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다.
‘마초’ 최민수가 매력적이고 멋진 남자의 상징이었던 시대에서 미소년 ‘이준기’가 인정받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남성들을 위한 패션 미용관련 상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성들의 기호품 시장에도 순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다.
년대 새마을, 2006년 초저타르 담배 순한 바람의 대표주자는 바로 담배시장이다.
담배가 부드러워지고 순해지는 데에는 여성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주요 소비자들인 남성들의 취향 변화가 더 큰 요인이 되고있다.
40대 이상의 건강염려 집단뿐 아니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점차 ‘스타일’과 ‘건강’을 함께 챙기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KT&G는 당시 국내의 시장환경 및 경쟁구조와 국외 선행시장(일본)의 담배 소비 트렌드 조사를 통해 20대를 겨냥한 타르 3mg제품, 레종 블루를 시장에 처음 출시했다.
타르 6mg 이상 함유 제품이 대세였던 국내 담배 시장의 이슈를‘저타르’로 처음 전환시킨 사건이었다.
게다가성적인 딱딱한 패키지 디자인에서 벗어난 고양이 캐릭터와 이를 활용한 판매 냉장고 도입 등 트렌디한 마케팅으로 부드러워진 젊은 남성들의 성향을 성공적으로 파고들어, 20대의 대표 담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후 2003년에는 웰빙 열풍을 타고건강을 염려하는 40대 이상의 흡연가들을 위한‘초저타르’1mg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더원, 에쎄원, 인디고,에쎄순 등이 등장, 1mg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2006년 4월에는 KT&G의 제품군 중 초저타르 제품이 전체 판매점유율 30%를 돌파했다.
40대를 위한 초저타르 담배에 대한 선호도는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20대의 젊은 층에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0대의 트렌드 세터들에게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레종도 타르 1mg 제품인 ‘레종 블랙’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레종 블랙은 제품 속성뿐 아니라 패키지나 마케팅을 통해서도‘섹슈얼’족에게 어필하는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달했다.
고양이 캐릭터와 올 해 유행색인 블랙 칼라를 이용한 모던한 디자인으로 초저타르인 제품의 부드러운 속성을 전달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개인적면서도 독립적인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다가갔다.
또한 담배 최초로 허브향을 첨가, 레종만의 강점인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유지했다.
기존 1mg 제품에 비해 빨림성, 연량감을 높이기 위해 흡인저항을 감소시키고 최적의 조합으로 설계한 탄소 복합필터 적용한것도 특징이다.
레종블랙은출시한지두달만에 3.7%의 판매점유율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1970년대 인기를 끌었던 담배 새마을. 무려 한 개비에 20mg의 타르가 함량 돼 있어 한 개비가 현재 레종 블랙의 한 갑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새마을을 피우던 강한 남성들의 시대는 가고, 레종 블랙을 피우는 세련되고 부드러운 남성의 시대가 온 것이다.
깡소주를 마시던 예전 ‘마초’적인 술 문화도 사라져가고 있다.
독주를 과음하는 것 보다는 부드럽고 순한 술을 즐기고 싶어하는 남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젊은 층들의 독한 술로 대표되던 소주 또한 순해졌다.
알칼리 수로 만든 20도의 순한 소주, ‘처음처럼’의 열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월7일출시된‘처음처럼’은100일만에6300만병(210만상자)이 팔렸다.
98년 진로‘참이슬’이 출시 90일 만에 세웠던 3천만병(100만상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21도 소주, 세련된 와인이 좋아 처음처럼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몸 상태가 술을 마시지 않은 것처럼 개운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웰빙 트렌드에 맞게 산성체질을 보완해주는 알칼리 환원수로 소주를 만들어 숙취가 적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특성도 빠른 성공에 한 몫을 했다.
낮은 도수의 소주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진로 소주 또한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추었다.
1960년대 30도였던 소주가 2006년 현재 20.1도까지 순해졌다.
청하 역시 1986년 출시 당시 14도였던 것이 2004년 13도로 낮아지는 등 강한 술이 부드러운 술로 바뀌고 있다.
부드러운 술의 바람은 광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처음처럼의 경우‘인간은 태어날때는 알칼리였다’는 슬로건 아래 이영아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신선하고 순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진로 소주는 남상미, 청하는 송혜교 등을 모델로 택해 더욱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소주가 점점 순해지는 한편, 와인과 리큐르의 판매량도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와인 매니아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으며, 이를 겨냥한 제이콥스 크릭, 옐로우 테일, 리버크래스트 등 중저가 와인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담배, 술과 함께 남성들의 새로운 기호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커피. 요즘은 커피 전문점에서도 커피가 아닌, 녹차의 매출이 늘고 있다.
커피 대신 차 메뉴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다양한 차 메뉴를 개발해 내놓고 있다.
녹차 메뉴는 기본이고 홍차·허브차·우롱차까지 등장했다.
이들 차 매출은 올해 15% 정도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차를 마시는 소비자 중 남성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커피전문점 관계자에 따르면, 녹차나 허브티와 같은 차들은 대부분 여성들의 메뉴였지만 요즘은 남성들의 주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커피빈은 무려 25가지의 잎차 메뉴를 판매하고있다.
녹차와홍차외에레론카모마 일, 진생 테퍼민트, 캐러멜 루이티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허브차를 준비해 놓고있다.
커피전문점이지만 메뉴가 다양해 차마니아들도 즐겨 찾는다.
블랙 홍차 계열인얼 그레이, 트로피컬 패션, 포모사 우롱 등도 인기 메뉴다.
멋진 남자들의 손에는 더 이상 독한 담배와 술, 진한 에스프레소가 들려있지 않다.
남자들도 이제 순한 것을 찾는다.
레종 브랜드 관계자는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순한 담배를 선호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 바로 레종 블랙"이라며 "남성적인 멋에 여성의 부드러움을 함께하려는 젊은 남성들의 요구가 기호품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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