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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연간 160만명 개인정보 유출 ‘위기’
[커런트] 연간 160만명 개인정보 유출 ‘위기’
  • 황철 기자
  • 승인 2007.0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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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건강보험공단] 환급금 신청서, 주민 · 계좌번호까지 ‘훤히’ … 정보보안 불감증 ‘극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허술한 보안 대책으로 연간 16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의 신용 · 금융정보가 유출될 위기에 놓였다.
공단이 발송한 ‘보험료 환급금 신청서’의 정보보호 장치가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환급 신청서는 진료기관으로부터 과다 청구된 건강보험료를 돌려주기 위해 공단에서 해당 가입자에게 발송하는 일종의 청구서다.
가입자가 신청서에 예금자(자신 또는 가족)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를 기재해 공단 측에 돌려보내면, 해당 계좌로 환급해주는 형식이다.
신청서는 양식의 안내에 따라 삼단으로 접어 위아래 두 곳에 풀칠을 하면 간단한 우편 형태로 발송할 수 있다.
문제는 신청서를 봉인한 후에도, 안에 적힌 중요 금융 · 신상정보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봉투가 없고 종이 재질도 얇은 편이라 겉에서 보면 예금주의 이름, 주민번호, 주거래은행 계좌번호까지 훤히 비친다.
또 위아래만 풀칠을 하게 했을 뿐 옆 부분에는 봉인 표시가 없어, 옆 틈새로 벌려 보면 자필 그대로 확인이 가능하다(사진). 공단이 발송하는 환급금 신청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160만건에 달한다.
이중 우편으로 신청하는 가입자는 22만명 정도로 전체 대상자의 15% 정도다.
최소한 매년 2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불특정 다수에 의해 악용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환급 금액은 몇천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1만원 이하의 소액이다.
해당 가입자들로서는 ‘돈 몇천원 받겠다고, 중요 신용정보를 반공개(?) 하는 것’이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
최근 환급금 신청서를 받은 윤모씨(48·여)는 “신청서를 다 작성하고 보니 개인정보가 훤히 드러나, 발송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면서 “안 그래도 보험료 환급 사기가 많다고 해서 불안한데, 공단에서 정식으로 보낸 신청서까지 이 모양이니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의 대응은 안일하기만 하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근하 건강보험공단 과장은 “보험료 환급 신청서의 보안책이 지적대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향후 검토해 나가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험료 환급 신청은 우편만이 아니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가능하므로 다른 경로를 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건강보험공단에 환급을 신청한 가입자 비율은 저조하기만 하다.
건강보험공단은 안내문과 전화로 환급을 유도하고 있지만, 신청자는 전체 해당자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장은 “최근 대만, 중국 등의 국제적 범죄조직까지 연루한 전화 사기가 파문을 일으키면서 가입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더구나 환급금이 대부분 소액이라 가입자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쨌든, 점점 지능화·조직화되는 사기 행각과 공공기관의 보안 불감증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근심과 불필요한 지출만 커지고 있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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