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12 20:23 (금)
[경제시론] 한미 FTA가 우리 금융 다 망친다
[경제시론] 한미 FTA가 우리 금융 다 망친다
  •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 승인 2007.02.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한미 FTA협상에서 ‘금융정보처리의 해외 위탁 허용’ 문제는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이를 허용해 줄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처음에는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은 한미 FTA 발효 시점부터 2년 내에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이에 따라 한미 FTA가 타결될 경우 미국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의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금융거래 정보를 외국의 자회사나 전문 아웃소싱 회사에 위탁하여 가공한 다음 이를 다시 국내의 영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한국씨티은행은 고객의 금융정보 처리를 외국에 있는 자회사에 맡기거나 인도나 중국의 전문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사들이 금융정보 처리의 아웃소싱을 선호하는 이유는 중국이나 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IT센터에 정보 처리를 위탁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이것이 하나의 이유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본질적인 이유는 금융기관들이 아웃소싱을 통해 금융당국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때문에 금융정보 처리의 아웃소싱 허용은 금융기관들의 규제 회피 노력을 키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먼저 아웃소싱은 개인 정보, 기업 기밀정보의 불법적인 유출을 조장할 수 있다.
고객정보보호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금융정보처리의 해외 위탁 허용은 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유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이러한 정보는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의료서비스 · 교육서비스 등)의 국경 간 영업에 불법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의 금융 거래정보는 영업 기밀정보에 속하는데, 이것이 외국자본에 노출 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금융기관들의 규제 회피 노력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전성이 커진다는 것도 걱정이다.
자산운용부문 · IT부문은 미국의 기업들과의 아웃소싱 경쟁에 직면할 것이며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도 콜센터와 후선지원업무(총무 · 회계 · 인사업무 포함) 등은 중국이나 인도로 이전을 추진할 것이다.
아웃소싱이 이뤄진 상태에서 신금융서비스(특히 리스크가 큰 파생상품)마저 허용돼 판매되면 금융감독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고 그만큼 금융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아웃소싱은 금융 양극화와 금융배제 현상을 지금보다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바젤 II (신바젤협약)의 추진과 맞물리면서, 아웃소싱 허용이 금융기관들을 더욱 수익성 위주의 영업방향으로 몰아간다면 서민 · 영세중소기업 ·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 흐름은 그만큼 위축될 것이다.
금융기관들의 대기업 위주 금융지원과 소매금융 치중 영업행태도 고착화할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금융정보처리의 외국 위탁 허용이 일자리 감소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아웃소싱 허용이 우리 금융시장에 가져다줄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일까. 생각해 내기가 쉽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