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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자
[CEO칼럼]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자
  • 이코노미21
  • 승인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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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년벽두부터 터져 나온 러시아와 벨로루시 간의 송유관 분쟁으로 인해 에너지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대응해 벨로루시가 송유관 통과세를 부과하고, 여기에 러시아가 송유관 차단으로 맞대응함에 따라 발생한 이 사태의 여파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유럽 각국에까지 파급됐다.
사태가 단시간에 해결되어 에너지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은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에너지 자원 보유국의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용하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이면서 동시에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라는 상반된 두 입장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이번 사태는 큰 경각심을 안겨준다.
이란 핵문제로 인해 전운이 감도는 중동지역에서 원유를 대부분 충당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그동안 적극적인 자원외교와 투자를 통해 석유, 천연가스 등 기본적인 에너지원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한해만 해도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유전 개발을 통해 52억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추가로 확보하였으며, 지난해 10월 한 · 러 가스협정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가스 도입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자원의 확보만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불안정하며, 무엇보다도 자원 고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억제로 인해 머지않아 돈이 있어도 에너지를 마음대로 쓰기 어려운 시대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렵게 확보한 에너지를 가치 있게 사용하고, 나아가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원의 이용을 늘려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를 단순한 연료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기존의 에너지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하다.
제품의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부상되는 기후변화협약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윤리나 환경과 같이 기업경영의 핵심으로 인식하는, 이른바 ‘에너지경영’의 패러다임이 형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함께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는 화석연료와 달리 기술의 확보가 곧 에너지원의 확보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대단히 유망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기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의 여파로 신재생 에너지기술이나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은 대단히 각광받는 신산업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에너지기술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동시에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로 형성된 우리의 산업구조를 개선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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