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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우리은행.신한은행 "2등은 아무나 하나"
[비즈니스]우리은행.신한은행 "2등은 아무나 하나"
  • 황철 기자
  • 승인 2006.07.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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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분석] 치열한 '2윈 쟁탈전' 벌여…1라운드는 여.수신 잔액실적 크게 증가한 '우리'가 완승 올해 은행권 경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우리·신한은행이 벌이는 2위권 다툼이다.
현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달고 경쟁사들의 추월 의지를 꺾으면서, 은행권 역학 관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자산규모, 시장점유율, 영업 능력 등에서 우리·신한·하나를 멀찌감치 추월, 은행권 경쟁구도를 1강(국민) 2중(우리·신한) 1약(하나) 체제로 바꿔 놓았다.
자연히 세간의 관심은 우리·신한이 벌이는 차순위 은행 경쟁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들은 총자산, 시너지 창출 능력 등에서 모두 엇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팽팽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이들은 우리·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가는 주축으로서, 선도금융지주사 쟁탈전의 최선두에 서 있다.
신한, 영업실적 ‘주춤’ 첫 전투는 영업 현장에서 벌어졌다.
결과는 우리은행의 완승으로 끝났다.
우리은행은 최대 수익처인 여·수신 부문에서 비약적인 실적 증가를 이루며 탁월한 영업력을 과시했다.
여·수신 시장점유율은 올 초보다 1% 가까이 늘어났고, 자산 규모 역시 15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외형 면에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신한은행을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반면 신한은행은 적잖은 고객을 경쟁은행에게 내줘야 했다.
올 초 신한·조흥 통합은행으로 본격 출항한 후, 어쩔 수 없는 중복고객 누수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 여기에 우리은행의 파상적 공세도 뼈아픈 일격을 가했다.
한 시중은행의 분석 자료를 보면, 신한·우리은행은 여·수신 부분에서 모두 상반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의 총여신은 지난 4월 말 90조930억원으로, 처음으로 신한은행을 앞질렀다.
이 액수는 지난해 말보다 10조7천520억원 늘어난 수치로, 증가 속도 면에서도 신한은행(+1조 9천13억원)을 5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은 87조685억원의 여신실적을 올리며, 우리은행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후에도 10조원 가까이 실적 늘이며 총 여신액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여, 양 행간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에서도 반전이 일어났다.
3월까지 신한은행에 1% 가까이 뒤지던 우리은행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총여신 M/S(시장점유율)은 13.35%로 신한은행의 12.90%를 0.45%P 앞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점유율을 1.06%P 늘여, 빅4 은행 중 유일하게 M/S 증가를 이뤘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점유율은 전년 말 대비 0.28%P 줄어들었다.
특히 통합신한은행으로 새 출발한 4월 한 달 사이 1%P 가까운 점유율 감소를 보였다.
통합비용 지출이 만만찮았음을 입증하는 대목.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 영업을 계속하면서, 경쟁은행들은 모두 점유율이 하락했다”면서 “신한은행의 경우 옛 조흥은행과의 중복고객들이 상당수 떨어져 나가면서 (점유율 하락) 규모가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신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의 활약은 계속된다.
우리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88조 1천523억원(4월 말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4조2천632억원 늘어났다.
경쟁 은행들이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내놓은 사이 나홀로 성장을 계속한 것. 그 결과 신한은행의 총 수신 잔액 89조5천231억원을 1조여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전년 말 10조원 가까이 벌어져 있던 양행간 격차를 감안하면, 비약적인 증가 속도다.
반면 신한은행 총 수신 실적은 지난해 말보다 3조5천10억원 줄어들어, 빅4 은행 중 가장 높은 감소세를 보였다.
ⓒECONOMY21 사진
시장점유율 역시 근소한 격차로 좁혀졌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12.80%)과 신한은행(14.19%)의 점유율은 1.29%P의 차이를 보였지만, 넉 달 만에 격차는 0.1% 정도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전년 말 대비 점유율을 0.64%P 늘리며 13.44%를 기록했고, 신한은행은 0.55%P 줄어든 13.65%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접투자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 상황이 역전된다.
각종 펀드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는 신한은행의 독보적 우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 신한은행은 매달 3천~7천억원 수준의 실적을 올리며, 우리은행과 5조원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간접투자상품 유치 실적은 14조2천153억원 (5월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20조 775억원)에 이어 은행권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1조5천억원 가량 실적을 늘리며 9조1천18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간접투자상품 실적 차는 지난해 말 3조9천여억원에서 5조900억원으로 늘어났다.
신한은행이 여수신 약세에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는 것도, 펀드 판매의 강점 때문이다.
경쟁은행들이 신한은행의 저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수신의 경우, 수천 억원 정도가 늘거나 주는 것은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그러나 간접투자상품은 새로운 수익처로 꼽히며, 은행 성장의 신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양 은행의 배후에 있는 신한·우리금융지주회사의 외형 확대 경쟁도 볼만하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신한지주와, 영업에 기초한 자체 성장에 올인하고 있는 우리지주의 전략이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외형 확대 전략 ‘상반’ 신한지주는 LG카드라는 대형 매물에 군침을 삼키며, 선도금융그룹 도약을 노리고 있다.
회원 수 1천만명, 연간 카드사용액 52조원에 달하는 LG카드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은행과의 팽팽한 경쟁구도를 단번에 끊을 수도 있다.
일단 LG카드 인수 전망은 밝다.
높은 시너지 창출 능력과 협상 역량은 신한지주의 최대 강점. 신한지주는 인수 의지와 준비도면에서도 경쟁 후보자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수년간 준비해온 LG카드 인수를 접어야 했던 우리지주는 영업 확대를 통한 자체성장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은행의 전통적 영업인 여수신 부분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올해 30조원 이상의 자산 증대를 이룬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과 3~5조원 차이를 보이고 있는 총자산 격차를 더욱 크게 벌인다는 복안이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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