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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검색이 대통령을 바꾼다 ③
[집중기획] 검색이 대통령을 바꾼다 ③
  • 전병국 검색엔진마스터
  • 승인 2007.03.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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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사각지대는 없는가? 검색의 본질은 세상의 담 허무는 것 … 대선 앞두고 민심 사각지대 없애야 검색은 담을 허문다.
물론 공평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바로 펼쳐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존 세상의 높은 담들은 허물어준다.
근엄한 책 표지와 찬란한 문양은 해체되고 단어와 링크들만이 남는다.
그리고 기존 입장에서 보면 ‘어디서 굴러온 지도 모를’ 다른 정보들과 뒤섞여서 검색 창고에 쌓인다.
자본, 조직, 권력의 힘은 검색의 세계 속에서 현저하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힘을 가진 사람들의 눈에는 대단히 불쾌하거나 불합리하게 보일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 9월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는 ‘포털뉴스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보도자료에서 “포털 메인기사 분석 결과 조ㆍ중ㆍ동 기사는 메인 화면에 약 10% 밖에 노출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주장하는 내용의 사실성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다.
정치적 견해와 별개로 이런 식의 비판 뒤에는 온라인도 오프라인의 구도를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전제나 불안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존의 성벽이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검색이 ‘정직하게’ 작동하도록 사회적으로 견제할 필요는 있을 수 있지만, 그 방식이 ‘십인십색’의 공정성을 동시에 강요하는 것이라면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다.
또한 이런 주장에는 눈앞의 페이지가 전부라는 고정관념이 함께 숨어있을 때도 많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신문에는 공간 제한이 있고, TV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그 제한선 안에 들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다.
(의도가 있든 없든) 매체가 보도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려진다.
거기에 기존 언론은 접근 자체도 쉽지 않다.
한 줄의 기사로 쓰이기까지 적지 않은 장벽들이 중간에 버티고 있다.
사람에게나 상품에게나 매한가지다.
접근도 어렵고 참여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없다.
인터넷 어딘가에 어떻게든 자리 잡을 수 있다.
물론 그날의 첫 페이지에 소개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끝은 아니다.
언젠가는 자신이 필요한 사람과 만날 수 있다.
바로 검색 때문이다.
그 누군가가 검색을 통해서 불러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메인 페이지’에서 사라질 뿐이다.
이것이 소위 ‘롱테일(Long Tail)의 법칙’이다.
누구에게나 언젠가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 반즈앤노블즈보다 거의 20배나 되는 종류의 책을 갖춰놓고 장사할 수 있는 힘이다.
디스플레이의 공포, 편집의 악몽에서 보다 자유로워지는 힘이다.
검색은 이런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소외되었을지 모를 사람들에게 그렇다.
학벌이 없어도 지식만으로 평가 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자본이 부족해도 고객의 (정보) 욕구를 꿰뚫는 상인들에게는 마케팅 기회를 준다.
또한 검색은 지평을 넓혀준다.
기존의 매체들이 전해준 퍼즐 조각들을 모아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돕기도 하고, 그들이 지나쳤던 세상을 귀띔해 주기도 한다.
이런 롱테일적인 능력이 발휘되기 위해서 검색은 기본적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벽이 없이 보다 많은 정보와 뜻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제임스 서로위키가 자신의 책 <대중의 지혜>에서 집단지능이 이루어지는 첫 번째 조건으로 ‘다양성’을 꼽은 것처럼 말이다.
정보의 꼬리가 길어질수록 검색의 힘은 더욱 강력해지고 사업적으로도 견고해진다.
양으로 질을 만드는 곳이 바로 검색이다.

검색이 대통령을 바꾼다


1. 시험대 앞에 선 검색엔진
2. 검색은 과연 정직한가?
3. 검색의 사각지대는 없는가?
4. 차기 대선과 검색의 미래
각자의 섬 키우는 검색 포털들 그렇다면 우리 검색 포털들은 어떤가? 얼마나 열려있는가? 안타깝게도 우리 포털들은 하나의 거대한 웹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섬을 키워가고 있다.
