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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동서남북] 청중에게 한발 더 다가간 ‘클래식 음악회’
[문화 동서남북] 청중에게 한발 더 다가간 ‘클래식 음악회’
  • 김상일(조각가/건축가)
  • 승인 2007.0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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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박경옥] 관객에게 ‘프러포즈’… “소박한 음악회 더 많이 있었으면”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에서는 관객이 클래식 음악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이야기손님을 초대하여 대화하는 형식으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는 ‘예술의 전당 뮤직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를 마무리하며 열린 ‘뮤직 스토리’는 관객과의 만남을 기획한 피아니스트 박종배 예술의 전당 사장의 오랜 음악 동료인 첼리스트 박경옥이 여섯 번째 진행자로 무대에 올랐다.


연주회는 10월 “가을 회상” 11월 “Friends” 12월 “음악선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채로이 마련되었다.


10월 무대인 “가을 회상”에서는 다양한 놀이가 없던 어린 시절(사진), 피아노가 그녀의 유일한 놀이 친구였으며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큰 악기라는 이유만으로 첼로를 배우기 시작,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예원과 예고를 거쳐 유학생활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40여 년의 음악 여정을 배경 사진과 함께 들려주었다.
또한 평소 브라운관을 통하여 후덕한 인상과 부드러움을 주는 고승덕 변호사를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음악회가 되도록 배려하였다.


연주곡으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제2번’을 피아니스트 김용배, 바이올리니스트 이택주와 함께 삼중주로 연주함으로써 가을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 주었다.


11월 무대인 ‘Friends’는 최고의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15년 동안 그녀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콰르텟 21이 특별 초청되어 연주를 맡았다.
음악의 배경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영상인 다카시 감독의 ‘나뭇잎 프레디’(사진)라는 작품을 상영하였다.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모든 생명은 탄생과 죽음에 이르게 되며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여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나뭇잎 프레디’는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있다.


첼리스트 박경옥의 오랜 친구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방송인 신은경을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연주곡으로는 오펜바흐의 ‘재클린의 눈물’ 포퍼의 ‘헝가리안 랩소디’가 연주되었다.


ⓒECONOMY21 사진
세 번째인 12월의 무대는 다소 부담을 느낀 모양이다.


12월의 ‘음악선물’은 첼로라는 악기의 매력을 다양하게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며 그녀의 평소 연주 스타일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정록기(바리톤), 곽정(하피스트), 김성관(재즈 피아니스트)이 출연하여 클래식과 정통 뉴욕 재즈(사진)의 진수를 들려줌으로써 관객들을 위한 즐거운 무대를 만들었다.
특히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유사하다는 음색을 지닌 첼로와 실제 바리톤의 목소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여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였다.


이와 같이 첼리스트 박경옥과 대중과의 만남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그녀와 함께 연주하는 콰르텟21이 기획한 순회연주회가 있고 지난 2005년에는 예술의 전당과 함께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과 일반관객을 대상으로 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곡을 선정하여 연주함과 동시에 연주자로서의 나태함을 갖지 않도록 자신의 학구적인 곡도 고루 선택하여 연주하곤 했다.


그녀는 여러 음악회를 통해 만난 청중들 대부분이 클래식 음악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소박한 음악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어렵고 지루하지 않은 친근한 음악회를 많이 마련하여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음악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그녀는 이번 연주회가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시점에 있어 한 챕터를 넘어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타인이 기획한 무대에서 연주만 했는데 자신이 직접 이야기 손님을 초대하고, 무대를 연출하다 보니 “나 혼자 잘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콰르텟21의 바이올린의 김현미, 비올라의 위찬주, 그리고 제2바이올린 백혜영과 함께 현악 사중주의 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학업을 마치고 이미 전문인으로서 연주활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소리와 연주 주법이 발전하기를 원하는 분들께 나는 실내악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중에서 특히 현악 사중주를 준비하는 작업은 나로 하여금 ‘좋은 첼리스트’가 되도록 노력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좋은 음악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고 후배 음악가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박경옥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가진 청중들을 위해 한번이라도 더 좋은 음악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7년에도 콰르텟21과 함께 전국순회공연을 기획해 놓고 얼음이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CONOMY21 사진김상일(조각가/건축가) human3ksi@freechal.com‘인간과 공간’ 다룬 회화 3인展국제갤러리에서는 2007년의 첫 전시를 2007년 1일 10일~1월 31일까지 젊은 회화작가인 이광호, 노충현, 문성식 3인의 그룹 전시회를 준비했다. ‘인물과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번 전시는 ‘회화에 대하여’ 라는 주제로 3인의 작가가 풀어나간 한국 현대회화의 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 이광호는 창동 스튜디오에 입주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인터뷰라는 작품은 1997년 덕원 갤러리의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줄곧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모델로 인물화에 담아내고 있다. ‘Inter-View’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실을 반영하듯 그린 그의 작품은 단순히 초상화가 아닌 과정과 행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Inter-View’ 시리즈 중 100여 점의 회화작품과 함께 캔버스에 등장하는 인물을 인터뷰하는 비디오가 전시된다. 작가 노충현은 미술대학 졸업 후 5년간 무대 디자인 일은 한 바 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소외된 공간을 마치 무대처럼 드라마틱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공간의 소재는 ‘동물원’으로 작가가 인식하고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작품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작가 문성식은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최연소 작가로 참여한 바 있으며, 세필 붓을 이용한 세밀한 묘사가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인공적이면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이미지의 풍경화와 동양화의 느낌을 주는 연필 드로잉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과 함께…" 갤러리의 작은 변신지난 연말을 맞아 ‘갤러리 쿤스트 독’에서는 이색공연과 전시가 이루어졌다. 주한 폴란드 대사관 후원으로 극단 Blue Bicycle Productions이 함께 주최한 동유럽 폴란드의 대표적 극작가 스와브미르 므로젝의 블랙코미디 작품인 연극 ‘미망인들’이 배우와 관객들이 함께 폴란드식 카페 분위기에서 춤과 음악, 그리고 음료를 마시며, 이국적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작은 파티 공연을 연 것이다. 또한 류장복(서울미대 회화/동 대학원 졸)의 12회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이루어진 드로잉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에게 창작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으며, 공연에 이어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바 없이 취미로 ’그리기’를 시작한 류해윤(류장복의 부친) 화가의 작품과 함께 부자(父子)회화 展이 2006년12월 29일에서2007년 1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러한 갤러리의 작은 변신을 통하여 많은 관객들이 갤러리를 자주 찾을 수 있도록 갤러리 쿤스트 독은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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