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민보고서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 엮음, 그린비 펴냄, 2만5천원
노무현 씨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사람들이 가장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개혁을 하겠다고 들어간 청와대에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나중에는 장사꾼의 논리를 펴가며 반대를 하지 않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도 그는 전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를 뽑아준 유권자들은 심각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대체 우리는 왜 그를 청와대에 들어앉혔을까. 노무현 정권의 압권은 한미FTA협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제2의 한일합방이 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와중에 나온 이 보고서는 그래서 반갑고 슬프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협상은 우리 쪽에서 먼저 미국에 제안했다. 한미FTA협상이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된 배경에는 한미동맹 강화를 요구하는 정부 내부의 강력한 구조적 힘 때문(김세균 교수)이라는 총론을 보면 서두에서부터 기가 차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의 동상이몽이 한미FTA협상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대목도 있다.
또 미국은 외교 안보적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한데 반해 우리는 경제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안병진). 한미FTA가 추진된 배경은 노 대통령이 이른바 ‘대연정’을 제안했다가 망신만 당하자 자본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들어줌으로써 이후 자본과의 정치 협상에서 일정한 지분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한미FTA를 선택했다(최형익)는 경천동지할 분석도 보인다.
더 한심한 일은 청와대 내부에 노 대통령의 이런 오판을 잡아줄 통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한미FTA는 한국의 주권을 미국에게 실질적으로 할양 양도하고자 하는 주권 반환 협정이라는 주장(최형익)이라는 내용까지 보인다. 한 마디로 나라를 팔아먹는 협정이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는 수많은 필자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한미FTA협상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볼륨(728면)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필독서로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