모두 웹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향해 담을 쌓고 있다.
물론 무조건 ‘공개’만이 정답은 아니다.
사업 모델과 전략에 따라 다른 방향을 잡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검색’을 지향하고 주장하는 업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혹시라도 어떤 정보 영역을 소외시키고 있다면 말이다.
우리나라 웹이 ‘커다란 섬들과 기타 세계’의 구도로 굳어진 것이 무조건 포털들의 잘못은 아니다.
과거 우리 웹에는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웹 검색 역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포털들이 선택한 전략은 자기 안에서 정보가 직접 생산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전략과 사회적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 네이버의 지식iN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립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따로 홈페이지를 만들기보다는 지식iN에서 즉석으로 묻고 답하는 방식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리고 2007년 3월 7일 현재 6100만 개가 넘는 질문과 답변이 모인 엄청난 공간이 되었다.
그 이후 카페, 자체 블로그 같은 또 다른 작은 섬들도 연이어 만들어졌다.
네이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정보도 당연히 함께 늘어났다.
이런 상황은 다른 검색포털들도대부분마찬가지다.
서로 각자의 섬을 키우는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식의 경쟁은 결국 섬 바깥에 있는 웹 정보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검색을 해보면 어렵지 않게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검색 결과에서는 언제나 광고와 내부 서비스들이 최우선이다.
바깥에서 가져 오는 웹페이지(웹문서) 검색은 페이지 끝자락에 걸려있다.
어떤 검색어에서는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뿐 아니다.
디렉토리 검색에 (돈을 내고) 홈페이지 등록을 하지 않으면 웹페이지 검색에 수집되어 나타날수있는‘공식적인’통로마저 대부분 없다.
담을 허물어야 할 검색이 오히려 포털 안과 밖 사이에 또 다른 담을 쌓은 셈이다.
다는 뜻이기도 하다.
웹페이지 검색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볼지는 각 검색엔진 스스로 판단할 부분이다.
어떤 분야든 더 좋은 내용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포털 내부에 둥지를 틀도록 하는 간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웹에다 열심히 홈페이지를 만들고 글을 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 벽을 넘어 포털 검색 결과에 잘 나타날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포털 내부에 별도의 블로그를 더 만들고 자신의 글을 퍼다 나르는 방법(펌질)이 등장한다.
욕심을 더 내는 사람은 포털마다 각각 블로그를 만든다.
똑 같은 내용의 홈페이지들을 동시에 관리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번거로운 상황을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
결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우선 웹에 있는 독립적인 홈페이지만 관리하면서 포털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감수하는 방법이 있다.
때로 자신의 글이 포털 내부로 펌질되어서 원작처럼 행세하는 것을 보는 일도 생긴다.
그게 답답하면 검색광고에 돈을 들이는 방법도 있다.
마지막 대안은 하나의 포털을 골라서 그 안의 블로그로 이사를 하고, 최대한 다른 포털에서도 나타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처럼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엉뚱한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창작 의욕에도, 웹의 발전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통합검색이 상황 더 악화시켜 거기에 ‘통합검색’이라는 우리 포털들의 독특한 접근 방식이 이런 상황을 더 고착시키고 있다.
여러 검색 결과들을 모아 한 페이지에서 보여주는 통합검색은 다양한 내부 서비스를 운영하는 구조에서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상적으로만 보면 일종의 잡지 목차 페이지처럼 ‘이질적인’ 자료들을 한 곳에서 훑어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텍스트와 멀티미디어처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정보를 다룰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또 다른 방향에서 보면 오히려 변화와 발전을 막는 족쇄가 될 수 있다(네이버에 합병된 첫눈과 네이트의 ‘서플’은 통합검색이라는 구조가 새로운 시도들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여러 약점이 있지만 통합검색은 무엇보다 각 그룹간의 진정한 ‘통합’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든다.
다 같이 웹에 있는 텍스트 정보인데도 따로 놀게 한다.
똑같은 내용의 글이 블로그, 카페, 뉴스, 웹페이지 검색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최근에 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심지어 똑같은 형태인 블로그도 포털 내부냐 외부냐에 따라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어 나타난다.
