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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Ⅱ] 설비투자 증가에 고용도 늘 것
[커버스토리 Ⅱ] 설비투자 증가에 고용도 늘 것
  •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 승인 2006.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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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경제전망고Ⅱ] 고용ㆍ수출 우리 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5%도 아니라 이제는 4%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며,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좀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나오고 있는 경제 전망들은 대부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서로 양립하기 힘든 상황들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가가 폭등하고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커지고 환율이 급락한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고 있으나 유가 폭등과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 즉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가정은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2003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경제 현상 중에는 기존의 경험이나 지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우선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는 더 이상 나쁠 수가 없다는 점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20%에 달한다.
1990년대였으면 경제성장률이 최소한 7%는 되었을 것이다.
또한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고 가계 소비는 위축되어 있는데 반대로 기업은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44조원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러한 이익은 1990년부터 1996년까지 7년간의 이익을 합한 것보다도 거의 두 배나 많다.
반면 가계 소득 증가율은 1990년대에는 20%를 넘기도 했으나 지금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출 증가에 대해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출이라는 외부 수요가 증가할 때 우선 기업은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지 또는 일시적인 현상이 그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처음에는 수요의 지속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좀 늘었다고 당장 설비 확장에 나서지는 않으며 그 대신 재고를 조정하거나 가동률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할 것이다.
ⓒECONOMY21 사진
그러나 좀 더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면 기업은 설비 확장에 나설 것이다.
기업의 설비 확장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는 과정이 뒤따르게 된다.
즉, 수출 증가가 경기 확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기업이 재고 및 가동률 조정으로 대응하는 전반부와 설비투자 증가로 인해 가계 소비가 증가하는 후반부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2003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에서는 경기 확장의 후반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앞에서 언급한 우리 경제에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
엄청난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기업은 해외 매출 증가와 투자 비용 감소로 막대한 이익 증가를 누릴 수 있었던 반면 가계는 고용 불안과 소득 감소로 최악의 불황을 겪게 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비가 늘지 못했기 때문에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내년 경제, 그뿐 아니라 그 이후의 경기 흐름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이제 중요한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
경기 확장의 후반부, 즉 기업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가 비싼 임대료, 비싼 임금, 각종 정부 규제 등 구조적인 요인에 있다면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판단이 옳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시적인 요인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었다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설비투자가 부족했던 요인은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설비 규모가 과잉 상태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은 1999년과 2000년에 엄청나게 투자를 많이 했으며, 2002년에도 비교적 큰 폭으로 설비투자를 늘렸다.
이 때 늘어난 설비가 2003년 이후 과잉 상태로 남았을 것이다.
설비 규모가 실질적으로 과잉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것은 2003년부터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투자는 크게 둔화되었지만 제조업의 설비가동률 상승 폭이 미미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만약 설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면 설비가동률이 큰 폭으로 치솟았을 것이지만, 기존 설비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설비가동률 상승 폭이 미미했을 것이다.
그런데 2006년 들어 설비투자가 다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중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9.6% 증가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기존 설비만으로는 더 이상 늘어나는 수출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수요 증가에 따라 설비 확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향후 경제 전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ECONOMY21 사진
설비투자가 늘어난다면 2003년 이후 우리 경제가 잊고 있었던 경기 확장의 후반부가 되살아날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경기 확장의 후반부에는 설비투자 회복으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나게 되고, 취업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가계 소득이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2007년 경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없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여 이제는 5% 이상의 성장을 보기 어렵다는 전망은 지난 몇 년간 과잉 설비로 인해 설비투자가 정체된 현상 때문에 굳어진 생각일 뿐이다.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나 선행지수는 이미 2006년 하반기에 반등하고 있다.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경기지수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경기 확장의 후반부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직 고용 사정이 개선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가계 부문에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경기 회복의 과정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까지 경기 회복을 체감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고용 회복은 주로 임금 근로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 임금 근로자 가계는 소비를 늘릴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등과 같은 업종에서 업황이 개선되는 순서로 경기 회복이 진행될 것이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이들 업종에까지 전해지는 것은 2007년 2/4분기 또는 3/4분기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5%에서 붙박이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실업률은 내년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기 흐름이 내년에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 회복과 소비 증가에 힘입어 2007년 경제성장률은 5.1%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설비투자의 증가는 금리 상승을 유발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 온 저금리 기조는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자금 수요를 극도로 줄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나 설비투자 증가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이어진다면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상당 기간 지속되어 온 저금리 기조는 이제 종말을 고할 것이다.
물가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쯤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중에는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주요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국제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이 개인 서비스업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물가 불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바닥에 도달할 때가 경제 주체들의 비관적 전망이 가장 커지는 시점이다.
오랜 불황에 지쳐 더 이상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불황이 시작되던 초기에 가계 부채 위기가 발생하여 경기 불황이 훨씬 더 깊고 길어졌었다.
그러나 경제는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회복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계 부채는 이미 2005년에 조정을 마쳤고 이제는 기업의 과잉설비 조정을 거의 마쳤다.
2007년 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조정을 바탕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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