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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책] 낱낱이 밝혀낸 ‘한국의 굴욕’
[새로나온책] 낱낱이 밝혀낸 ‘한국의 굴욕’
  • 이재현 기자
  • 승인 200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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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국민보고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 엮음, 그린비 펴냄, 2만5천원 노무현 씨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사람들이 가장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개혁을 하겠다고 들어간 청와대에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나중에는 장사꾼의 논리를 펴가며 반대를 하지 않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도 그는 전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를 뽑아준 유권자들은 심각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대체 우리는 왜 그를 청와대에 들어앉혔을까. 노무현 정권의 압권은 한미FTA협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제2의 한일합방이 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와중에 나온 이 보고서는 그래서 반갑고 슬프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협상은 우리 쪽에서 먼저 미국에 제안했다.
한미FTA협상이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된 배경에는 한미동맹 강화를 요구하는 정부 내부의 강력한 구조적 힘 때문(김세균 교수)이라는 총론을 보면 서두에서부터 기가 차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의 동상이몽이 한미FTA협상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대목도 있다.
또 미국은 외교 안보적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한데 반해 우리는 경제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안병진). 한미FTA가 추진된 배경은 노 대통령이 이른바 ‘대연정’을 제안했다가 망신만 당하자 자본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들어줌으로써 이후 자본과의 정치 협상에서 일정한 지분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한미FTA를 선택했다(최형익)는 경천동지할 분석도 보인다.
더 한심한 일은 청와대 내부에 노 대통령의 이런 오판을 잡아줄 통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한미FTA는 한국의 주권을 미국에게 실질적으로 할양 양도하고자 하는 주권 반환 협정이라는 주장(최형익)이라는 내용까지 보인다.
한 마디로 나라를 팔아먹는 협정이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는 수많은 필자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한미FTA협상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볼륨(728면)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필독서로 권한다.
한국의 부농들박학용·차봉현 지음, 부키 펴냄, 1만2천원 두 현직 기자가 발로 뛰어서 쓴 부농 이야기. 한미FTA협상으로 도탄에 빠지기 직전인 우리 농부들에게 앉아서 죽기 보다는 그들이 직접 만나 취재한 사례를 통해 희망을 보라며 쓴 책이다. 이들이 취재한 농부들은 한미FTA협상이 이뤄져도 우리 농업이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농업과 식품의 경우 가격 변수뿐 아니라 품질과 안전성, 다양한 조리 기법과 유통 방법 등이 우선 변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력을 잘만 북돋우면 한미FTA협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시장 개방을 하더라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문호를 닫고 경쟁하지 않으면 우리 농업은 오히려 퇴보할 수 있습니다.(이영춘 씨)”의 사례다.고대 로마의 밤 문화카를 베버 지음, 들녘 펴냄, 9천500원 우리가 생각하는 로마는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가진 정복자의 모습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 로마의 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카이사르의 명령으로 낮에는 마차의 통행이 금지되자 로마의 밤은 소음으로 시달린다. 잠을 이루지 못한 로마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따라서 밤 문화는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세 번째 부인인 메살리나는 과다성욕증으로 밤마다 매음굴에서 몸을 팔았다. 당시 창부의 몸값은 빵 두 덩어리 정도라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헐값이다. 메살리나는 행실이 좋지 못한 하녀들과 내기를 했는데 하루 밤 낮 동안 25회나 남자들과 동침함으로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고. 로마의 밤이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볼 만할 듯. 왜 아무도 NO라고 말하지 않는가?제리 하비 지음, 크레듀 펴냄, 1만3천원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날, TV를 보고 있던 제리 하비 교수 가족들은 무기력하게 앉은 채 어서 더위가 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하비 교수의 장인이 가족들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에빌린에 다녀올까?” 왕복 4시간이나 걸리고 볼거리도 없는 그야말로 후진 곳이었지만 하비 교수 가족들은 살인적인 무더위를 뚫고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차를 타고 다녀왔다. 그리고는 모두들 투덜거렸다. 다들 원하지 않던 외출이었던 것이다. 이른바 에빌린 패러독스의 전말이다. 동의되지 않은 합의의 모순이 조직에서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은이는 합의를 잘 관리해야만 조직이 위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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