결국 이런 식으로 검색 결과만 모아주는 통합은 각 영역의 구분을 장벽으로 만들어 버린다.
길어지는 내부 서비스 목록 때문에 웹 검색 결과는 계속 뒤로 밀려난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각 영역이 따로 놀기 때문에 검색 순위를 매기는데 필요한 (링크와 같은) 상호 정보 교환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위를 매기는 성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꼼수를 쓰는 ‘조작적인 접근’에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검색 결과만 모아즈는 통합은 문제 유시시(UCC·사용자 손수제작물)를 사용자 캡처물(User Captured Contents)의 약자로 보는 게 나을 정도로 펌질 중심의 상황이 계속되고, 통합검색 구조는 그것을 제대로 걸러내 주지 못하고, 바깥쪽의 웹 정보는 계속 소외되고, 거기에 대통령 선거 같은 상황을 노린 외부의 작전들까지 더해진다면 지금 방식의 검색 결과에 대한 실망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검색 포털들이 계속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2일에 열린 한 간담회에서 이람 NHN 네이버 테마 매니저는 “퍼온 글은 검색에서 제외하고 원본 글에 가중치를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통합검색에 대한 혁신적인 검토가 없다면 해결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뉴욕타임스>는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았다.
ID와 암호를 입력해야 하는 사이트로 담을 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검색에 문을 열었다.
이제 정보를 숨기거나 독점하는 방식은 오히려 자신만 고립시킬 뿐이다.
인터넷에는 언제나 대안 정보가 있게 마련이다.
검색의 시대는 성벽을 쌓고 앉아서 권위를 외치는 시대가 아니다.
북적거리는 시장에 나와 다른 텍스트들과 경쟁하면서 자신의 우위를 증명해야 한다.
이 원칙은 검색 포털 자신에게도 동일하다.
2004년 파란닷컴이 주요 스포츠신문 기사를 독점했던 적이 있었다.
네티즌의 관심도가 높은 엔터테인먼트 정보의 중심이 되겠다는 발상이었다.
하지만 생산을 통제하며 담을 쌓는 전략은 소용이 없었다.
결국 대안 매체들만 잔뜩 생겨났고, 파란닷컴과 스포츠신문들 모두 쓰라린 패배만 경험했다.
독점적인 DB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웹처럼 거대하고 개방적인 공간에서는 장기적인 전략이 못 된다.
대상 DB는 같아도 더 잘 찾아주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더불어 같은 DB를 사용자들과 함께 색다른 DB로 재창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것이 바로 웹 2.0에서 배울 본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벽을 부수고 웹을 통해 모든 정보를 끌어안는 검색, 웹의 생산자들과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이뤄가는 검색, 거기에 더해서 또 다른 과감한 변화들을 시도하는 대안 검색이 나와준다면 웹 검색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오히려 보다 확실한 ‘비즈니스 기회’일 수 있다.
그렇게 기존 네이버 방식의 검색과 웹 중심의 검색이 서로를 자극하며 배워간다면 검색시장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네이버 독점 상황이 계속되는 데에는 대안은 보여주지 않고 네이버의 길을 따라가는 경쟁업체들의 실수도 없지는 않다.
엇비슷한 서비스들이 계속된다면 네이버에 사용자들이 더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어쩌면 네이버 시장점유율의 일정 부분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쟁업체들이 만들어준 것일 수 있다.
) 이렇듯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검색엔진은 어떤 방식으로든 더 넓게 문을 열고 최대한 민심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숨김없이 펼치고 막힘없이 표현할 수 있는 편견 없는 시스템을 꿈꾸어야 한다.
서민들의 한숨과 젊은이들과 꿈과 노인들의 연륜을 하나라도 더 담아야 한다.
선동하는 매체의 실체와 추악한 공작의 뒷면과 가슴 아픈 진실의 숨결도 함께 담아야 한다.
그리고 통합검색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그 모든 파편들이 거대한 시스템 내에서 서로 반응하고 평가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민심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검색은 담을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검색 자신의 담부터 허물고 출발해야 한다.
전병국 검색엔진마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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