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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럭비공처럼 튀는 고객을 위하여
[신간] 럭비공처럼 튀는 고객을 위하여
  • 정진욱 전문위원·북칼럼니스트
  • 승인 2007.0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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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가치를 경영하라 이유재 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만3천원 임원회의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무엇일까. 실적 부진에 화가 난 사장이 “당신들 말이야!”를 쉼 없이 내뱉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차분해진 다음에 가장 많이 쓴 말은 ‘전략’과 ‘고객’일 것이다.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무기를 벼른다면, ‘고객’은 전략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
경쟁기업을 이기는 길도, 블루오션을 여는 슬기도, 기업이 이익을 낼 방안도 ‘고객’에게서 나온다.
‘고객’은 왕의 수준이 아니라 정녕 기업의 생사를 손에 쥔 전제군주인 것이다.
그런데 이 ‘고객’은 신비롭기 짝이 없는 존재다.
충성고객이다 싶으면 어느새 변덕을 부린다.
이점도 전제군주를 닮았다.
경영학이 이 전제군주를 제어할 방안을 찾아낸 것 가운데 하나가 ‘고객 가치’다.
그런데 그동안 고객가치는 고객수익성과 비슷하게 쓰였다.
고객을 잡아두는 방식도 고객만족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고객은 이미 변화했는데 회사는 종전의 만족방정식을 고집하곤 한다.
마케팅은 무성한데 실적은 좀체 달라지지 않는다.
고객을 파악하려는 무수한 시도가 있지만 종내는 고객의 변화에 뒤쳐지곤 한다.
이 책은 그 한계를 넘어서서 근본적인 ‘고객가치경영’의 새 틀을 만들어 보려는 진지한 시도이다.
지은이 중 한사람인 이유재 서울대 교수는 고객연구와 마케팅 분야의 최고 전문가. 또 다른 지은이도 흥미롭다.
자연농원을 에버랜드로 바꿔 세계 5대 테마파크로 만든, 현장의 고객전문가인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대표이사 사장이다.
두 사람은 고객가치를 ‘고객을 위한 가치, 고객의 가치, 고객에 의한 가치로’ 폭을 넓히고 정교한 분석을 해냈다.
링컨대통령의 ‘인민을 위한, 인민의, 인민에 의한’이 그게 그것 같지만 알고 나면 민주주의를 완벽하게 설명하고 구현해내는 그릇이듯, 지은이들이 새롭게 정의한 개념들도 그렇다.
정진욱 전문위원·북칼럼니스트 chung8888@gmail.com
눈치코치 직장매너 허은아 지음, 지식공작소 펴냄, 1만2천원 우리는 실질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책 제목에 실생활용어가 들어가면 눈을 외로 꼬는 못된 습관이 있다. 그래서 붙여진 부제가 ‘회사에서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회사생활의 진짜 기술’. 지은이는 최근 화제를 모았던 대한민국 우주인 선발대회에서 ‘대중친화력’ 교육을 맡았고 3차 관문인 돌발 상황 대처 능력과 대중친화력을 심사한 이미지와 매너 전문가 허은아 박사. 주 독자층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직장 초년병이지만 옷 입기, 전화 받기, 인사하기, 놀기, 선배한테 말하기를 잘하는 것이 꼭 회사를 오래 다녔다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책은 회사를 다니면서 뜻하지 않은 인간관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을 미리 막거나 해결할 수 있는 매너 기술을 알려준다. 인간관계능력을 높이려는 사람이라면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전쟁의 기술? 아니, 이제 이런 책까지 읽어야 하는가. 언젠가 일본에서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한국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든 일본인과 싸우면 이기기 힘들다. 일본은 천년 이상 손자병법을 연구해온 나라다. 한국처럼 병법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래도 주저된다면 출판사가 붙인 이런 문구를 참고하시라. ‘나의 적(敵)이 절대 읽어서는 안 될 책.’ 지은이 로버트 그린이라면 이미 [유혹의 기술]에서 충분히 솜씨를 보여주었다. [권력을 경영하는 48가지 법칙] 또한 압권이었고. 이번에도 손자병법에서 클라우제비츠까지 종횡무진이다. 우리에게 무자비한 전횡을 일삼는 악한을 제압하는 길은 오직 때론 강하고 때론 현명해지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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