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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 신입사원이여, 재무설계 먼저 하라
[맞춤 재테크] 신입사원이여, 재무설계 먼저 하라
  • 이경화 에셋비 과장
  • 승인 2007.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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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돈’ 시작은 빠를수록 좋아…목표·성향에 따라 투자전략 세워야 작은 홍보대행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 3년째인 최 대리(여·29). 최 대리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남들 다하는 이직도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막상 가지고 있는 돈이 없다.
50만원씩 꼬박 부어왔던 적금은 만기가 코앞이지만 그 동안 신경 쓴 것에 비해 수익률이 너무 낮았다.
빠듯한 월급 때문에 미뤄왔던 보험 가입도 3년 전보다 보험료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최 대리는 ‘이제까지 맘껏 쓰면서 살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생각 때문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최근 한 인터넷 취업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1108명의 응답자 가운데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률은 76.6%에 달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인 34.2%는 낮은 연봉을 그 이유로 꼽았다.
또 이와 함께 응답한 직장인의 69.8%가 ‘삶의 여유와 자아실현’을 위한 시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평균 56대1에 달하는 취업경쟁률을 뚫고 사회에 안착한 듯 보이는 직장인들이 이같이 연봉이나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의 인생이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 새내기들은 취업과 동시에 자신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또 부모의 그늘에서 보호받던 학생 때와는 달리 인생의 주체로서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소득수준이 행복을 결정하는가 지난 연말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1634명에게서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0.3%는 건강이라고 답했지만, 가구소득 400만원 이상인 응답자의 행복지수가 74.6점으로 63점인 200만원 미만인 응답자보다 10점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소득수준이 행복감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신입사원들은 취업준비 시절 막연하기만 했던 인생계획을 월급통장에 월급이 찍히는 숫자에 따라 구체적인 재무설계에 돌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편적인 행복감의 조건들인 건강, 가족 간의 배려·화목, 돈 등의 요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다.
한 달에 월급 150만원인 사람과 300만원인 사람의 밑그림이 같을 수는 없다.
신입사원 때부터 자신의 급여 수준에 따라 적절한 재무계획을 세워야만 불확실한 미래의 조감도를 분명하게 그릴 수 있다.
가계부 정리부터 시작하자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 등과 같은 저금리 기조로 접어든 이상 요즘의 신입사원들은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가계부를 써나가야 한다.
예전처럼 앉아서 이자가 붙는 것만 들여다보고 있기만 해도 되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종잣돈을 가지고 싸움을 시작한 선배들에 비해 사회초년생으로서 전체 금융경제시장 및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안목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박해졌다.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가계부를 다시 정리해 보자. 출퇴근 교통비 및 식비 등 생활비는 얼마나 쓰고 있는지, 저축을 얼마나 하고 있으며 보험은 어떻게 들고 있는지, 투자 상품은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체크해 본다.
지금 주머니에서 새어나가고 있는 돈이 얼마인지 한 눈에 들어오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어느 쪽인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먼저 체크해 볼 항목은 바로 보험이다.
보험은 보장이 비슷하더라도 나이가 어릴수록 보험료가 낮기 때문에 입사하자마자 들어두는 게 좋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보장성보험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남성의 경우는 재해나 각종 질병을 보장해 주는 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고, 여성의 경우는 유방암이나 자궁암 등 특정질병 위주의 집중보장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주택 구입자금 마련 방법이다.
이 때 기본이 되는 것이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 등 청약통장을 마련하는 것. 구체적인 주택 구입 계획에 따라 세 가지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종잣돈을 마련하기 전인 이 시기에는 제한된 수입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 절세상품.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은 7년 이상의 장기 금융상품으로 납입액의 40% 범위 내에서 연간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만기 시 이자에 대한 비과세혜택도 주어지며 연간 불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장기주택마련저축의 판매기간을 2009년까지 연장했으므로 무주택 세대주로 등록한 뒤 가입하면 된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체크해 보자 재테크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하이리스크(Hi-risk)는 하이리턴(Hi-return)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는데 어떻게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까. 이 때문에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성향은 크게 위험회피형과 위험추구형, 고수익추구형으로 나뉜다.
일본식 저축 방식인 위험회피형은 요즘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이는 1990년대 신입사원에게 알맞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하는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처럼 안정성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위험절충형은 연봉 2500만원 이상인 신입사원의 경우 적합하다.
안정적인 자산에 40%,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형 상품에 40%, 보험 등 보장성 자산에 20% 정도로 꾸릴 수 있다.
연봉 2천만원이 채 안 되는 저소득 급여생활자의 경우 오히려 펀드 등 투자상품에 70% 정도를 할애해볼 만하다.
20대에는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잃는 것이 생긴다 해도 만회할 시간이 아직 있다.
젊음은 곧 돈이다.
그렇다고 직접 투기적인 종목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봉이 작은 직장인의 경우 가장 큰 재테크는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기 때문에 섣불리 직접투자에 뛰어들어 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자기계발에 소홀한 것보다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더 좋은 투자방법.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 투자 등 간접투자를 권한다.
ⓒECONOMY21 사진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할 경우에는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를 선택하는 안목을 갖춰야만 한다.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최근 2~3년 간의 종합적인 투자수익률을 비교해본 뒤 자신의 투자성향과 잘 맞는 회사를 골라야 한다.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선택 행복은 만족감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하루하루 선배와 상사들의 눈치 속에서 힘든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지금보다 멋진 내일이 떠오를 때다.
지금보다 더 높은 급여, 더 좋은 집에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질 때 직장인들은 현실의 피곤함을 떨칠 수 있다.
이를 위해 신입사원들은 사회에 첫 발을 딛는 그 순간부터 재무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재무설계란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인생은 즐기는 거야’를 언제까지 외칠 수 있을 것인가. 팍팍한 삶에 지친다고 투정부리기 전에 나의 미래에 대해 내가 무엇을 준비해 왔는지를 먼저 떠올려보자.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 핑크빛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시간은 나이에 제곱해서 흘러간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 이경화 에셋비 과장 huany@asset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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