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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화제의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 정진욱 전문위원·북 칼럼니스
  • 승인 200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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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야그 펴냄,1만5천원 짜라두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패러디? 아니다.
‘짜라두짜’가 ‘차라투스라’이다.
원어 발음이서 네 음절인 것을 그대로 네 음절로 옮겼다.
사실 차라투스투라는 발음하기에 너무 길다.
그것은 문제다.
왜냐면 이 책은 원래 발음과 운율이 매우 중요한 시(詩)이기 때문. 기존 번역들은 대개 산문으로 돼 있다.
옮긴이는 이 책을 원래대로 시로 옮기는 고된 작업을 멋지게 해냈다.
번역문들을 소래내서 읽어보면 알 것이다.
맞다.
<짜라두짜>는 폐부를 찌르는 아포리즘과 우화가 가득한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래도 니체인데, 어렵지 않을까. “니체 문장은 명징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또 뜻을 알 수 없는 신비주의적 횡설수설을 한 적이 없다”고 옮긴이는 단언한다.
술술 읽힌다.
(옮긴이는 “‘반짝반짝 작은 별’ 정도의 난이도”라 한다) 좀 어려운 대목엔 388개에 달하는 해박 명쾌한 주석이 득달같이 대기하고 있다.
옮긴이의 수고는 이 책에 성경처럼 장과 절 표시를 ‘세계 최초로’ 하는데서 절정에 달한다.
원본이든 번역본을 막론하고 최초이다.
읽다보면 장절 표시의 편리함이 절로 느껴진다.
니체 연구자들에겐 획기적인 텍스트가 될 법하다.
명성은 하늘을 찌르는데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이 고전이라지만, 니체는 애초부터 이 책에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이란 부제를 일찌감치 붙여 두었다.
그래서일까. ‘초인’이란 말의 뜻을 조금만 알았어도 벌어지지 않을 ‘나치즘하고 친한 철학자’ 같은 엉터리 오해가 생겼다.
초인은 저 너머의 슈퍼맨이 아니라 바로 요즘의 우리들에 가깝다.
그래서 니체를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라 하는 것일 게다.
니체는 “아포리즘을 읽는 사람은 거인이어야 해”(7:7)라고 했는데, 우리가 거인이 되는 길, 가까이 있다.
20대부터 부자 되기윤용식 지음, 도서출판 무한 펴냄, 싱싱하다. 지은이가 올해까진 20대다. 그런데 벌써 미국에서 보험사, 자산운용사, 부동산투자사 같은 여러 직장 경험을 쌓았다. “내가 볼 때 부자가 되는 방법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당첨, 결혼, 유산, 이 책을 읽고 행동하기.” 부자란, 지은이의 정의라면,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외환위기로 집안이 위기에 처하자 지은이는 돈과 투자에 대한 공부에 몰입했다. 미국에서 MBA를 했지만 돈의 소비나 투자 같은 돈 공부는 안 가르쳐 주었다. 스스로 돈 공부를 했다. 이론에 머문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해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새 투자기법을 실행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애리조나 주까지 비행기 여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20대 저자의 책이라곤 믿기 힘들만큼 주식 부동산 보험 등에 대한 투자 방법이 깊고 명쾌하다. 읽을수록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자신감이 아름답다. 컬쳐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리더스북 펴냄, ‘코드’는 참여정부 내내 유행어다. 코드가 맞는 사람을 쓰는 당연한 일이 무자비한 비판의 표적이 됐다. 이런 행태를 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 컬쳐코드란 자신이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다. 음식, 사랑, 정치 무엇 하나 코드가 걸리지 않는 곳이 없다. 미국사람은 땅콩버터를 보면 엄마를 떠올리는데, 프랑스는 치즈가 그렇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어떻게 여자들을 쉽게 유혹하는지(그런다고들 한다. 여자들만 알 일이다)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컬쳐 코드다. 지은이는 바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고 마케팅 구루다. 그가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것은 컬쳐코드의 맥을 짚고 있는 덕분. 기업인들이라면 이 책에서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결정적 열쇠를 선물 받을 것이다.>
정진욱 전문위원·북 칼럼니스트 chung88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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