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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컬러로 본 '대한민국 리더십'Ⅱ
[스페셜리포트] 컬러로 본 '대한민국 리더십'Ⅱ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3.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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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표인물 어떤 ‘색깔’로 나뉠까 삼성 이건희 ‘방향제시형’ 남색 리더 현대車 정몽구 녹색 파워…포스코 이구택 따뜻한 빨강 1993년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선언’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주창했다.
‘처자식만 빼고 다 바꿔보자’는 절박함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진두지휘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87년 취임 당시 13조5천억원이었던 총 매출액이 지금은 14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의 시가총액은 88년 1조원에서 현재 140조원으로 무려 140배나 상승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리더가 발휘하는 리더십은 한 조직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CEO들은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까. 연초마다 전략경영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남색 비전 리더이다.
87년 취임과 함께 밝힌 제2 창업, 93년의 ‘신경영 선언’ 그리고 최근의 ‘창조경영’에 이르기까지 시류를 읽고 비전을 제시하는 이 회장의 리더십이 삼성이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경영계의 평가다.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디자인, 창조 경영을 이 회장은 10, 20년 전에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곁에서 지켜본 사람도 이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에 탄복하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강력한 초록색 파워 리더십의 소유자다.
1999년 취임한 이래 직접 현장을 누비며 현대자동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향상된 품질로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마일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정 회장은 올해로 만 69세로 고희에 가까운 나이지만 사무실보다는 비행기와 공장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정 회장의 리더십 원칙은 명료하다.
현장에 몸과 마음을 두고 품질 혁신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문국현사장, 변혁형 보라색 리더 혁신 리더십으로 돋보이는 유한킴벌리의 문국현 사장은 보라색 변혁적 리더다.
‘고성과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가?’ ‘승자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강조하는 문 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할 때, 4조 교대제와 평생교육제도를 주장해 화제가 됐다.
약 40년 가까이 ‘철’과 살았던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따뜻한 가슴을 지닌 빨간색 서번트 리더다.
본사에 근무하면서도 명절 때 귀향한 동료들을 대신해 현장에 내려가 작업을 하기도 했던 이 회장은 ‘다른 사람이 있기에 자신과 회사가 존재한다’는 역피라미드 사고방식에 투철한 리더다.
이 회장의 서번트 리더십은 국내 대기업 중 포스코가 최고 수준의 투명경영을 이룩하는데 기여했다.
올해 화두를 ‘고객가치 향상을 통한 성장’으로 잡은 KT의 남중수 사장도 빨간색 서번트 리더로 조사됐다.
KT의 ‘원더(Wonder)경영’은 ‘내외부 고객을 만족시켜야 성공한다’는 남 사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
11개의 KT 계열사를 이끄는 남 사장은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의 고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려 90개가 넘는 기관을 다니며 1만5천명의 현장 직원을 만난 남 사장의 행보는 그의 ‘섬기는 리더십’을 잘 반영한다.
SK 최태원 회장은 학습 문화를 강조하는 파란색 슈퍼 리더십이 돋보인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에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적 자산이 조직에서 가장 우선순위임을 강조한다.
1998년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수직적인 권위 중심 문화를 수평적 인재 경영으로 바꾸며 글로벌 환경에 맞는 자생적 경쟁 모델을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글은 노란색…스타벅스는 주황색 세계적으로 성공한 글로벌 기업에게도 독특한 컬러를 엿볼 수 있다.
빨간색 서번트 리더십이 강한 기업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사를 꼽을 수 있다.
창업자 허브 켈러허의 ‘사랑’과 ‘직원만족’을 모토로 한 서번트 리더십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가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주황색 브랜드 리더십엔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비가 자주 내리는 시애틀의 아침을 산뜻한 커피 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깨운 하워드 슐츠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커피시장을 제패했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리더십과 초록색 파워 리더십을 발판으로 전 세계 커피 시장을 공략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구글은 노란색 사이드 리더십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 철저하게 예방 지향 전략으로 승부했기 때문.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검색 기능과 무차별 광고배너를 최적화하는데 성공했다.
구글은 치밀한 분석력을 발휘하여, 검색에 몰입하려는 고객과 적기에 배너를 공유하고 싶은 광고주의 절묘한 조화를 찾아냈다.
초록색 파워 리더십의 성실한 실행력이 돋보이는 회사는 단연 GE다.
웰치에서 이멜트에 이르기까지 목표 지향적 기업문화를 통해 철저하게 미션 지향적으로 조직을 이끈 GE는 오늘날 많은 기업의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학습하는 조직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파란색 슈퍼 리더십 기업이다.
CEO인 빌게이츠의 컬러와 같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직원을 용납하지 않는다.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신지식에 몰입하는 셀프 리더십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20~30년 후를 생각하면서 사업을 한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사는 꿈을 현실로 옮기는 데 도전한 대표적인 남색 비전형 리더십의 사례다.
어떤 기업도 한 가지 컬러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그러나 조직이 추구하는 강점 컬러는 분명 존재한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신완선 성균관대학교 “CI와 기업 리더십 컬러는 비슷하다”“CI와 기업 리더십 컬러는 비슷하다” 작년에 미국 지에 삼성의 성공 노하우가 소개되었다. 영속적 위기경영(Perpetual Crisis Management)이 키워드였다. 지속적으로 위기의식을 갖게 만드는 조직의 문화가 바로 경쟁력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래서 삼성그룹의 컬러는 ‘지식형’ 파란색으로 비쳐진다. 학습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무선사업, 서비스업 등 섬세한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삼성의 경쟁력은 그런 조직 컬러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그룹의 컬러는 초록색이다. 채널 집중력이 강해서 목표 달성에 강한 조직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자동차, 건설, 조선, 중공업과 같은 선 굵은 사업에 특히 강하다. 공 차놓고 뛰는 격이랄까. 가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몰입하는 집중력을 발휘하곤 한다. LG그룹은 빨간색 그룹이다. 한 동안 사용했던 ‘사랑해요 LG’라는 광고카피가 잘 어울리는 기업이다. 그래서 백색가전 같은 생활용품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려는 서번트 리더십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업들의 로고가 이러한 리더십 컬러와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의 파랑, 현대의 초록, LG의 빨강이 그렇다. 리더십을 염두에 두고 사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역시 기업의 문화에도 컬러가 있는 것이다. 작년에 새롭게 기업 로고를 만든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웅비를 상징하기 위해서 비행기 꼬리날개 스핀 모양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실제 그룹 임원의 컬러 리더십을 조사해본 결과, 빨간색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문화가 컬러로, 그리고 그 컬러가 다시 리더십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한화그룹의 새로운 로고는 빨간색과 주황색을 합성한 원형을 사용하고 있다. 주황색의 브랜드 리더십, 즉 창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고객과 더불어 나가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한화가 새로운 모습으로 당신과 만나겠습니다’는 한화그룹이 추구하는 리더십 문화에 적합한 구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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