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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루마니아 · 불가리아도 EU 회원국
[글로벌] 루마니아 · 불가리아도 EU 회원국
  •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승인 2007.0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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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논의 17년 만에 서방에 편입 … 부패척결 등 제도 보완 숙제로 남아

흑해 연안의 두 국가인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2007년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의 정식회원국이 되었다.
1990년 전후 중·동구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중·동구 국가들의 EU 가입 논의가 본격화 된 지 17년여 만에 두 나라가 완전히 서방에 편입된 것이다.


중·동구 신규 회원국의 EU 가입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기존 회원국들이 1993년 코펜하겐 기준을 제시하여 기존 회원국 수준의 정치·경제·제도적 선진화를 요구한 이래 1998년부터는 중·동구 12개국에 대한 가입 협상이 시작되었으나, 가입 대상국 중 일부였던 양국은 협상 과정에서 코펜하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협상 대상에서 탈락한 바 있다.
양국은 2004년에 가입한 10개국과 함께 회원국이 되지 못하고 뒤늦게 EU 회원국이 된 것이다.


중·동구 국가들의 EU 가입 협상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이 두 국가의 경우에는 특별히 더 힘들었다.
두 나라는 정치적 비민주성, 경제적 후진성 등으로 코펜하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으며 불가리아의 경우 조직범죄, 사법제도의 문제, 루마니아의 경우 경제 개혁의 부진 등이 특히 문제가 되어 가입 협상은 시간을 끌었다.


2006년 5월에는 부진한 개혁 작업을 이유로 당초 예정되었던 2007년 가입 결정이 2006년 10월로 미뤄지는 등 마지막까지 가입을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EU 집행위는 2006년 9월 마침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EU 가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종보고서를 EU 정상들에게 제출하였으며 EU 정상들은 2006년 10월 정상회의에서 양국의 EU 가입을 최종 승인하였다.


그러나 가입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양국은 2008년 말까지 아직 최종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EU제도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루마니아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부패척결, 사법제도 개혁, EU농업기금 관리 기구 설립, 식품안전조치 및 차량보험제도의 이행 등이다.
불가리아는 루마니아에 남겨진 과제 이외에도 조직범죄 척결, 돈세탁방지법 집행, 항공안전조치 강화 등이 추가로 요구되고 있다.


한편, 두 나라에 대한 기존 회원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양국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양국의 EU 가입으로 인해 기존 회원국에 경제적 어려움이 생길 경우 가입 후 3년 내에 기존 회원국이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양국이 EU 역내시장 관련 입법 내용을 준수하지 않아 역내시장 운영에 장애가 초래될 경우에도 EU 집행위는 양국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어 있다.


EU 구조조정기금과 농업기금 집행과 관리에 문제가 있을 경우, EU 집행위가 지원금 삭감, 회수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사법개혁과 부패 척결에 대해 구체적인 개혁 목표를 수립하고 이행 결과에 대해 보고서를 2007년 3월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EU 가입은 두 나라 경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두 나라는 가입에 대한 기대로 말미암아 해외투자가 크게 늘어났으며 가입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경제개혁 조치는 양국 제도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 hckim@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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