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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업회계 투명성이 청렴지수 올린다”
[인터뷰] “기업회계 투명성이 청렴지수 올린다”
  • 류근원 기자
  • 승인 2007.0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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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 “정기이격물(正己以格物) 즉,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할지니라.” 국가청렴위원회 정성진(65) 위원장이 평소 좌우명처럼 인용하는 말이다.
‘정기이격물’은 명심보감 치정(治政) 편에 나오는 문구다.
관리가 아랫사람들에게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언급한 말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2002년 1월 대통령직속기관인 부패방지위원회로 출범한 국가청렴위원회의 수장이다.
올해로 3년째다.
정 위원장이 청렴위를 맡게 된 것은 평소 자신의 지론을 실천에 옮겨온 몇 안 되는 인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9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재직 시 ‘하늘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을 뒤로 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져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공직자의 재산등록제가 실시되었는데 검찰 내부에서 재산순위 1위를 차지했다.
처가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62억 상당)을 숨김없이 밝힌 것뿐인데 1위를 차지했으니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의 그의 대답이다.
딱히 부정축재로 재산을 모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표를 내는 것이 오히려 오해의 소지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국민의 눈총을 불식시켜야 했다.
그는 공직에 환멸을 느끼면서 조직보호(?)라는 명분으로 검사직을 떠났다.
정 위원장은 이후 2년동안 외국대학(스탠포드대, 게이오대)에서 퇴수(退修·물러나 스스로를 닦다)생활을 하였다.
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지내며 총장도 역임했다.
어찌 보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불편한(?) 자리로 돌아왔다.
현대판 암행어사 자리라 할 수 있는 부패방지위원회(지금의 국가청렴위원회)에 복귀한 것은 지난 2004년 8월. “여행도 즐기며 젊은 학생들과 지낼 때를 생각하면 세속적인 의미에서는 훨씬 불편한 자리다.
하지만 국가청렴위에서 추진한 반부패 청렴 정책들이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때 마다 보람을 느낀다.
” 정위원장의 말처럼 청렴위는 출범 이후 우리 국가 청렴도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데 일조해왔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는 출범 이후 10점 만점 기준 역대 최고점수인 평점 5.1점을 받았다.
총 163개국 중 42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2003년 133개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50위(4.3점)였음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받는다 일반 국민이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정을 받았다.
현 정부가 한 일 중 부정부패 척결이 가장 잘한 시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점도 정 위원장이 자랑으로 내세우는 점이다.
지난해 말 정 위원장은 인도네시아에 청렴위의 반부패 기술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반부패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호주와 이스라엘 등에서도 기술지원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청렴위가 주관이 되어 재경부, 금감원, 공정위 등 연계된 합동 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
가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기업의 투명성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부패제보자에 대한 획기적인 포상금제도도 마련했다.
정 위원장은 오는 8월이면 3년 임기를 다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떠나도 청렴위의 부패방지 시스템이 분야별로 적용된다면 3년 이내에 국가 청렴도가 최소 세계 20위 안에 들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류근원 기자 stara9@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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