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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선 주자들의 항해술 들여다보기
[신간] 대선 주자들의 항해술 들여다보기
  • 정진욱 전문위원 · 북 칼럼
  • 승인 2007.0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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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승자는 누구인가 전영기 지음, 은행나무 펴냄, 1만2천원 지난 달 15일, 나는 ‘바이오코드’라는 새로운 성격분석법을 창안한 분과 점심을 했다.
얘기가 대선후보에 이르자 그에게 거론되는 후보들의 분석을 청했다.
“고건 전 총리는 곧 포기할 겁니다.
한국정치는 엄청나게 다이내믹한데, 그걸 따라잡을 수 없어요.” 다음 날 고 전 총리는 정계은퇴 성명을 발표했다.
변화무쌍하기 그지없는 한국정치에서 이렇게 단정적인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건 차라리 행운이다.
그러니 책 제목대로 승자를 점찍어 놓았을 것이라고 믿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대신 지은이 전영기 기자는 30년 가까이 한국정치를 응시해온 내공을 ‘대권함수’로 펼쳐 보인다.
한 인간의 집권 확률은 그가 구사하는 전략과 인간적 능력 그리고 환경이라는 세 가지 핵심변수의 상호작용에 좌우된다.
그 변수들은 다시 권력 의지, 인핵, 구도, 선회, 경제사정 같은 7개씩의 하위변수를 품고 있다.
이 변수들을 얼마나 상수로 만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지은이는 대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는 배들이 어떤 바다와 항구를 거쳐야 하는지, 배마다 어떤 지도와 항해술을 갖고 있는지 꼼꼼하게 보여준다.
대권함수의 정치한 탐구나 ‘바이오코드’같은 과학적인 분석을 안 한다 뿐이지 사실 우리는 대통령 선거의 전문가들이다.
지난 네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 번쯤 ‘대선캠프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는 유권자가 있을까. 더욱이 가만 있어도 10개월 뒤면 승자는 절로 드러난다.
그럼에도 지은이가 ‘전문가’들에게 굳이 이 책을 내민 까닭은 무엇일까. 지은이는 우리에게 ‘생각하기’를 권한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생각이란 비용을 지불한다면, 미래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국가 진로의 방향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혹독한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정진욱 전문위원 · 북 칼럼니스트 chung8888@gmail.com
위대한 영화 1 · 2 로저 에버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4만원 ‘M’. 프리츠 랑 감독이 1931년 만든 영화다. 독일의 어린이 연쇄살인범 이야기를 다루었다. 살인범 때문에 살기 힘들어진 범죄 세계의 지배자들이 도시를 이 잡듯이 뒤져 살인범을 잡아내고 자신들의 재판을 거쳐 경찰에게 넘긴다. 세상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1과 2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화와 함께 그에 필적하되 아직 우리가 잘 모르거나 제각기 마음속에 담고 있는 걸작들까지, 각각 1백 편씩 실려 있다. 영화마다 삽입된 사진 또한 압권이다. 지은이 로저 에버트는 글을 쉽고 재미있게 쓰기로 소문난 할리우드의 대표적 영화평론가. 좋은 영화들을 제대로 한번 훑어보려는 사람에겐 말할 것도 없고, 상영 중인 영화는 다 봤고, 일요일 집에서 ‘무슨 영화 없을까’ 할 때 딱 알맞은 길잡이다. 아파트 공화국 발레리 줄레조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5천원 “난 아파트 좋은 줄 모르겠더라.” 시골 출신인 어머니께서 아파트 값 폭등 뉴스 때마다 하는 말씀이다. “창의적 리더는 아파트에선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게 지론인 분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아파트는 사는 집 이상의 그 무엇, 부와 신분의 확고부동한 상징이다. 프랑스 지리학자 줄레조 교수가 한국의 아파트 숭배에 딴죽을 걸었다. 프랑스에서는 빈민주택의 통칭인 아파트가 왜 한국에선 부의 상징이 됐냐는 것. 그는 아파트 붐이 많은 인구 때문이 아니란 걸 입증하면서 대기업, 정부, 중산층의 삼각동맹이 아파트에서 공통 이해관계를 찾았다고 분석한다. 아파트신화는 중산층이 아파트에 갇힌 삶에서 벗어나는 순간 깨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엔 그들이 아파트에 걸고 있는 것이 너무 많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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