크포스팀에 금감위 · 금감원도 들어와서 규정 짜고 있어요. 호바트 엡스타인 골드만삭스가 기업공개를 한 이유 중 하나는 상장된 다른 증권회사보다 비교적 적은 자본금이 감안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은 채무 대 자기자본비율(debt-to-equity ratio)이 약 24%에 이르지요. 투자은행의 경우 자금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이 부분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최상목금산법 이슈가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은행과 산업의 분리라는 기본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국회에서 금산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보는 분들은 통합법 시행 과정에서 재벌이나 산업자본의 지배력이 커지는 게 아니냐고 문제를 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경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불공정한 방법으로 지배구조가 커지는 부분은 앞으로도 규제를 강화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규제를 말아야겠다는 겁니다.
호바트 엡스타인한국 증권사들의 경우 자금조달 능력을 키우고 인력도 키워서 한국시장을 지배해야 할 겁니다.
미국 증권사들이 일본에 진입하려다 실패한 이유는 일본 증권사들이 일본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지요. 사회 토종 투자은행의 육성을 위해 제도상 한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정유신 국내 증권사들이 시장원리에 따라 경쟁, 노력함이 원칙이겠지만 다소의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상목 어떻게 보면 외국자본이 아니라 국내 자본이 오히려 역차별 당하는 상황도 있는 것 같아요. 외국 투자은행들의 세계적인 명성에 눌려 제대로 경쟁을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정유신우리나라가 IMF라는 특별한 상황을 겪으면서 외국자본을 막연히 선호하는 사고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구요. 특히 IMF 이후 위험, 사고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면서 기관이나 기업들이 감독, 감사에 대해 상대적으로 치외법권적 여력이 있어 보이는 외국자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지요. 최상목: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도 노력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역차별이라고 강조하기에 앞서 마케팅 노력이 전제돼야겠지요.
△국내 증권사들이 토종 투자은행으로 확실한 전환을 위해서는 시장원리에 따른 공정한 경쟁이 원칙이지만, 한시적 지원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여론이다.
신보성 1970년대 장치산업을 육성할 때처럼 IB 초기에는 어느 정도 시장을 확보해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통합법이 대형 IB를 낳을 거라는 기대는 일단 접고 지금은 씨앗을 뿌린 상태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려면 평판을 쌓으면서 한참 기다려야 할 겁니다.
이 과정에서 소형 증권사들의 다양한 전략이 나오고 대형 증권사들은 자극을 받아 스스로 시장 지배력을 가진 IB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해외진출 부분은 지역시장에서 일단 지배력을 가진 뒤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지역에서 해외 IB 못 이기는데 해외 나가서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시각을 좀 좁혀 로컬 IB를 성공시키는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상목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려면 특히 금융측면에서 리스크 캐피털이 매우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돼야 차세대 성장동력, 즉 혁신 분야에 대해 금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금융업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사업으로 봐야 합니다.
동북아 금융허브 계획에서 실제 선도부문은 자본시장이 맡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서 퇴직연금 등 자산운용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도 합니다.
자본시장의 성숙이 한국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데 필요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통합법은 시장에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호바트 엡스타인지금까지 한국은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서비스로 본 거지요. 이런 사고가 점차 바뀌고 있으므로 한국은 금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 한국의 제조업 성공을 얘기하면서 빠지지 않았던 말이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였습니다.
결국은 인적자원이 훌륭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지금 금융에서도 외국증권회사 직원들은 거의 100%가 한국 현지인들입니다.
금융업을 하나의 국가산업으로 보는 관점에서, 인적 자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인적관리, 합리적 보상 체제 그리고 효율적 제도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한국 증권사들이 한국 시장을 이끌어 나갈 능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금융허브 계획도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정리 최중혁 기자 tanju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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